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의 사나이 그걸로 충분, '레드 데드 리뎀션'

'GTA4'가 나온 이후 사람들이 생각하는 샌드박스 게임의 기준은 한층 높아졌다. 볼륨은 물론 드라마, 그리고 수 많은 즐길 요소가 샌드박스 게임의 운명을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임의 제한은 없지만 너무 자유로우면 안되고,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샌드박스 게임은 온라인을 거부하는 비디오 게임 마니아들의 마지막 종착역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관점에서 락스타의 '레드 데드 리뎀션'은 게이머들이 샌드박스 게임에 바라는 요소를 아주 충실히, 그것도 확실하게 조합한 대표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GTA4'가 샌드박스 게임이 나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이 게임은 그 방향성을 넘어 샌드박스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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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레드 리뎀션'이 샌드박스 게임 시장에 준 영향 >

'GTA4'가 폭력적인 요소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이 게임은 기존 게임들에서 볼 수 없었던 대단한 기술력에 찬사를 보냈다. 물리엔진과 다양한 반응, 그리고 생동감이 넘치는 도시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유사 게임들은 'GTA4'가 가진 게임 내 요소보다는 언론에서 지적한 폭력성이나 자극적인 부분에 게임성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그 게임들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갔고 샌드박스 게임에 대한 회의론까지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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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나온 게임이 바로 '레드 데드 리뎀션'이다. 서부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그 동안 말이 많았던 폭력성 논쟁을 정면으로 돌파하면서도 샌드박스 게임이 가진 게임성이 단순히 싸운다는 것을 넘어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임은 한 편의 서부극을 보는 것처럼 다양한 활극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소소한 미션들이 더해져 80시간이 넘는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GTA4'의 스테이지에 4배 가량의 지역부터 그 안에 있는 다양한 지역과 야생동물 등은 샌드박스 마니아들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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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과 샌드박스의 만남, 이 정도는 되어야지>

'레드 데드 리뎀션'은 락스타가 'GTA4'를 만들고 나서 얻은 교훈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단순했던 온라인 플레이를 대폭 강화했고, 더 다양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전 과제를 비롯해 추가적인 보상책도 마련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형태를 벗아나 서부 시대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왔는지 까지 체험해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샌드박스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게이머들은 시간과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거나 농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일들을 도와줘야 한다. 어떤 사건에 맞춰 움직이거나 몇몇 아르바이트만 할 수 있던 'GTA4'나 아류작들과 확실히 차별점을 둔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게이머는 쉴 틈이 없다.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갑작스럽게 주변 인물을 돕기도 하고 남자에게 구타 당하고 있는 창녀를 구해주기도 해야 한다. 농장에 침입해 말을 훔치려 드는 범인을 제압하기도 해야 하고, 야밤에 곰과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사이 사이 부지런히 동물들의 가죽을 벗겨내야 하는 것도 소일 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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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 게임들이 미션이 없으면 범죄에는 특별히 한 것이 없는 것에 반해 '레드 데드 리뎀션'은 정확하게 말하면 달리는 시간 외는 실 시간이 없을 정도다. 부지런하게 게임을 즐기면 정말 끝도 없이 일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외에 서브 스토리도 매우 풍성하기 때문에 정말 맘 먹고 즐긴다면 몇 시간은 그냥 지나갈 정도다.

온라인을 통해 협력 모드를 즐기거나 온라인 내 다른 연합과 대결을 펼치는 것도 인상 깊은 모드다. 물론 이 점은 'GTA4'에서도 존재했지만 이번 신작처럼 자연스럽게 싸울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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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맑아지는 배경 그래픽, 하지만 폭력성은 더 강하다>

또 하나를 꼽자면 눈이 맑아질 정도로 시원한 배경을 들 수 있다. 게임 내 배경들은 실제 서부 시대를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사실적으로 재현됐다. 선인장부터 들풀, 농장의 허름함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대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들이 성의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캐릭터들은 캐릭터들 나름대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다양한 복장으로 갈아 입을 수 있는 인상적인 주인공의 모습부터 여러 사건을 만들어 내는 주변 인물들은 'GTA4'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섬세하게 제작됐다. 40인치 이상 HDTV를 가진 사용자들이라면 정말 아낌 없이 멋진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 게임이 가진 폭력성은 전보다 강해졌다. 선혈은 기본이고 머리나 특정 부위는 살점이 터진 것처럼 보이는 연출도 생겼다. 그리고 기술 중에는 밧줄로 적을 잡은 후에 낭떠러지로 던지거나 목을 베어버릴 수도 있다. 근접 전투 중에 나오는 사살 모션도 꽤나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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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그 문제 해결 전까지는 완벽한 대작으로 보긴 어렵다>

이런 폭력성에 대해서는 찬반논쟁이 있긴 하지만 일단 서부 시대의 느낌을 잘 살리는 역할은 확실하게 했다고 본다. 이런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레드 데드 리뎀션'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9점 수준이다. 언론들도 만점이 아깝지 않다고 하지만 막상 만점을 주지 않고 있다.

바로 무수히 많은 버그 때문이다. 이 게임의 버그 수준은 방대한 수준만큼 끝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 게임 도중 멈추는 프리징 버그부터 특정 키가 작동되지 않는 키 버그, 총집이나 사람 등 일부 그래픽 요소가 사라지는 현상, 특정 미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버그, 일부 도전과제가 수행 안되는 것, 특정 적이 돌이나 들어갈 수 없는 배경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현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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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잘 진행하면 최소한 수준의 버그만 경험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 방대한 샌드박스 게임 세계를 두고 메인 스토리만 즐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락스타 측에서 패치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상상 이상 수준의 버그가 전부 수정되는 일은 꽤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게임은 샌드박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거창한 액션부터 서부 활극, 그리고 그 동안 볼 수 없던 신선한 게임성이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 샌드박스 게임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즐기지 않거나 이런 게임은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손대지 않는 사람이라면 '레드 데드 리뎀션'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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