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대표 게임사들 "간판 게임 전환으로 시장도전"
지속적인 성장을 거둬온 한국의 게임 산업은 온라인게임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으로의 확장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또한,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국내 게임 산업도 온라인게임 일변도에서 모바일게임 시장까지 아우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발맞추어 끊임없는 도전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한 움직임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게임 시장의 중심에 위치하기 위한 시도와 변화도 진행 중입니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급변하는 게임 산업 시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트렌드와 이러한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게임 업체들의 움직임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기관, 상점, 영업소 따위에서 이름이나 판매 상품, 업종 따위를 써서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이게 걸거나 붙이는 표지', '대표하여 내세울 만한 사람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간판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이다. 프로 스포츠 팀에는 팀을 상징하는 간판 선수가 있으며, 유명한 식당에는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간판 메뉴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간판을 교체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한다. 자신들을 대표하는, 자신들의 상징을 교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뜻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간판교체 움직임은 국내 게임사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신들을 대표하는 게임이 있다는 것은 좋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자신들의 이미지가 고착화 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틀을 깨고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을 게임사들이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캐주얼 게임 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렬한 넥슨은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고, 근래에는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이외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여 온 넥슨은 피파온라인3와 도타2를 앞세워 또 다른 면모를 내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에 돌입한 피파온라인3와 정통 FPS 워페이스를 통해 넥슨은 어느 정도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었다. 특히 피파온라인3는 최근 PC방 점유율 8%를 넘으며 2위를 차지해, AOS와 MMORPG가 독식하고 있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넥슨은 월드컵 본선 진출과 U-20 축구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피파온라인3의 성적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넥슨은 도타2를 내세워 리그오브레전드와의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AO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오는 가을에 정식서비스 될 예정이 도타2를 위해 넥슨은 다양한 종류의 리그를 펼쳐 게임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7월 6일 서울 삼성동 곰TV 스튜디오에서 넥슨 스타터 리그(NSL)을 개막했으며, 추후에도 다양한 리그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밝히기도 했다.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 문제로 난항을 겪었던 네오위즈게임즈는 자체 개발작으로 자신들의 간판을 새롭게 내건다는 입장이다. 자사에서 개발 중인 MMORPG 블레스와 MORPG 프로젝트 블랙쉽이 그 주인공들이다.
블래스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NPC와 인연을 만들어 가는 자유도 높은 퀘스트와 10개의 종족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개성 그리고 공중전 콘텐츠를 앞세운 MMORPG로 올해 안에 비공개테스트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몰입감 있는 세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게임이지만 실제 같은, 실제 같지만 게임인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블랙쉽은 세븐소울즈, 레전드 오브 소울즈 등을 개발한 자회사 네오위즈CRS(대표 오용환)가 개발한 액션 MORPG로, 40여명의 개발진이 1년 6개월에 걸쳐 개발한 게임이다. 세 시대를 배경으로, 초자연적인 물리현상을 조사하고, 은폐하기 위한 교황청의 비밀 조직 블랙쉽의 활동을 그리고 있으며, 환경과 상호 작용을 통한 과장된 파괴 액션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네오위즈CRS 박성준 개발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젝트 블랙쉽의 액션은 다른 게임보다 좀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사실적인 타격감과 움직임을 위해 하복 물리엔진을 도입하고, 호쾌한 리액션 개념을 구현해 헐리웃 블록버스터 같은 느낌을 구현했다.
또한, 최근 게임 시장의 흐름에 맞춰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 최적화시킨 모바일 버전도 함께 개발 중인 것도 특징이다.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등의 액션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 온 '액션명가' KOG는 그간 라인업과는 다른 MMORPG라는 새로운 장르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OG가 개발 중인 아이마는 KOG의 강점인 액션에 MMORPG 요소가 더해진 게임으로 액션게임의 타격감을 MMORPG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인 게임이다. 지난 4월에는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액션게임의 타격감과 컨트롤의 재미에 MMORPG의 직업 시스템과 역할 분배가 더해진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것"이 KOG 측의 설명이다. 또한 가디언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가디언 시스템은 새로운 패턴의 전투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가디언들은 사용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며, 등급과 속성에 따라 제각각의 특징을 선보인다.
오디션으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댄스 열풍을 불러온 YD온라인은 신작 모바일 리듬액션 게임인 리듬의 신으로 간판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리듬의 신은 단순한 원터치 조작으로도 경쾌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음악에 따라 배경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리듬액션 열풍을 몰고 온 YD온라인이 리듬의 신을 통해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다시 한 번 리듬액션 열기를 이끌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판 교체는 모험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게임이 아닌 새로운 것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험의 결과는 둘 중 하나다. 큰 상처를 입고 고향으로 돌아오거나, 금은보화를 찾아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다. 과연 게임사들의 모험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