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때문에..국내 청소년 외산 게임에 물든다

“셧다운제요? 그거 상관없어요. 페이스북이나 플래시 게임존에 가면 게임 할 거 많아요. 그건 못 건드린 댔어요.”

길을 가다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물어보자 돌아온 대답이다. 중, 고등학생들, 특히 셧다운제의 주요 대상인 16세 미만의 학생들은 심야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막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해외 게임을 하면 그뿐’이라고 대답했다.

< 셧다운제 등 국내 규제법 해외산 커뮤니티에 무용지물>
현재 여성부에서 발의한 셧다운제 법은 온라인 게임의 경우 철저히 국산 게임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서버가 국내에 있는 경우를 한정짓고 있기 때문에, 새벽 시간에 게임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입맛대로 외산 게임을 선택하면 부담없이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페이스북 게임이다. 페이스북은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그 안에 수만 개의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다. 이들 게임 중에 일부는 한국에서 즐겨도 전혀 무리없도록 한글화되어 있지만, 국내 게임 심의법이나 셧다운제 등 규제법은 일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트위터로 연계된 게임도 이와 마찬가지이며,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 층이 자주 이용하는 저용량의 플래시 게임 또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반면에 셧다운제의 주 대상인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셧다운제 시행은 ‘여성부 최악의 착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청소년은 “부모님 때문에 새벽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친구는 많지 않다.”며 “부모님이 안 계셔도 잠이 안오면 영화를 보거나 TV를 보거나 외산 게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산 게임 점유율 잠정적으로 올라갈 듯>
이렇게 국산 게임들이 대거 셧다운제 규제 대상으로 들어선 가운데, 외산 게임들의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여성부 등 국내의 게임 규제 기관들이 온라인 게임의 경우 철저히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만 목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 빠르게 외산 게임들에게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게임 사용량도 대폭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때 급증했던 네이트앱스 등 국내 소셜 커뮤니티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셧다운제를 통해 청소년 층과 성인층이 페이스북 게임으로 점차적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가 게임업계에서 무게를 얻고 있다.

또 대상이 되지 않는 과거 PC 패키지 게임 등도 대부분 외산 게임이기 때문에 활성화될 경우 우려가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조치가 없다는 소문 때문에 페이스북 등의 게임으로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옮겨갈 것”이라며 “여성부가 외산 게임업체에게 국내 시장을 내주라고 문을 활짝 열어놓은 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이미 만화와 애니시장 초토화..남은 것은 게임>
과거에 현재의 여성부와 궤를 같이하는 각종 학부모 단체 및 세력들은 국내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시장을 강력한 규제로 초토화시킨 바 있다.

하지만 그런 규제를 통해서 국산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멸종 위기를 맞은 반면, 청소년들이 TV를 보는 황금 시간에는 90% 가까이 외산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다. 비교적 국내 정서에 맞고 도움이 되는 국산 애니메이션과 만화 대신 더욱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외산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국내 시장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는 과거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처럼 국내 게임들이 줄어든 뒤에 더욱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외산 게임들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도 다양한 폭력 게임이 무방비로 청소년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규제를 내놔도 게임을 할 청소년은 다 한다.”며 “규제를 하고 싶으면 국내 산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면서 할 생각을 해야지, 여성부가 해외 게임기업에게 청탁을 받은 것은 아니냐.”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