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차 비공개테스트 끝낸 킹덤언더파이어2, 다음 테스트를 기대한다

킹덤언더파이어2(이하 커프2)의 1차 비공개테스트가 지난 12월 8일(목)에 막을 내렸다. 출시 이전부터 상당한 화제를 몰고 다닌 이 게임은 이번 테스트에서 자신이 얼마나 탄탄한 준비를 거쳐 온 작품인지를 뽐냈다.

워낙 많은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오랜 기간 준비된 탓인지 이번 테스트에서 커프2는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다. 특히 게임을 즐기며 가장 먼저 와닿는 부분인 그래픽과 인터페이스와 같은 부분의 완성도는 조금 과장하자면 정식서비스에 돌입하는 게임의 그것과 비교해도 될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3종류의 영웅과 20레벨까지의 콘텐츠는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이 아닌 양적인 측면에서의 아쉬움이다. 1차 비공개테스트였던 탓에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는 없었다는 업체의 입장은 분명히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아쉬움은 정확히 두 개의 감정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게임을 더 즐겨보고 싶다'는 순수한 게이머의 감정이며 다른 하나는 '이 정도로는 이 게임에 대해 감을 못 잡겠는데... 기사 어떻게 쓰지?'라는 직업적인 관점에서의 아쉬움이다.

이번 테스트를 즐기며 느낀 확실한 점은 '전투가 아닌 전쟁'이 구현됐다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초반에는 영웅의 액션에 집중하고 후반에는 부대운영에 집중을 했으며, 각 파트는 그 나름대로 매력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사운드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12월 5일에 작성한 기사 '킹덤언더파이어2 1차 CBT, 이제는 전쟁이다'(http://http://game.donga.com/59866)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으니 굳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는 않겠다.

이번 테스트에서 게임의 컨셉이 이렇게 구현됐다는 큰 틀은 보여줬지만 그 틀 안에 채워질 세세한 부분은 아직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이번 칼럼에서는 커프2의 1차 CBT 그 자체가 아닌, 1차 CBT 이후 등장할 커프2에 개선되야 할 점을 이야기하려 한다.

농구 용어로 '트위너'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포지션이 아닌 두 개의 포지션의 특성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용어는 언뜻 '다재다능'의 또 다른 표현처럼 보여지지만 실상은 여기서도 저기서도 2% 부족한 '애매모호'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게임이 타겟으로 삼는 계층은 액션 게임을 즐기는 이들과 전략 게임을 즐기는 이들일 것이다. 이들 두 계층을 한 번에 끌어온다면 커프2가 성공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두 계층을 끌어들이기에는 액션에서도 전략에서도 약간씩 부족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커프2의 1차 CBT를 체험하며 이 게임에서 '트위너' 기질을 느꼈다.

액션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커프2의 액션을 향해 '힘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거대 몬스터를 포함한 다수의 적이 한 번에 등장하고 이들 사이를 누비며 적을 쓰러트리는 개념은 매력적이지만, 그 과정을 그려냄에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이러한 아쉬움이 남는 원인으로 타격감이 부족하다는 것과 다른 하나로는 적 인공지능이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군 근처에 와서 적정 간격을 두고 서 있기만 하는 통칭 '삼국무쌍' 스타일의 인공지능은 이해할 수 있다. 가뜩이나 숫적으로 우세한 적 인공지능 캐릭터가 적극적으로 게이머의 캐릭터를 공격하려 든다면 게임의 난이도는 지금과는 비교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을 것이다.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온 신경을 집중해서 피비린내 나는 사투를 펼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호쾌하게 적을 때려 눕히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할 뿐이다. 문제는 커프2의 밋밋한 타격감이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액션의 재미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액션 게임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게임의 전략성을 기대하고 커프2에 접근한 이들은 커프2의 전술, 전략 부분이 너무나 가볍다고 지적한다. 이 역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액션과 전략을 실시간으로 넘나들며 진행되는 게임의 특성상, 조작체계를 최대한 단순화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이 덕분에 전략 게임에 약한 이들도 간단한 조작으로 부대를 지휘하는 재미를 맛 볼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컨트롤의 재미를 앗아가 전략 게임 마니아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특선을 게임의 개성으로 인지하고 게이머들이 즐겁게 즐길 수도 있다. 어딘지 아쉬울 뿐이지 각 요소의 완성도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게이머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서는 액션과 전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발전시키거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어느 한 쪽을 더욱 부각시키고 나머지 요소는 부가적인 콘텐츠로 남겨두는 것도 게임의 성공을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이제 겨우 1차 CBT를 마친 게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 게임은 보여준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게임이며, 갈 길이 먼 게임이니 말이다. 하지만 1차 CBT 단계임에도 흠 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이는 부분도 있다. 바로 게임의 서버 운영이 매우 탁월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처음으로 비공개테스트를 실시하는 게임의 경우 서버가 다운되거나 게임을 즐기는 중에 렉이 걸리고 튕겨나가는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에 참가하는 게이머들 역시 이러한 부분은 아예 염두에 두고 게임을 즐길 정도이다. 하지만 커프2는 이번 테스트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서버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테스트 첫 날에는 게임에 접속이 되니 않는 상황이 잠시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별 다른 문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며, 다수의 유닛이 한 번에 등장함에도 서버 렉이 발생하지 않아 쾌적한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개발사가 게임의 서버 관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게임의 '트위너' 기질은 지적하는 것은 사실 매우 섵부른 행동이다. 게임의 큰 틀만 공개됐을 뿐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게임의 특성이 어중간하게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커프2의 이번 비공개테스트는 성공적이라 평하고 싶다. 일단 게임의 컨셉이자 게이머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역대 최대 규모의 대규모 전투를 테스트를 통해 원활하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렉이 심한 온라인 환경에서 정말 구현이 될까? 하는 부분이 현실로 보여준 이번 테스트는 이것만으로도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게임의 콘텐츠와 매력을 선보였다는 점 이외에 테스트에 참가한 이들과 참가하지 못 한 이들에게 다음 테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는 점도 이번 테스트의 성공적인 부분이다. 다음 테스트에서 게임의 이번 테스트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운영 측면에서의 신뢰를 더욱 쌓아간다면 커프2는 2012년을 이끌어 갈 게임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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