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으로 700만 패키지 판매! 마인크래프트는 어떤 게임?
지난 8월 모장의 개발이사 다니엘 카플란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사의 인디게임 마인크래프트의 패키지 판매량 700만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유명 게임회사나 개발자가 만든 대작게임이 아닌 비주류 인디게임이 700만 장 판매라는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지난 2010년 PC패키지로 정식 판매된 마인크래프트는 인디 게임으로는 최초로 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바 있으며, XBOX 라이브 아케이드, 안드로이드, iOS 기반의 스마트 폰 등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등장하여 인기게임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자본이 투자되지 않은 인디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수많은 대작 게임들을 누르고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낮은 그래픽, 하지만 자유로운 게임플레이>
게임을 처음 접한 많은 게이머들이 ‘90년대 게임인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마인크래프트의 그래픽은 요즘 등장한 게임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캐릭터, 아이템 등이 큼직한 도트와 블럭으로 구성돼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는 낮은 그래픽을 선택한 대신 게이머들에게 자유로운 게임플레이를 제공한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은 부수고, 쪼개서 재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렇게 만든 재료로 도구와 건물을 만들 수 있다 한마디로 주변의 모든 것이 재료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만들 수 있는 건물의 외형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재료만 있다면 원하는 형태를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고 건물 내부나 주변 환경 역시 게이머의 생각대로 꾸밀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다만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 자원을 채취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등의 생산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이템 제작이나 건설에 큰 관심이 없는 게이머들은 적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 모든 것을 내손으로 자급자족 아이템 제작>
마인크래프트 속 아이템은 게이머들 스스로 만들어서 사용해야 한다. 물론 재료나 아이템 등을 마을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이동 시간이 길고 가격 또한 높아 게이머 스스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주변에 널려 있는 자원들에서 채취한 재료는 조합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는데 그 가지 수가 무려 수백 종류에 이른다. 초반에 단순히 몬스터를 피하기 위해 나무판자로 급하게 집을 짓고 식물을 채취해 배고픔을 해결했다면, 많은 자원을 획득한 후반부에는 벽돌, 장식용 등으로 근사한 집을 짓거나 화살, 칼 등의 무기로 몬스터를 사냥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속 모든 아이템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마인크래프트의 제작 시스템은 자원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채취하는 식으로 진행되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진다. 더욱이 게임에서 지급하는 기본 아이템은 곡괭이 하나이고 나침반을 제작하기 전까지는 게임 맵을 확인할 수 도 없을 정도. 기본적으로 게이머들에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원이 무작위로 전 필드에 널려 있어 원하는 자원을 찾기 위해서는 필드를 계속 해매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더욱이 아이템을 제작하는 도면의 설명은 매우 부실하고 게임 속 인터페이스도 매우 불친절 해 게임플레이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패키지 게임을 넘다! 자유로운 멀티플레이>
마인크래프트는 패키지 게임으로 등장했지만 현재는 멀티플레이 기능의 강화로 모바일 앱 게임, XBOX 라이브 아케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등장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의 멀티플레이는 한 서버에 모든 사람이 접속해서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닌 게임에서 생성할 수 있는 서버에서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해 소수의 인원이 플레이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운영체제가 자유로운 인디 게임답게 게임에서 제공하는 서버뿐만 아니라 개인이 제작한 사설 서버에서도 마인크래프트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멀티플레이 기능이 추가되면서 게이머들이 직접 여러 아이템 패치, 신규 모드들이 추가된 임의 게임들을 제작하고 이를 무료로 배포해 게임 콘텐츠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여러 게이머들이 분업을 통해 하나의 건축물을 함께 제작할 수 있어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더 복잡하고 실제와 흡사한 건축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게이머들이 만든 마인크래프트의 건축물들 중에는 ‘피렌체 대성당', ‘크램린 궁', '에펠탑' 등 유명 건물뿐만 아니라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등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도시를 실제 사이즈로 건설하는 등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인 작품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아직은 아쉬운 멀티플레이 환경>
게임성 자체는 뛰어나지만, 인디게임의 특성상 멀티플레이 환경이 정식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에 비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정식 서버가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개인 서버를 만들어 플레이하는 마인크래프트는 그만큼 바이러스나 기타 해킹 프로그램도 함께 유입되는 등의 보안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더욱이 개인서버에서 접속해 즐기는 게임의 특성 상, 운영자가 없다보니 악의적인 게이머가 집을 파괴하고 자원을 모두 불사르는 등의 비매너 플레이를 했을 경우 이를 제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점 또한 게이머들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복제에 취약한 패키지게임, 대중적이지 못한 인디 게임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7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비록 불안한 서버환경,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몇몇 존재하지만 자유로운 게임시스템과 풍성한 게임 콘텐츠, 게이머들을 배려한 운영 등의 장점으로 이를 극복해 내어 인디 게임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개발자는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으로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인디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자들의 작품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어 긍정적이다.", "대박이 날 수 있는 게임이 단번에 나오기는 힘들지만 인디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꾸준한 관심이 있다면 한국에서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