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잡학사전]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휴대용 게임기

비디오게임 시장은 수십년에 걸쳐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제품들의 출현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이 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 기기들 역시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가장 혁신적인 발전 중에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게임기, 즉 휴대용 게임기 역시 포함된다.

지금이야 카트리지 또는 메모리카드를 끼웠다 빼며 여러 게임을 즐기는 형태의 게임기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처음 개발 당시에는 하나의 게임만을 즐길 수 있는 전용 게임기의 개념이었으며, 게임의 화면 표시 방식은 전자계산기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전자식 휴대형 게임기기로는 와코의 '전자 틱-택-토' 크래그스탠의 '잠망경 사격장'과 같은 게임기가 있으며,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휴대형 게임기의 형태로는 밀튼 브래들리 컴퍼니에서 제작했던 '마이크로비전'이 최초의 기기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휴대형 게임기기가 대중화 된 것은 닌텐도 고 요코이 군페이를 중심으로 개발했던 '게임&와치' 시리즈로 1980년부터 1991년까지 수십여 종이 출시되는 가운데 '슈퍼마리오' '동키콩' '젤다' 와 같은 닌텐도 대표 비디오게임들 역시 이 시리즈로도 게이머들과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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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와치'의 성공에 고무된 닌텐도는 본격적 휴대형 비디오게임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며, 그 결과물이 1989년 출시된 '닌텐도 게임보이'다.

이 기기는 패미컴의 조작 방식을 그대로 이으면서도 카트리지 교환 방식으로 게임을 바꿔가며 플레이 할 수 있었던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전 세계 3천만장 이상 판매된 '테트리스'나, 2,360만장이 판매된 '포켓몬스터 레드&블루'와 같은 인기 게임이 등장하며 오랜 시간 휴대용 게임기의 선두주자로 군림해왔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닌텐도는 개량형 기기인 '게임보이포켓' '게임보이 라이트'와 같은 제품을 선보였으며, '게임보이 컬러'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보이 어드밴스 SP'와 같은 후계기종 역시 압도적인 게임 라인업을 내세우며 게이머들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특히 '포켓몬스터'의 열풍은 '게임보이' 시리즈의 인기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닌텐도가 위협받던 게임 왕국의 명예를 되찾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 '게임보이' 시리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동안 게임 업계에서는 아타리 '링스', 세가 '게임기어', 반다이 '원더스완', NEC의 'PC엔진 GT'. SNK의 '네오지오 포켓' 등이 컬러 화면, 다양한 기능 등을 앞세우고 '타도 게임보이'를 외치며 등장했다.

하지만 이 중 인상에 남을 만큼 성적을 내어보인 기기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한국에 '미니 알라딘 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했던 '게임기어'는 당시 대히트 중이던 '소닉' 등의 세가 대표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음에도, 화면 잔상과 AA 배터리 6개를 넣고도 '게임보이' 작동시간의 절반 수준인 극악의 전기 소비량, 휴대용 기기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큰 사이즈 때문에 거치형 기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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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버추얼보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닌텐도를 떠난 고 요코이 군페이를 영입해 야심차게 선보였던 반다이의 '원더스완'의 경우 당시 닌텐도와 사이가 좋지 못했던 스퀘어를 서드파티로 영입, '파이널판타지' 초기 제품들을 2세대 기기인 '원더스완 컬러'를 통해 출시하며 어느 정도 팬층을 확보하기는 했으나, 컬러 화면에 더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게임보이 어드밴스'에 장기전에서 밀려버렸다.

휴대용 기기 대전에서 승리한 닌텐도는 2004년 2개의 화면과 터치패널로 무장한 차세대 기기인 '닌텐도DS'를 최초 출시했으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경쟁 구도를 이끌어가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도 MD를 개량한 UMD를 미디어 포맷으로 활용한 고사양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을 같은해 최초 출시해, 휴대용 기기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 시기는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들이 비슷한 게이머층을 타겟으로 뒀던 것과 달리, 휴대형 기기로 구분돼 있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었던 점이 주목할 부분이었다.

'닌텐도DS'의 경우 간단한 조작과 캐주얼 게임 위주의 라인업으로 기존 닌텐도 팬 뿐만 아니라 게임을 잘 즐기지 않던 사람들을 사용자 층으로 흡수하고자 했으며, 반대로 'PSP'는 압도적인 게임 퀄리티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바탕으로 코어 게이머 및 멀티미디어 이용자들에게 복합 기기로써의 역할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양 기기는 저마다의 영역을 구축하며 공존하게 됐으며 '닌텐도3DS'와 'PS비타'로 일정 부분 계승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위협하는 새로운 상대가 등장했으니, 바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이 그것이다.

스마트폰은 별도의 기기 없이도 캐주얼 게임부터 고사양 게임까지 게이머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게임을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으며, 플랫폼별로 경쟁 및 협력 요소도 지원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앞세우며 휴대용 게임기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전용 기기가 아닌 탓에 게임 플레이시 배터리 소모가 심해지는 등 단점도 존재해 완벽한 대체상품이 되지는 못하고 있으며, 앞선 시대의 휴대용 게임기 경쟁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영역 내에서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휴대용 게임기는 언제 어디서나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담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왔다.

물론 거치형 게임기나 PC 등과 비교했을때는 그 성능에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자신만의 특징과 휴대성을 앞세우며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디오게임 시장의 대표 주자인 만큼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새로운 즐거움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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