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퍼블리셔가 말하는 유럽 게임 시장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매년 세계적인 게임 행사인 게임 컨벤션이 열리고 있는 유럽 시장은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이미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일본, 중국 시장과 달리 한국 온라인 게임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또 매년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도 엔씨소프트, 다날 엔터테인먼트가 게임 컨벤션 2008에 부스를 설치해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제이투엠, 누믹스, 엔도어즈, 제이씨엔터테인먼트, KTH 등 많은 개발사들이 비즈니스 미팅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유럽 게임 시장은 이런 관심에 비해 자세한 정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 게임동아에서 다날 엔터테인먼트 온에어 온라인의 현지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는 ACE의 김동승 대표를 만나 유럽 게임 시장에 대해 알아봤다.

"유럽에서 가장 활성화돼 있는 분야는 PC 패키지 게임 시장입니다. 덕분에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김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비디오 게임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도 아닌, PC 패키지 게임 시장이었다. 특히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많이 즐겨 대부분의 PC 패키지 게임이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PC 사양이 평균적으로 높아 고사양의 온라인 게임도 별 무리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국민 소득이 높고 콘텐츠 가치에 대한 지불 개념이 확실해 결재율도 높은 편이다. 김대표의 말에 따르면 유럽인들이 온라인 게임에 지불하는 금액은 한달에 1인당 대략 15~20 유로(한화로 약 2~4만원 정도) 정도. 국내와 거의 비슷하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비용이 2~3 유로 정도이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그다지 큰 가격이 아니라고 한다.
대신 인터넷의 비용이 비싸고 속도도 빠르지 않아 대용량의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시키는 것은 힘들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가 유럽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도 패키지 판매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MMORPG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으로 인해 최근 급성장했죠. 구체적인 수치가 나와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 500만명 정도의 게이머가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어 그 수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반면에 캐주얼 게임은 그리 많지 않아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니지2, 길드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룬 스케이프 등 많은 MMORPG 게임들이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 게임 컨벤션2008에서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치왕의 분노, 워해머 온라인, 에이지 오브 코난, 아이온 등 MMORPG 부스에 많은 게이머들이 몰려 MMORPG 장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반면에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덜 소개된 편이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게 김대표의 생각이다. 이번 게임 컨벤션을 통해 소개된 온에어 온라인(현지명 댄싱 슈퍼 스타)도 현지인들에게 음악을 활용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지스타를 통해 유럽 퍼블리셔들이 한국 온라인 게임을 많이 소개 받아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도 괜찮은 편이다.

"WCG 등 e스포츠 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도 유럽 시장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특히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WCG의 인기가 제일 높은 나라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실력 겨루는 것에 적극적인 것도 유럽 게이머들의 특징이다. 이번 게임 컨벤션에서도 GNGWC 2008 유럽 대표 선발전이 진행돼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WCG 2008 부스도 많은 관람객으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WCG의 홍보를 맡고 있기도 한 김대표가 온에어 온라인을 선택한 이유도 e스포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국내 게임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할까? 김대표는 자신감을 가지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유럽에서는 개발사의 규모에 대해서 그리 신경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형 퍼블리셔들 때문에 중소 개발사들이 힘들다고 하던데 유럽에서는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어차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때문에 게임을 잘 만드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소극적이면 안된다는게 김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어차피 유럽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 회사 규모보다는 게임성 자체를 보고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시장이 굉장히 독특하고,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 조사도 필요하다. 김대표는 "유럽 시장은 많은 국가가 있고, 또 각국마다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며 "현지에 능통한 퍼블리셔와 힘을 합쳐 유럽 전 지역 진출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에 있어서 유럽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기반도 잘 갖춰져 있고,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도 굉장히 높습니다. 물론 각국마다 다른 언어와 문화 때문에 현지화 작업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노력을 들인 만큼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한국 게임들이 유럽 시장에 소개돼 온라인 게임 종주국 한국의 이미지를 유럽 시장에 각인시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