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로 변한 도쿄에서 펼쳐지는 동물들의 생존기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정도는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사고로 어떻게 된다면 내가 키우던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

뭐 가족이나 친구들이 있다면 큰 걱정까지는 할 문제가 아니겠지만 만약 자신뿐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살고 있는 곳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사라진다면?

이번에 소개할 게임인 도쿄 정글은 이런 상황에 남겨진 동물들이 스스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느 순간 인간이 전부 사라져버린 도쿄가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거대한 정글로 변해버리고 게이머는 그 정글에서 여러 동물들이 살아남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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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게임 장르가 서바이벌 액션이라고 되어있는 만큼 이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살아남기"다. 시스템 상 체력 이외에 포만도라는 게이지가 존재해서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이것이 전부 떨어지면 체력이 감소, 체력도 다 떨어지면 죽어버린다. 고로 이 게이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선택한 동물에 따라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거나 아니면 여기저기 난 식물을 먹어서 떨어진 게이지를 회복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진행 방식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이지만 플레이어 동물보다 강한 동물은 되도록 피해서 조금조심 움직여야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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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계 동물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사냥은 일종의 잠입 게임과 비슷하다. 사냥할 동물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 조심 다가가면 이빨 마크가 사냥할 동물에 뜨고, 그 마크가 빨갛게 되었을때 버튼 조작을 하면 한방에 죽이고 잡아먹을 수 있다. 사냥을 해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체력과 포만도 외에도 칼로리라는 수치가 올라간다. 이 수치는 일정 이상 올라가면 랭크가 상승하는데, 이 랭크가 상승하면 번식에 유리해지기 때문에 포만도 다음으로 중요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세력권 표시라는 포인트에서 자신의 세력으로 표시해서 그 세력을 넓히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고 그곳에서 교미나 휴식. 저장을 할 수 있게 되는지라 단순히 잡아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세력권 표시도 틈틈이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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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세대 교체다. 플레이하는 동물은 시간이 흐르면 점점 나이를 먹고 몸이 점점 약해져서 능력치가 떨어지고 나중에는 그냥 죽어버리는 만큼 다음 세대로 교체를 해야 한다. 이 세대 교체는 위에 쓴 칼로리 수치와도 연관이 있는데 칼로리를 많이 섭취해서 랭크가 오르면 다음 세대에 바로 전 세대의 능력치 일부가 계승되기 때문에 칼로리 섭취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랭크가 오르면 높은 랭크의 암컷을 짝으로 맞이할 수 있는 만큼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빡빡해도 많이 잡아먹는 것이 필수. 랭크가 높으면 교미 후 태어나는 후손의 수도 늘어나는데 이 후손들은 일종의 보조생명 역할도 해주기 때문에 초반에는 잘못 죽으면 그대로 게임 오버인 것을 후손들이 늘어난 상태로 진행하면 하나가 죽어도 곧 남은 후손이 뒤를 잇기 때문에 진행이 여러모로 편해진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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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진행 하면서 여러 도전 과제가 나오는데 이 도전 과제를 해결하면 역시 여러 가지로 이득이 생긴다. 처음에는 선택할 수 있는 동물이 적지만 도전 과제를 클리어 하다 보면 다른 동물을 선택하게 해주는 아이템이 나오는지라 오래 진행해서 도전 과제를 많이 클리어 하면 할수록 이 후 새로운 동물을 선택할 범위가 넓어진다. 그리고 이 도전 과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면 실패할 수도 있는 만큼 시간 관리도 중요하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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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라는 시스템도 있는데 현대 배경을 무대로 한 만큼 비가 오거나 밤이 되거나 엄청 더워지거나 스모그가 끼기도 한다. 물론 기후 변화가 단순히 배경 효과로 들어간 것이 아닌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유리한 점이 생기기도 한다.

