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온라인게임, 아직 승부의 종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란 이야기가 있고 축구에서는 '시작과 끝의 5분'이란 말이 있다. 경기의 승부는 심판이 휘슬을 불거나 공이 멈추어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다.
이는 실제 스포츠가 아닌 게임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2013년 국내 스포츠게임 시장은 넥슨과 EA의 야심작 피파온라인3의 등장에 초점이 모아졌다. 피파온라인3는 압도적 스케일과 그래픽, 방대한 라이선스, 진보된 게임 시스템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면 시장의 초토화 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강력한 라이벌이자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2가 조만간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사실상 시장의 정점에 서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경쟁 게임들은 미처 게임을 시장에 공개하기도 전에 승부가 끝날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이어진 피파온라인3의 비공개테스트는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서비스를 앞두고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스포츠 광고를 연상시키는 고퀄리티의 TV CF까지 준비했을 정도로 넥슨의 준비는 철저했다.
그런데 문제는 예상치 못하게 오픈베타 직후 발생했다. 비공개테스트에서 문제가 없었던 매칭 시스템이 삐걱거리며 원활하게 게임이 이뤄지지 않은 것. PC방 점유율에서 약 15만명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폭발력을 보였는데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타이밍을 스스로 놓쳐버린 결과가 됐다. 서비스 초기 PC방 점유율은 8% 이상을 기록했지만 서서히 하락해 현재는 3%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경쟁 게임들을 다소 숨통이 트였다. 일단 서비스 종료라는 사망신고를 받은 피파온라인2도 종료 시점까지 기존 사용자들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피파온라인2는 피파온라인3의 오픈베타와 동시에 유지하고 있던 마지막 산소 호흡기를 떼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6년간 서비스를 즐겨온 사용자들은 마지막까지 게임에 대한 충성도와 애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학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사용자들을 위해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모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파온라인2가 여전히 PC방 점유율에서 2%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게임의 위닝일레븐 온라인도 마니아와 핵심 사용자 공략을 위해 노력 중이다. 게임의 주력 라이선스이자 콘텐츠를 차지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의 16강 매치가 다가오면서 SBS ESPN의 해외 축구 중계에 게임의 로고를 노출하고, 검색 포털의 해외축구 페이지를 통해서도 게임 알리기에 한창이다. 매칭 시스템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럽 클럽투어도 조만간 진행을 예정하고 있다.
오픈베타 이후 시점보다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탄탄한지지 세력을 유지하고 있고 위닝일레븐만이 가진 특유의 조작감과 게임성은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 한게임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모션과 업데이트를 통해 향후 스포츠게임 라인업의 스타트를 끊은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애니파크의 신작 차구차구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사실 차구차구의 시장 초기 진입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피파온라인3, 위닝일레븐 온라인과 달리 해외 라이선스 부분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스포츠 장르 포함 캐주얼게임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시장의 상황은 약점 보다 게임의 폭발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2일 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차구차구는 검색포털의 상위권을 장악했고, 테스트가 시작하자마자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사용자들이 몰려들었다.
리얼 축구게임과 차별화된 차구차구의 매력에 호평을 보내는 사용자들도 빠르게 늘어났다. 애니파크의 대표이자 CJ게임즈를 총괄하고 있는 김홍규 대표의 공격적 프로모션과 마케팅도 시선을 잡아끄는데 성공하며 차구차구가 가진 매력을 사용자들에게 전파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차구차구는 피파온라인2를 서비스했던 네오위즈게임즈와 채널링을 진행할 예정에 있는 만큼 기존 사용자들에 대한 접근성은 다른 게임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H의 풋볼매니저 온라인도 서비스를 위한 담금질 작업에 한창이다. KTH는 지난해 12월 비공개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현재 차기 테스트를 위해 영국의 스포츠인터랙티브와 콘텐츠 완성도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테스트를 통해 PC게임 풋볼매니저와 다른 풋볼매니저 온라인만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한 만큼 차기 테스트에서는 사용자들이 게임에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지난 테스트에서 콘텐츠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원작 PC게임 풋볼매니저에는 단순하지만 게임 내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녹여낸 만큼 KTH 개발팀과 스포츠인터랙티브 인력들은 이러한 게임성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인터랙티브의 주력 개발 인원들은 KTH와의 의견 조율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국에서 자주 한국으로의 방문을 진행 중이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축구게임들의 본격적인 경쟁은 2013년 진행될 예정이다. 여전히 피파온라인3가 시장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차구차구가 기대 이상의 선전 중이다.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가 끝나는 시점까지 회사들이 어떠한 준비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축구 게임들의 향후 성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