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꽁꽁 묶인 게임사, 두 개의 셧다운제 넘어야 봄 온다
‘新성장동력’이란 말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청소년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주범이자 규제의 대상이 되어 버린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자정부터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데 이어 오는 1월22일에는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선택적 셧다운제’가 그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달리 선택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본인 또는 부모 등 법정 대리인이 정해 놓은 시간에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제도다. 때문에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두 제도 모두의 적용을 받게 되어 온라인게임을 이용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되었으며, 게임사들 역시 이번 신규 법안으로 인해 매출의 타격은 물론이고 시스템적 제한도 준비해야할 상황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들은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근절이라는 셧다운제의 목적과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그 과정과 절차에 있어서 게임사들이 짊어져야할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사들이 셧다운제도를 피해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과몰입 규제의 대상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여론에서도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이에 지난해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되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강제적 셧다운제도에 앞서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고 이들에게 이러한 제도가 왜 필요하고 시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11월 강제적 셧다운제도가 시행된 이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게임사들의 준비도 준비였지만 청소년들도 어느 정도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고 이를 받아드렸기 때문이었다.
이제 또 한번의 규제법인 ‘선택적 셧다운제’의 발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법안이 발효되면 게임사들은 법적 대리인 혹은 본인이 지정한 시간에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다. 게임업체들로서는 힘겨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강제적 셧다운제를 실시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준비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달리 이번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은 시장 및 관계자들의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중 규제’라는 꼬리표마저 달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정식으로 발효되면 게임사들은 이를 이행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과정과 방법에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해야만 한다. 결국 게임사들에게는 또 다시 넘어야 하는 산이 등장한 것이다.
이 산을 넘지 않고서는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과 밝은 미래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산업이 문화 콘텐츠로 뿌리내리고 하나의 즐길 거리로 성장한 경우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청소년들에게 폭력적 영향을 준다고 질타를 받았던 TV, 영화, 만화 등의 문화산업이 그러했듯 게임 산업도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
규제로 인한 힘겨운 터널이 등장하고 칠흑같은 어둠으로 밝은 미래까지의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사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필요가 있으며 업계 및 관계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추운 겨울이 길수록 봄은 따뜻하다 했고, 해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2012년 벽두부터 국내의 게임 산업은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지만,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만 산업의 따뜻한 봄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