PSP의 성능을 잘 살린 게임이긴 하지만...
이번 리뷰의 의미
요즘 게임은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 소개할 피터 잭슨의 킹콩도 PS2, PC, PSP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됐다. 이럴 경우 게임의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게임을 컨버젼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플랫폼 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 게임 내용에 대해서는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다.
피터잭슨의 킹콩 게임 중에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PSP판이다. 메모리도 24M 밖에 안되고 CPU의 성능도 나쁜 휴대용
기기에서(공식제원은 32M 라고 하지만, 시스템이 잡아 먹는 메모리가 있기 때문에 실제 게임에서는 24M 밖에 사용이 안 된다)PC가
버벅거릴 정도의 고사양 3D가 제대로 돌아갈 것인가? 다운그레이드가 되었으면 얼마나 다운 그레이드되었을까?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타이틀이었다.
게임 내용에 대해서는 먼저 올라간 PC판 리뷰에서 대부분 소개됐으니 그것을 참고하고, 이번 리뷰에서는 PSP판의 특징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UI 를 비롯, 대부분이 PC 판과 유사하다. 단, 화면이
좌우로 조금 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PSP는
16:9 와이드 스크린인 480 X 272의 해상도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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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판에서 익숙한 문열기. 잘 안 보인다고?
원래 화면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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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 특유의 게임 로드 및 저장 UI. SONY에서 제공하는 기본 UI 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font는 참 예쁘다. 한글폰트도 아름답다
성능은?
우선 그래픽 적으로 얼마나 다운그레이드 되었는지가 최대 관심사일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PSP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480 X 272 화면에서 별로 버벅거리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게임이 진행된다.(콘솔게임에서 게임이 버벅거린 적은 적어도 필자의
기억엔 없다)로딩타임도 길지 않았다. PC버전의 로딩타임과 비교해도 별 손색이 없다. 특히 PSP의 UMD는 극악의 로딩타임으로 악명이
높은데(제발 정품을 쓰자. 로딩타임 때문에 정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변명이다. ~~!!!)피터 잭슨의 킹콩은 로딩 타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 로딩 중에 약간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로딩타임에 대한 지루함을 없앤 것이긴 하지만, 로딩에 대한 불평은 그다지 할 필요는
없겠다.

로딩할 때, 조금씩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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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딩할 때마다 이렇게 시나리오 달성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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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3D는 해상도보다도 각종 효과(그림자라든지, 빛의 반사 같은)가 퍼포먼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PSP에서도 나름대로의 효과들이 들어가 있다. 휴대용 기기에서 이 정도의 3D가 돌아간다면 불만은 없을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PC나 PS2 버전과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겠지만, 특별히 찾아 보려 하지 않는 한, 자연스러운 그래픽을 보여 준다고 할 것이다. 정말 어느 정도나 다운 그레이드되었는지는 제작사에 직접 물어보아야 알 일이지만(의외로 다운그레이드 자체가 거의 없었을지도 모른다)그런대로 480 X 272 화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잘 보여주고 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3D 퍼포먼스가 아니라 화면의 밝기에 대해서 인데, 이는 조금 있다가 불만을 잔뜩 토로해 보자.
조작법은?
왼손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캐릭터를 움직인다. 그리고, 오른쪽 네 버튼으로 시야를 변경시킨다. L1으로 공격태세, R1으로 공격 또는
행동을 하게 되어 있다.(PS2 버전도 비슷한 조작법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이 정도라면 무난한 편. PC의 마우스와 wasd 조작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처음엔 다소 불편하겠지만, 곧 익숙해진다.다만 공격할 때에 오른손 엄지로 계속 움직이면서 R1 버튼으로 발사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한 점은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종류의 게임에서는 PC버전의 마우스 + 키보드 조작법을 선호하지만, 게임 컨트롤러 조작법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취향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익숙해지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옵션에서 조작패턴을 조금씩 바꿀 수 있으므로
조작에 대한 불평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역시 한글화는 안되어 있다. 하지만 조작법에 대한 설명이 친절해 금방 익숙해진다
PC판과 가장 다른 점
우선, 같이 다니던 캐릭터들이 없어졌다. PC판에서는 앤을 따라 다니기도 하고 던햄 같은 친구가 옆에서 카메라를 돌리면서 촬영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장면은 삭제됐다. 군더더기라고 생각했나 보다. 덕분에 정말 순수한 액션게임이 되어 버렸다. 여럿이 우루루 다니는 맛도
괜찮았는데, 혼자 다니다 보니 외롭고 심심하다. 그리고 많은 양의 대사와 시나리오 진행이 사라졌다. 원래 PC판에서는 앤이 잭을 깨우는
상큼한 장면으로 게임이 시작되는데, PSP판에서는 그런 장면을 기대할 수 없다. UI 면에서는 인벤토리나 에이밍 툴이 없어졌는데, 이건 좀
아쉽다. 탄환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정확한 조준이 어려워서 대충대충 눈대중으로 총을 쏘게 됐다. 대충 쏴도 맞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다. 이것을 넣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니까 삭제했겠지"라고 개발사의
편을 들어 보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 밖에
글자 폰트 같은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PC 버전과 아주 비슷하다. 게임 도중에 조금씩 그림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 준다.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글화는 잘 안되어 있지만, 쉬운 영어이므로, 중학교 이상의 영어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겠다. 옵션에서 Subtitle ON 을 선택해 주면 영문으로 자막도 나온다.
특전이 있는가?
요즘엔 각기 다른 버전으로 이식될 때에 플랫폼 별로 특전을 주지 않는 것 같다. 특히 미국 게임들은 더 그렇다. 이번 게임도 PSP만의
특별한 점이 있는지는 찾아 보기 힘들다.(엔딩을 안 봐서 장담은 못하겠다 -_-;)각 플랫폼이 거의 같은 시기에 발매되었기 때문에 특전 같은
것을 넣을 의미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PC나 PS2로 즐겼던 사람이 특별히 PSP로 새로 플레이할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줄었으면 줄었지 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심각한 문제점 : 화면의 밝기에 대해
PC 버전을 플레이했을 때에도 느꼈지만, 이 게임의 화면은 어두운 편이다. 특히 동굴 안에 들어가서 플레이할 경우, 화면의 밝기 때문에
플레이가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편집자 주 : 밑의 스크린샷들은 포토샵을 이용해 밝기를 어느 정도 향상시킨 상태입니다. 원본은 정말 아무
것도 안보입니다. -_-;)PSP 버전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발생한다. PSP 밝기를 최대로 해 놓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플레이
해도, 길 찾기가 상당히 힘들다. 비슷비슷한 색상으로 배경을 맵핑해 놓아서 가뜩이나 길인지 돌인지 구별이 안되는 판에, 화면의 밝기 마저
어두워서 뭐가 뭔지 구별이 안 되니까 짜증이 날 정도다. 돌담에 부딪쳐서 이것이 길인지 돌인지 구별 못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고, 괴물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이 놈이 어디에 있는지 안보여서 죽을 때도 한 두번이 아니다. 아예 시커먼 화면에 내 손만 덩그러이 보일 때도 많으니,
도대체 이런 화면을 만든 연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자기가 만든 게임이니까, 화면이 안보여도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과시인가?

