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 ⑨한국에서 태동된 e스포츠, 문화의 중심 속으로
e스포츠, 지난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대형 성공 뒤에 탄생한 이 단어에 대해 생소해 하는 젊은이들은 많지 않다.
‘플레이하는 재미’에서 ‘보는 재미’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겨난 후 게임 플레이는 e스포츠로 발전했고 임요환, 이윤열, 서지수 등 수많은 프로게이머의 탄생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기업 스폰서 참여, 대기업 창단, 그리고 글로벌 리그에 이르기까지 e스포츠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고유 문화 중 하나로 발전하고 있다.

< e스포츠의 태동, 역사가 쓰여지다>
‘한 게임 어때?’ 지난 2000년대 초 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 말이 유행했다. 점심시간 혹은 퇴근 후 ‘스타크래프트’를 한 판 하는
것이 어떠냐는 동료들 간의 대화였다. 기존에 인기가 있던 당구나 볼링 등은 게임 앞에 모두 힘을 잃었다.
PC방에서도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어왔다. 여가시간 동안 마음 맞는 이들끼리 즐기던 이 게임은 방송 중계를 통해 더 긴 생명력을 얻기 시작했다. 차원이 다른 실력을 갖춘 게이머들이 등장하고 고정 관람객 층이 생겼다. 케이블 방송이긴 하지만 시청률이 고공 행진하면서 e스포츠의 토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젊은 층의 선풍적인 인기 속에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e스포츠로 불리우기 시작했고, 협회가 만들어지고 대기업들이 창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틀을 갖춰갔다. 정규 ‘프로리그’가 생겨나고 전국에 수만 명의 관중들이 집결하고 수백 명의 프로게이머들이 겨루면서 e스포츠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아 갔다. 대중가요, 영화 등과 같이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즐기는 새로운 관람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 e스포츠, 세계로 확산되다>
이렇게 한국에서 만들어진 e스포츠는 점차 글로벌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시작했다. 해외의 미디어들은 국내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e스포츠 경기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한국을 벤치마킹한 e스포츠 리그가 해외에서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예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대형 리그도 출범됐다. ESWC, CPL, WEG, IEF 등이 생겨났고, 70여 개 국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리그인 WCG(월드사이버게임즈)도 매년 수많은 e스포츠 팬들을 열광케하고 있다. 이들 대회에 참여하는 게이머만 수천만 명에 이른다.
이외에 해외에서도 e스포츠 전문 기구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국제 공조도 계속 진행중이다. IEG(International e-sports group)가 만들어져 10여개 국의 e스포츠 기구가 힘을 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미 e스포츠 기구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다양한 토너먼트를 개최중인 MLG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구체적인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 차세대 문화의 아이콘, e스포츠 >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국내의 e스포츠는 격변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히려 2세대로 넘어오면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문화의 지속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우선 ‘스타크래프트2’의 개발사인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함께 손을 맞잡았고, 새로운 프로리그를 출범했다. 또 ‘리그오브레전드’는 전성기 시절의 ‘스타크래프트’ 못지않은 인기로 오프라인 행사에 매회 만 명 이상 집결하고 있다. 하반기에 있을 전세계 리그도 팬들에겐 관심의 대상이다.
또 넥슨이 ‘카트라이더’가 15차 리그에 이르고, ‘서든어택’, ‘아바’ ‘스페셜포스2’도 단골 e스포츠 종목으로 꾸준히 리그를 진행 중이다.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신작 게임들도 PVP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이후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e스포츠는 더욱 확장되어 새로운 관람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인터넷 동영상 플레이어, TV 방송 등 e스포츠 채널이 확장되고, 10대부터 40대에 이르기 까지 관람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폰을 통해 관람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e스포츠는 더욱 문화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