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브 김준영 대표 "절박함이 만든 성공, 매출보다 행복 1등 만들겠다"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느낌과 마음이었습니다. 그러한 절박함으로 사업을 진행했더니 결국은 되더라구요. 미래의 엔트리브는 매출 1등도 좋지만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팡야와 프로야구 매니저로 국내 게임 시장에서 두 번의 홈런을 날린 김준영 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본인은 성공이란 단어를 절제하고 아꼈지만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팡야와 프로야구 매니저가 이뤄낸 성과는 괄목한 만했다. 게다가 두 게임 모두 당시 국내의 트랜드가 아닌 다소 마이너한 소재의 게임과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렇게 엔트리브의 김준영 대표는 평탄한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힘들고 어려운 자갈밭 길을 택해서 도전을 꿈꾸는 인물이었다. 올해도 그의 도전은 이어진다. 올해 AOS게임 '혼' 히어로물 '파워레인저 온라인', 중국 명작 MMORPG '구음진경'까지 또 다시 트랜드가 아닌 힘겹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사실 팡야가 그렇게 히트를 기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박세리 선수가 LPGA에서 맨발 투혼을 보여주었고 골프라는 스포츠가
대중화를 시작할 시기였기 때문에 골프를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선택의 기로는 있었습니다. EA에서 발매된
타이거 우즈 시리즈와 같은 리얼한 골프게임과 같은 형태의 게임이 있었는데, 그렇게 리얼 골프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하지만
우리는 보다 캐주얼하게 골프의 대중화를 꿈꿨습니다. 쉽게 드라이브를 날리고 퍼팅을 해서 골프의 재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캐주얼게임의 붐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팡야는 국내 대표 골프 온라인게임이라는 호칭도 받게 되었습니다.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현재의 엔트리브 소프트의 기반은 그때 팡야의 히트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사람 없는 것처럼 모든 직원과 사원들에게 감사하지만, 팡야팀에게는 언제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겨운 시절을 함께하기도 했고 성공이라는 간절하고도 절박한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팡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엔트리브는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와 제휴를 통해 급격한 몸집 불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듯 이때 엔트리브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잠시 초심을 잃었던 시기였습니다. 회사의 규모도 급격하게 불어났고 사업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내부가 조직적이지 못했고 마음까지 해이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회사나 호기를 맞이한 뒤에 위기가 오는 것처럼 엔트리브도 그랬습니다. 자체개발 게임만 선보이다가 퍼블리싱 사업도 진행하는 등 기업의 사업 확대에 보다 주력했습니다.
밝은 빛을 따라서 열심히 달리던 사람이 잠시 그 빛에 취해 멈춰서 있었던 것이랄까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다소 바보 같았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런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달릴 동력과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중심 흐트러지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피부와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다시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엔트리브의 제 2의 도약은 가산 디지털단지에서 시작됐다. 불어났던 몸집을 줄이고 개발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회사를 가산으로 옮긴 것도 새로운 마음에서 시작하기 위함이었다. 테헤란로의 중심에서 가산으로 회사를 이전하는 것에 직원들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엔트리브는 위기이기도 했고 절실했다.
"나 스스로가 위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마음으로 사원들을 다독였고, 전사 메일을 통해 가산으로 이전해 다시 한 번 열심히 뛰어보자고 직접 소통했습니다. 사원들에게 정말 미안했죠. 하지만 그러한 절실함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바로 뒤가 벼랑이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게임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바로 프로야구 매니저였죠. 국내에서 익숙한 장르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했습니다.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게임의 진행상황과 경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죠.
다시 시장과 게이머들이 게임을 바라봐 주기 시작했고, 소기의 성과도 거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우리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게이머들에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이고 직원들에게도 최대한 많은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것을 게이머들에게 되돌려 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때 협업의 중요성도 느꼈습니다. 과거 팡야 때도 한빛소프트와 협업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처럼 사원들과 소통하고 협업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도약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먼저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했고 다른 임원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프로야구 매니저와 함께 엔트리브가 주목 받은 것은 '아이유 온라인'으로 불리기도 했던 앨리샤였다. 영화계에서도 소재로 삼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을 소재로 개발된 게임이었다.
"과거 팡야가 그랬던 것처럼 국내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소재로 '말'을 선택했습니다. 역동적이면서도 빠른 말들의 느낌을 온라인게임으로 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소재다 보니 서관희 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개발 초기부터 시장의 관심도 받았죠. 게임 서비스 초기에 인기 가수 아이유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웃음)"
이렇게 엔트리브 소프트의 게임들을 보면 다소 마이너한 소재로 개발된 게임들이 많았다. 팡야, 앨리샤는 물론이고 프로야구 매니저도 카드 시뮬레이션 장르를 선택했다. 과거 공룡을 소재로 한 게임도 그랬고, 족구도 있었다. 올해는 해외에서 어렵고 마이너하다는 AOS게임 혼을 서비스하고 특촬물 '파워레인저 온라인'도 선보인다.
"지금 들어보니 그렇네요(웃음). 트랜드를 거스를 생각은 없지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엔트리브의 모티브입니다. 그래서 다소 마이너 한 소재의 게임들이 많았네요. 앞으로도 이러한 도전과 시도는 계속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거나 접하기 힘든 게임을 그대로 가져올 생각은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게이머들에게 최대한 맞춘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객과 가깝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서의 GM매표소로 부각되긴 했지만 트릭스터, 팡야, 아르케 등 엔트리브 게임들의 서비스 매니저들은 게이머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도록 했습니다. 지금의 엔트리브를 있게한 장본인들이 바로 우리 게임을 사랑해주신 게이머들이기 때문입니다"
엔트리브 소프트의 김준영 대표가 꿈꾸는 모습은 바로 행복한 기업이었다.
“물론 연봉도 행복해야겠지만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업 분위기도 좋아야겠고 팀웍크도 좋아야 합니다. 앞으로 회사의 규모는 커질 수 있겠지만 단계적인 성장을 통해 직원들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현재 엔트리브 직원들은 가슴이 따뜻한 사원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착하고 따뜻한 직원들과 협업해 나가면서 역량을 발휘한다면 엔트리브의 10년 이후의 20년 30년은 행복한 기업으로 점점 나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