저 하얀 점은 뭘까? 자주 나온다. 버그임에 틀림없다. 그 밖의 화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로 30분만 플레이하면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약간의 흥분과 짜증을 가라 앉히고, 문제를 좀 더 냉정하게 짚어 보자. 이것은 제작사의 문제일까 PSP의 문제일까?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일차적인 책임은 제작사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다른 게임을 PSP로 플레이할 때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고, 유독 이 타이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PC버전을 플레이할 때에도 이런 불편함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PSP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PSP는 LCD를 최대 밝기로 해야 화면이 제일 잘 보인다(당연한 이야기다).
물론 그렇게 해도 햇빛 아래서는 게임을 못하지만, 지하철에서는 그럭저럭 즐길 수 있다. 이렇게 LCD를 최대 밝기로 놓고 플레이하면 배터리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배터리 양이 한정돼 있다보니 최대 밝기로 하면 몇 시간 안해도 방전되어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화면을 가장 어둡게 하고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가뜩이나 어두운 화면을 어둡게 한 상태에서 플레이하니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배터리 문제 때문에 킹콩의 어두운 화면이 더욱 강조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개인적으로는 PSP가 1회 충전에 8시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잘 때 충전하고 하루종일 가지고 다녀도 집에 갈 때까지 버틸 수 있으니까)화면을 최대
밝기로 하고 게임을 즐겨도 배터리가 오래 버틸 수 있으면 더욱 더 좋은 휴대용기기가 될 것이지만, 이건 희망사항일 뿐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문제는 아닐 것이다. 또 하나, SONY의 최종 품질 감수는 상당히 까다로워서 PSP 타이틀의 품질검수가 최소 2~3개월은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게임 진행을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인 이 단점을 왜 잡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쯤에서 요약하면, 화면의 밝기라는 이 게임의
치명적 오류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개발사에 있지만, SONY에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솔직히 이 오류 때문에 게임환불 요청을 해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물론 환불은 안 해 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애시당초 이 타이틀을 사지 않는 것이 좋다)

하얀점의 버그는 논외로 하고, 무엇이 보이는가?
이 상태에서 전투가 가능할까?
오른 쪽 하단에 희미하게 내 권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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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외부 모습이다. 동굴 속이 아니다. 참고로
이 화면은 디카가 아니라 PSP 개발툴로 직접 화면을
스캔한 것이라, 화면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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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보이는 화면이 이정도.
LCD로 보면 참으로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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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제작사 로고.
이거 말고 게임 화면을 보여달라!
결론
SONY의 장담대로 PSP가 PS2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조금 모자란다. 하지만, PSP나 나름대로 훌륭한 하드웨어인
것 만은 사실이다. 휴대용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피터잭슨의 킹콩은 PSP버전으로 잘 이식이 되었다. 엔딩을 보지 않아서, 많은 변경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UMD가 거의 2G까지 지원하므로, 게임의 양을 줄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단, 상당수의 대사와 시나리오는 삭제되었다.
PSP만의 특전은(아마도)없을 것 같다. 화면이 어두컴컴한 치명적 약점 때문에 게임을 즐기기엔 무리가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이 게임을 구입하지
말고, 정 하고 싶으면 PC버전을 즐기기 바란다.(PS2 버전은 플레이를 해 보지 않아 모르겠다. PC버전도 되도록이면 LCD보다는 CRT를
권한다. 화면은 최대한 밝게...)이 게임, 휴대용 게임으로서는 의외로 대작일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해결되었을 문제 였을 텐데.. 감마값을 조금 높여 주는 것이 그토록 어려웠단 말인가? 이런 게임을 출시한
관계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눈이 빠지도록.. 엔딩을 볼 때까지 플레이를 시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