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디오 게임사들이 스마트폰 시대 대처하는 방법
< 직장인 김모씨는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후로 출퇴근 시간에 들고다니던 휴대용 게임기를 모두 집에 두고 다니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다양한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게 돼 굳이 휴대용 게임기가 필요 없게 된 것.
특히 최근에는 비디오 게임 주요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거 그가 좋아하던 회사들의 유명 게임들이나, 그 게임업체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들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게 됐다.
물론 가끔은 이전 휴대용 게임기로 즐기던 게임들이 생각날 때도 있지만, 새로운 게임기가 출시되고 마음에 드는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생각을 하고 있다. >
최근 스마트폰에 대한 게임 업계의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비디오게임의 대표주자인 일본의 게임 개발사들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실 일본의 게임 업체들은 기존 피쳐폰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모바일 서비스를 다수 진행하고 있던 탓에 스마트폰 진입이 늦었던 것이 사실 인데, 최근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읽고는 너나할 것 없이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게임 업체들은 초반에는 자사의 인기 게임들을 이용한 모바일 버전을 주로 선보였으나 점차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제품을 선보이는 새로운 모습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침투를 본격적으로 꾀하는 중이다.
이런 게임 업체들의 움직임에 게이머들 역시 처음에는 호불호가 갈렸으나 점차 오리지널 신작과 레트로 게임들이 출시되고 그 볼륨 역시 여느 게임기 못지않은 수준이 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사 또는 게임 IP의 제품의 출시 소식이 나오면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반다이 남코 게임즈는 자사의 고전 IP인 ‘기동전사 건담’을 이용해 게이머들이 모빌슈트를 이끌고 다른 게이머와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게임 ‘건담 에어리어 워즈’를 일본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이 게임은 아이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실재 배경과 건담의 모빌슈트들을 결합, 실제 눈 앞에서 모빌슈트들이 전투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며, GPS와 지도를 이용해 특정 지역으로 직접 가야 전투를 할 수 있는 특수미션,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진행할 수 있는 특수 미션이 준비돼 있다.
또한 일정 기간을 두고 연방과 지온군 간의 전면전을 모티브로 한 대규모 진영전 등도 준비해놓고 있어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완구 전문 개발사 답게 ‘무한 뽁뽁이’나 ‘건 슈팅 게임용 컨트롤러 시뮬레이터’등 자사 출시 용품들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다수 출시, 게이머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아케이드와 드림캐스트로 출시됐던 대전 격투 게임 ‘소울칼리버’를 아이폰4 이상 기기용으로 출시, 기술과 그래픽에서 더 이상 북미 업체들에 밀릴 것이 없음을 자랑하기도 했다.
캡콤은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들 외에 비라인 인터렉티브라는 자회사를 통해 본격 스마트폰용 게임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이 곳은 처음에는 ‘록맨 2’와 같은 캡콤의 IP를 이용한 게임을 제작했었으나, 오리지널 작품인 리틀 파이어리츠와 좀비 카페로 이름을 알린 뒤, 스머프를 주제로 한 ‘스머프 빌리지’나, 피너츠를 주제로 한 ‘스누피 스트리트 페어’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 베이스 소셜 게임을 출시,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최근에는 케이브맨 랜드, 몬스터 펫샵과 같은 오리지널 작품을 대거 선보이며 인지도를 보다 빠르게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코나미는 리듬액션쪽에서 특화된 능력을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마음껏 발휘 중이다. 스마트폰 초기 시절부터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 게임을 선보였던 코나미는 최신 아케이드용 게임인 ‘유비트’와 ‘리플렉 비트’의 플러스 버전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출시했으며, 이어 게이머의 아이폰에 들어있는 음악 파일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채보를 만들어 즐기거나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비트 개더’라는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세가 역시 소셜 네트워크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가는 전략 시뮬레이션과 턴제 롤플레잉이 조합된 ‘킹덤 콘퀘스트’라는 게임을 선보였으며, 이어 일본 전통 그림과 게임을 조합한 디펜스 게임 ‘사무라이 블러드쇼’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테크모는 자사의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노부나가의 야망’과 ‘삼국지’ 게임을 스마트폰용으로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으며,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 ‘크로노 트리거’ 등 인기 게임의 리뉴얼 버전과 오리지널 롤플레잉 게임 ‘카오스 링’을 출시해 롤플레잉 게임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일본 게임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본의 비디오 게임업체들은 그간 자국만의 모바일 서비스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 진입이 늦고 스마트폰과 게임기는 시장의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해왔으나 최근 스마트폰 열풍을 보고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고급 기술에 대한 부담이 적고, 유통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점차 인식하게 된 만큼 앞으로 일본 기업들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은 이전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