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즐겨본 ‘삼국지략’, 과연 어떤 게임?

공개 단계부터 삼국지 마니아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유니아나의 온라인게임 '삼국지략'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온라인게임에서는 흔치 않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점과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국지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카페 테스트라는 다소 생소한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기대감을 고조시킨 이 게임은 지난 7월 14일부터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하며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국지략'은 삼국지를 소재로 원작의 스토리와 게임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넘나들며 게임이 진행된다는 점과, 자신의 턴에 유닛을 움직여 전투를 실행한다는 면에서 과거에 인기를 얻었던 '영걸전' 시리즈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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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삼국지 소재의 게임들이 '황건적의 난'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에 반해, '삼국지략'은 아군 장수에게 배신 당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신선의 힘을 빌어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설정 그 자체가 특출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삼국지 게임에서는 접할 수 없던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게임의 흐름 역시 실제 삼국지에 등장하는 역사적인 사건과 전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사이사이에 퀘스트를 통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엮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삼국지 소설로 접했던 게이머들이라면 '이 부분이 이렇게 틀어지는구나',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작품을 재해석 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2D로 그려지는 게임 그래픽과 각 유닛의 특성을 고려해 한 턴씩 이들을 움직여 게이머의 지력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점은 고전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그래픽이 2D로 표현되는 만큼 저사양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게이머들도 게임을 무난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뚜렷한 장점이다.

턴제 SRPG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닛의 개성도 명확하게 표현되고 있다. 게이머는 보병, 기병, 궁병, 경장병, 책사, 약사, 포병, 도사 등 총 8개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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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은 자신 주변의 8방향을 모두 공격할 수 있으며, 방어력과 철벽률이 매우 높아 최전방에서 아군을 보호하며 전투를 진행하는 방패 역할을 하는 병과이다. 특출난 능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 하겠다. 이와 비슷한 병과로는 경장병을 꼽을 수 있다.

보병의 공격력과 이동력을 높이고 방어력과 철벽률을 낮춘 병과라 할 수 있는 경장병은 모든 병과 중에 가장 높은 치명률을 지니고 있어 적에게 빠르게 접근해 치명타를 입히고 다시 도망치는 전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군들의 이미지를 살리고 있는 병과인 기병은 매우 높은 기동력, 치명률, 공격력을 통해 적진으로 빠르게 돌진해 적을 도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병과. 순식간에 적진을 헤집어 놓을 수 있어 시원시원한 게임 진행을 바라는 게이머들에게는 최적의 병과라 할 수 있지만, 산악 지형에서 그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없다는 점과 낮은 방어력으로 인해 적에게 둘러쌓이면 순식간에 사망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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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3대 신궁이라 불리는 하후연, 여포, 황충을 떠오르게 하는 병과인 궁병은 활과 화살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칸 떨어진 적과 대각선의 적을 공격할 수 있으며, 보병 못지 않은 공격력과 보병 이상의 치명률을 갖추고 있지만, 바로 앞의 적을 공격할 수 없으며 낮은 방어력을 갖추고 있어 항상 적과의 간격 유지에 신경써야만 하는 병과다.

궁병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는 포병을 꼽을 수 있다. 3칸 떨어진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 있으며, 높은 방어력을 갖추고 있는 말 그대로 탱크와 같은 병과로, 건축물을 파괴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지니고 있다.

MMORPG의 법사 캐릭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캐릭터 3종인 책사, 약사, 도사는 '삼국지략'에서 정통 삼국지의 느낌을 지워내고 게임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책사는 불, 물 바람을 이용한 원소 계열의 술법을 사용하며, 약사는 보조, 독, 회복 등의 술법을 사용하는 병과이며, 도사는 책사와 비슷하지만 번개, 독, 주술을 이용해 적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방어력이 매우 낮기 때문에 항상 원거리에서 아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삼국지략'에는 이렇듯 다양한 병과가 등장하며,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어 천편일률적인 게임 진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략을 시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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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장수가 되어 삼국지의 전투를 체험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지만, 전투 이외의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삼국지략'의 특징이다. 게이머는 한 도시의 태수가 되어 군사, 상업, 외교 등의 명령을 수행해 성을 발전시키고 퀘스트 수행과 전투 중 설득을 통해 실제로는 적이었던 무장을 아군으로 끌어들이고 이들을 육성시켜 자신의 세력을 키워나갈 수도 있었다.

군사적인 측면에만 치우치지 않고, 상업과 외교 등의 콘텐츠에도 신경을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반복되는 전투는 자칫 게임에 전투일변도의 게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지만, 이런 전투 외적인 요소로 인해 게임의 호흡이 길어지는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접 국가와 외교를 통해 동맹을 맺고 화평을 추구할 것인지, 전쟁을 일으켜 게이머의 발 밑에 굴복시킬 것인지가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이런 점은 턴제 SRPG라기 보다는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에서 맛볼 수 있던 콘텐츠이며, 이 와중에 게이머들 사이의 마찰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이를 계기로 PvP가 발생하도록 구성된 게임 시스템은 억지스럽지 않게 게이머들 사이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게임에 대한 첫인상은 영걸전과 흡사하다는 느낌이었지만, 게임을 계속 즐겨본 후에는 '영걸전'의 게임 진행 방식에 전략시뮬레이션 '삼국지'의 콘텐츠가 결합된 형식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게임의 그래픽이 최근 흐름과는 조금 뒤떨어진 느낌이 아쉽기는 하지만, 삼국통일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를 원하는 '삼국지' 마니아와 영걸전의 추억을 간직한 게이머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즐겨봐야 할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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