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들, 구작 게임 넘지 못하는 이유 따로 있다?

매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몇 십 개의 신작들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성공을 꿈꾸지만 한 해에 눈에 띄게 성공하는 게임은 1~2개에 불과하다. 그 만큼 신작 온라인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과 같은 어려운 난관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지난해에도 30여개의 신작게임들이 오픈베타를 진행했지만 C9을 필두로 카르카스 온라인 등의 액션이 강조된 몇몇 게임들은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신작들은 손에 꼽아야 할 정도다. 반면 13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바람의 나라나 서비스 10년을 앞두고 있는 구작 온라인게임들은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몇 십 억원 이상의 개발비와 수년간의 노력이 담긴 신작들이 몇 년 이상 서비스 되고 있는 구작 온라인게임들의 인기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일까?


< <몇 년 이상 누적된 콘텐츠 분량>>

그래픽과 함께 서비스가 예정 되어 있는 온라인게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콘텐츠의 분량이다. 국내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는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최근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는 신작 온라인게임들은 대부분 '오픈베타'에 버금가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클로즈베타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작들이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준비한다 하더라도 기존 몇 년 이상 서비스된 온라인게임들의 콘텐츠의 양과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불성설이다. 기존 온라인게임들이 몇년간 이벤트와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콘텐츠들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5년이 넘은 이온소프트의 프리프에서는 최근 정기 15차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대규모 콘텐츠를 보강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는 고레벨 게이머들 뿐 아니고 신규 게이머들을 위한 내용이 담겨있어 더욱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겨울 방학을 맞이해 조만간 추가적인 업데이트도 계획하고 있다.

프리프가 약 5년간 서비스되면서 정기 업데이트를 진행한 횟수는 15회이며 비정기적으로 진행된 콘텐츠 업데이트까지 합산하면 약 200여회에 달한다. 그만큼 마을 하나에서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나 이벤트, 사냥터 등이 다양해 게이머들이 게임 곳곳에서 즐길 콘텐츠가 다채롭고 풍성하다는 의미가 된다.


< <꾸준한 업데이트로 신작과 맞먹는 편의성 제공>>

신작 게임들이 구작들과 맞붙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새로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참신함'과 새로운 즐길 거리, 기존 게임들과 비교해 좋아진 '편의성' 부분이다. 특히 최신 게임들은 기존 게임에 비해 눈에 띄는 인터페이스와 신기능 등으로 무장해 기능성 면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비디오게임과 달리 업데이트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기존 구작들의 경우도 최신 게임들보다는 부족하지만 기본 시스템에서 점점 발전된 시스템들을 선보이며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올해로 서비스 7년을 맞이하는 '미르의 전설3'에서도 최신 게임과 같은 퀘스트 동선까지는 아니지만 검색 기능과 정보 분류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웹젠의 뮤 온라인의 경우는 아예 이름을 '뮤:블루'로 변경하며 새로운 게임으로의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뮤:블루'는 뮤 온라인을 7년 간 서비스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얻은 의견과 건의사항 등을 반영해 새로운 게임으로 제작된 것. 때문에 게임은 신작 게임과 버금가는 편의성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도 신규 게이머들을 위한 튜토리얼 강화, 파티 플레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추가하면서 신/구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 <몇 백, 몇 천명으로 구성된 단단한 커뮤니티>>

비디오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거나 친목을 위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신작 온라인게임들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클로즈베타를 시작하면서부터 광장이나 메신저, 친구 찾기 등과 같은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신작 게임에서 커뮤니티는 시스템이나 몇몇 게이머들에 의해 임의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게이머들의 활동이 발생하지 않으면 활성화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오랜 서비스를 지속해 온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아이템, 길드, 종족전 등의 목적을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커뮤니티가 이미 구현되어 있으며, 신규 게이머들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이런 곳에 소속될 수 있어 보다 쉽게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게이머들이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누구보다 단단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의 경우는 한 개의 서버에만 수백 개의 길드가 존재하며 그 특징도 직업, 종족, 친목, 지역 등으로 다양해 신규 게이머들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외에도 서비스 기간이 비교적 오래된 마비노기, 대항해시대, R2와 같은 MMORPG들도 다양한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들이 존재하고 있다


< <구작이 가진 익숙함과 자연스러움>>

이외에도 신작게임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어필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게임의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변하게 되면 신작이 가진 새로움이란 장점은 잃어버리게 된다. 이 때 게임이 가진 특징이 부족하면 게이머들은 과거 자신이 즐겨왔던 게임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게이머들이 기존에 즐겨왔던 게임에는 오랫동안의 즐겨온 경험과 노하우도 함께 녹아 있기 때문에 신작 게임은 기존의 재미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어필하거나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 게임전문가에 의하면 "매년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참신함과 개성을 앞세워 서비스되고 있지만 기존의 온라인게임의 아성을 넘지 못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며 "그만큼 신작 온라인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신작만의 특징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이머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즐겨오던 게임을 더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신작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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