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실망시킨 반쪽짜리 HD, 데빌메이크라이 콜렉션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장르를 확립시킨 명작 액션게임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적을 하늘로 쳐올려 권총을 난사하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시리즈의 시작인 1편, 중후한 멋의 단테가 등장하여 느와르(?)를 보여준 2편, 그리고 시스템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났던 3편까지 모두 한 장의 디스크로 즐길 수 있는 데빌메이크라이 HD컬렉션이 그 주인공이다. 신작이 아닌 구작의 HD리마스터링 작품이다보니 추억팔이다 뭐다 말이 많지만 데빌메이크라이 혹은 액션게임 팬에게는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과연 세월이 흘러 다시 돌아온 데빌메이크라이의 인상은 어떠할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팬들의 기대를 허문 캡콤의 안일함. 진정한 HD컬렉션이라 할 수 있나?
요즘 들어 과거의 각종 명작 시리즈의 HD컬렉션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신작개발과는 달리 복잡한 기획단계가
생략되고 신작에 비해 기존 팬들의 구매율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판매량과 더불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팬들은 과거에 재미있게
즐겼던 명작의 추억을 좀 더 깔끔한 고해상도의 화면으로 다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어떻게 보면 개발진이나 게이머나 둘다 윈윈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사에서 리마스터링 퀄리티에 최선을 다하고 게이머가 이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일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데빌메이크라이 HD컬렉션은 제작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게이머들은 농락당한 기분이 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즐겼고 한 때 공략도 맡았던 적이 있었던 게임이기에 추억은 물론이고 HD 리마스터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게임플레이를 시작하자마자 이러한 기대는 의아함의 물음표로 시작됐다. 1편을 자연스럽게 먼저 선택해서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인트로부터 지금에 보면 절망적인 예전의 해상도로 출력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HD컬렉션인데 거기에 맞는 퀄리티의 메뉴와 영상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너그럽게 봐서 영상은 다시 HD로 수정하기에 작업량이 많고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다 쳐도, 어떻게 한 장의 메뉴도 그대로 사용할 생각을 했는지 게이머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특히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은 자사의 대표타이틀을... 아무리 컬렉션타이틀이라 해도 그렇지 이렇게 성의 없이 출시할 수 있다는데 충격이었다.
첫인상의 충격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자 HD라고 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게임화면을 볼 수 있었다. 실제 플레이 하는 구간은 HD컬렉션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해상도로 진행되어 느낌이 남달랐다. 예전 게임이기에 세부적인 표현에서는 투박하기는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깔끔함으로 다시 한 번 플레이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 감회가 새로웠다. 여기서 어느 정도 첫 인트로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지도를 보기 위해 메뉴를 여는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누가 후려친 느낌을 받고 말았다. 메뉴화면은 이전 시절의 해상도로 돌아가 남아도는 화면 여백에 지글거림이 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1편 뿐 아니라 수록된 모든 작품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라 더욱 충격이다. 실제로 플레이하거나 리얼타임으로 진행되는 이벤트가 아닌 경우는 처절한 해상도로 다시 돌아가 괴리감이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전투와 진행에서 HD화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원래 자체의 모델링이나 디자인이 투박함은 어쩔 수 없지만 HD지원 모니터로 봤을 때의 깔끔함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무슨 배짱으로 예전 그대로 출력하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도 나름 자사의 킬러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의 HD컬렉션을 이렇게 낼 수 있는 용기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액션은 지금 즐겨도 재미있네
데빌메이크라이 HD컬렉션의 HD리마스터링 퀄리티는 실망스럽지만 액션게임으로써의 재미는 지금 나오는 게임들에 비교해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수준이다. 1편은 게임시스템이 최근처럼 복잡한 형태가 아니라 조금 단순한 액션패턴이긴 하지만 1편 특유의 아찔한 난이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매력이다. 2편은 원거리 공격이 강한데다가 원거리무기로 상대할 수밖에 없는 보스들이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총만 쏘면 되는
게임으로 비판 받고 있지만 단테 외에 루시아를 사용할 수 있고 아뮬렛시스템이나 회피동작 등 다양한 시도를 한 과도기(?)의 데빌메이크라이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_-)
마지막으로 3편은 2편에서 받은 질타에 힘입어 새롭게 스타일리시 액션의 왕자로 등극하여 지금 나오는 어떤 액션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하게 준비된 무기와 스타일, 그리고 이번에 수록된 작품은 국내에 정발되지 않았던 스페셜에디션판이라 버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일부 영상이나 메뉴에서 저해상도 그대로 출력되는 문제는 아쉽지만 고화질로 다시 즐기는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의 액션은 지금해도 저급하지 않다! 혹시나 각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아래의 리뷰를 읽어 보길 바란다.
데메크1리뷰-http://game.donga.com/2730/
데메크2리뷰-http://game.donga.com/2732/
데메크3리뷰-http://game.donga.com/2955/
사용자 편의성이 아쉽다. 한글을 볼 수 없는 점도...
하나의 게임디스크로 3개의 데빌메이크라이를 즐길 수 있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매끄럽게 게임간의 전환을 할 수 없는 점은 매우 아쉽다.
수록된 3개의 게임을 반드시 하나를 클리어한 뒤 다른 게임을 잡는 것도 아닌데 각 시리즈간의 전환 시에 게임을 종료하여 홈메뉴로 돌아가 다시
게임을 실행시켜야 한다. 메인타이틀로 돌아가는 장치만 하나 만들었어도 해결될 문제인데...... 그런데 생각해보면 메뉴나 영상도 성의 없이
그대로 수록되었는데 이런 것을 바라는 자체가 어리석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데빌메이크라이2와 3이 한글화가 되어서 발매된 전례가 있어서 그런지 영어 음성기반에 일어or영어 중에 자막을 선택해서 즐겨야 하는 부분은 아쉽다. 그동안 수많은 HD컬렉션 게임이 이전에 한글화 된 전례가 있어도 영어나 일어로 발매되는 것을 보고 큰 기대는 안했지만 일어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성에 차지 않지만 액션게임을 좋아한다면 놓치긴 아쉬운...
데빌메이크라이 HD컬렉션은 여러모로 간판타이틀의 HD컬렉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불만스러운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액션외적인 요소에서의 불만이 많은 것이지 액션에서는 시리즈 그대로의 재미를 잘 간직하고 있는 점이다. 이벤트나 메뉴는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해진 화면으로 예전 작품의 액션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팬으로써 즐거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를 즐겨보지 못한 사람도 데빌메이크라이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세트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4만5천원의 값어치는 하는 액션게임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