또,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동물을 사냥해서 먹다보면 인간들이 남긴 아카이브나 아이템이 나온다. 아카이브는 많이 모으면 스토리 모드가 개방되면서 인간들이 사라진 이 후의 동물들의 삶이라던가 왜 인간들이 갑자기 전부 사라진 것인지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게 되고 아이템은 여러 가지 상태이상 치료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만큼 나오는 대로 모아두면 진행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SHOP메뉴에서 여러가지 능력치를 올려주는 장신구를 사서 동물에 달아줄 수도 있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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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도쿄정글은 서바이벌 액션이라는 장르를 굉장히 독특하게 잘 표현했지만, 완성도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먼저 초반에 선택할 수 있는 동물이 너무 적다. 물론 초반부터 강한 동물로 시작하는 것은 게임 밸런스 문제도 있고 초반 긴장도 저하 문제도 있으니까... 라고는 해도 초반에는 몇 대만 잘못 맞아도 죽거나 아니면 사냥에 실패해서 점점 포만도가 떨어지다가 죽어버리는 상황도 잦은지라 잘못하면 초반부터 어렵기만 하고 플레이어 편의성은 없는 게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리도 두 번째로 이 도쿄 정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가 초반에는 튜토리얼만 플레이할 수 있고, 그 다음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서바이벌 모드에서 아카이브라는 아이템을 모아야 열리는 구조로 되어있다. 자칫하면 "서바이벌에서 자꾸 죽는다 -> 스토리 모드를 열지 못한다 -> 자꾸 죽어나가서 게임에 대한 내용도 모르겠고 재미도 잃어간다" 라는 안 좋은 루트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게임 플레이 시간을 어떻게든 늘려보겠다는 게임 제작사의 생각도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스토리를 이런 식으로 해 놓은 것은 좋게 보기 힘든 부분이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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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육식계 동물과 초식계 동물의 난이도가 너무 극명하다. 일단 육식계와 초식계는 먹이가 다른 만큼 서로 먹이가 겹치지는 않지만 초식계는 일단 다른 동물을 죽여도 도전과제를 진행할 때 이외에는 전혀 이득이 없는지라 육식계보다 몸을 사리는 플레이를 해야한다. 또한 기후 변화 때도 다른 동물을 사냥하면 되는 육식계와는 달리 초식계는 먹어야 할 식물이 말라죽거나 오염되기도 해서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엔 굶어 죽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로 위에 설명한 SHOP이 사실 좀 기묘한 구입 방식인데 진행하면서 나오는 다른 동물이나 식물을 죽이거나 먹으면 랜덤으로 장신구가 나오고 그걸 습득해야지만 SHOP에서 구입을 할 수 있다. 그냥 동물을 사냥해서 습득할 수 있게 하면 될 것을 왜 번거롭게 SHOP을 거쳐야만 하는 구조로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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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로 다른 동물의 해금 방식이 굉장히 이상하다. 일단 각 동물들의 특정 도전과제를 클리어하면 해금되는데, 이게 SHOP처럼 괴상한 것이 도전과제를 클리어 하면 자동 해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즉, 도전과제를 클리어한다고 당장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뭐 일단 도전 과제를 클리어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실력이 생겨서 거기까지 진행을 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구입에 필요한 포인트가 많이 모였으니 그것으로 구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불편하다면 불편한 부분. 그런데다가 몇몇 특정 동물은 PS 스토어에서 돈 내고 구입해야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해금을 시켜도 몇몇 동물은 털 색깔 별로 또 포인트로 해금을 시켜야 된다는 더 이상한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귀찮다. 참고로 초회판에 동봉된 프로모션 코드로 해금되는 블랙&화이트 포메라니안은 사용시 다른 동물 해금이 되지 않으니 주의.

도쿄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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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게임 시스템 자체가 사냥(or 먹이 섭취), 번식, 영역 확장의 세 가지로 함축되는지라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결국에는 기계적으로 사냥하고 번식하고 영역 확장하는 루프 뺑뺑이가 돼버려서 금방 질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카이브 수집이나 장신구 수집&구입이라는 다른 놀 거리도 있긴 하지만 일단 살아남아야 이런 수집요소를 즐길 수 있는 만큼 결국에는 뒷전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개인적인 불만이 많기는 해도 실제 게임 외적인 면으로는 상당히 잘 나온 편이다. 동물의 움직임이나 행동, 울음 소리 같은 것은 상당히 잘 재현 했고 서바이벌 액션이라는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로 잘 숨어서 이동해고 몰래 다가서 사냥이라는 방식으로 잘 표현 했다. 특히 정글로 변한 도시에서 펼쳐지는 동물들의 생존일기라는 참신한 주제는 기존 게임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인 만큼 기회가 되면 한번쯤은 정글의 한 마리 동물이 돼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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