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액션, 전설의 뮤지션들과 손을 잡다
리듬 액션 게임은 음악을 들으며 박자에 맞춰 이동하는 노트에 타이밍을 맞춰 버튼을 누른다는 간단한 조작법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과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기분을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장르다.
비록 국내 시장에서 리듬 액션의 인기는 비트매니아와 EZ2DJ, 댄스댄스 레볼루션과 펌프 잇 업의 성공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가 바로 리듬 액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리듬 액션 게임은 서양 게임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기타 히어로 시리즈와 락밴드 시리즈로 대표할 수 있는 서양의 리듬액션 게임의 인기는 사뭇 놀라울 정도다. 역대 미국 게임 판매량 순위에서 2위에 오른 기타 히어로 3의 판매량이 무려 820만장이 넘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리듬 액션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추측할 수 있다.
이런 리듬 액션 게임 열풍에 대해 "재능이 없는 사람들의 위선에 불과하다"라고 말한 존 메이어(John Mayer) 같은 뮤지션을 제외한다면, 서양의 유명 뮤지션들은 리듬 액션 게임에 대해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결국,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그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유명 뮤지션이 자신들의 모습을 본 딴 게임 속 캐릭터로 자신들의 음악과 함께 그들의 이름을 걸고 게임의 전면에 나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 기타히어로 시리즈, 에어로스미스와 메탈리카와 손을 잡다
가장 먼저 리듬 액션 게임에 등장한 밴드는 '기타히어로: 에어로스미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미국의 에어로스미스(Aerosmith)였다. 이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01년까지의 히트곡과 함께 밴드의 역사를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기타히어로의 팬들과 에어로스미스의 팬들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기타히어로: 에어로스미스'에 이어 게임에 모습을 드러낸 밴드는 헤비메탈의 제왕이라 불리는 메탈리카(Metallica)였다. 메탈리카는 에어로스미스가 그랬듯이 자신들의 히트곡과 무대를 게임으로 충실히 재현한 '기타히어로: 메탈리카'를 통해 다시 한 번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특히 '기타히어로 월드투어'가 경쟁작인 '락밴드 2'에게 열세를 보이며 기세가 한 풀 꺾인 후에 등장한 '기타히어로: 메탈리카'가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은 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었다. 해외의 게임 평론가들이 "게임도 게임이지만, 메탈리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게임을 부활시켰다"라는 평을 할 정도로, 리듬 액션 게임과 유명 뮤지션의 결합은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선례를 게임 시장에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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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밴드 시리즈를 통해 부활한 비틀즈
2008년 한 해, 최고의 리듬 액션 게임으로 판매량과 평가 등 모든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던 락밴드 역시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자신들도 유명 뮤지션을 게임 속에 등장시킬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바로 락의 시초라 불리는 비틀즈(The Beatles)가 게임 안에 등장한다는 소식이었다.
역대 최고의 밴드로 손꼽히는 비틀즈가 게임에 등장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환호를 보냈고, 실제로 최근 북미에서 진행된 '락밴드: 비틀즈'의 예약 판매에서 판매 40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매진됐다는 소식에서 팬들의 기대를 가늠할 수 있다.
밴드의 결성부터 그들이 슈퍼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게임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리마스터링 작업까지 거쳐 새로운 음질로 게임에 수록된 비틀즈의 명곡들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인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틀즈이기 때문에 이 게임을 구입한다"는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처럼, '락밴드: 비틀즈'의 경우도 유명 뮤지션의 등장이 게임의 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비춰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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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지 않는 유명 뮤지션들의 게임 나들이
앞서 언급한 밴드들 이외에도 여러 장르에 걸친 다양한 음악가들이 게임에 등장할 예정이다. 기타히어로 시리즈를 유통하는 액티비전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을 자신들의 프렌차이즈에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공표했으며, 이미 제작에 들어간 상황이다. 또한 'DJ 히어로'를 통해 다프트 펑크(Daft Punk), 컷 케미스트(Cut Chemist), 몹 딥(Mobb Depp) 같은 힙합, 일렉트로닉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듬 액션 게임에 이들 유명 음악인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두고 지나치게 그들의 명성에 기대기만 하고 게임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닌가하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게임에 등장하면서 게임에 대한 저변이 더욱 넓어지고 음악과 게임의 조화라는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가 생겼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명 뮤지션이 게임 음악에 참여하는 것은 이젠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현상이다. 음악인들이 게임에 음악으로만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그 자체에 뛰어든 서양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도 음악과 게임이 서로 결합해 새로운 문화적 시류를 만들어 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