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로나19 시대 글로벌로 눈길 돌리는 게임사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지 1년 반,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업계도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총 12부작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과 시장 분석, 그리고 미래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해봅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 신작 프로젝트는 물론 자사의 대표작 서비스 지역의 확장 등 여러 방면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회사 중 하나로 넷마블을 꼽을 수 있다.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마블의 첫 오픈월드 RPG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선보인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전 세계 1억 2000만 명 이상이 즐긴 '마블 퓨처 파이트'를 통해 글로벌 노하우를 쌓아온 넷마블몬스터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
마블 퓨처 레볼루션

넷마블은 지난 6월 29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사전예약 소식을 전했다. 넷마블은 마블 영웅들을 활용해 글로벌 240개국 게이머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넷마블의 자체 IP를 활용한 머지류 게임인 '머지 쿠야 아일랜드'와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BTS드림(가제)'도 하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한다.

PC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스팀(steam) 정상에 올랐던 크래프톤도 글로벌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뉴 스테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원작의 경험을 계승 및 심화한 모바일 게임이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알파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글로벌 사전 예약자도 1,700만 명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또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지난 2일 현지 시장에 내놨다. 게임의 사전 예약에는 4000만 명이 넘는 인도의 게이머가 몰렸다. 이 게임은 인도와 중국의 분쟁으로 텐센트가 퍼블리싱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 차단 이후 크래프톤이 야심에 차게 준비해온 작품이다. 출시에 앞서 사전테스트를 진행했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지난 2일 인도 시장에 최종 출시했다.

펄어비스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붉은사막'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17137.com에서는 기대작 순위 10위권에 랭크됐다. 이 게임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으로 개발 중인 게임으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게임은 콘솔과 PC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간판 게임인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도 서비스 영역을 중국까지 넓힌다. 지난 6월 28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에 외자 판호를 허가했다. 퍼블리셔는 텐센트가 투자한 아이드림스카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운로드 수 28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크게 성공한 게임으로 중국에서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검은사막 모바일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작품들도 글로벌 진출 절차를 밟고 있다. 웹젠은 자사의 대표 게임인 '뮤'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MU Archangel)'을 지난 5월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출시했다. 출시 초반 필리핀과 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8위와 10위에 올랐다.

웹젠은 PC 게임 시장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국내에 PC용 MMORPG '썬 클래식'을 출시했다. '썬 클래식'은 PC 온라인게임 '썬(S.U.N.)'의 아이템 및 옵션 체계, 그래픽 등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을 개선한 리부트 버전이다. 국내 서비스에 이어서는 '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등 해외지역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미르4
미르4

지난해 11월 출시되어 국내 시장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MMORPG '미르4'도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르4'는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유명한 '미르의전설' 시리즈의 정통 후속작이다.

'미르4'는 일본, 대만 등 지역을 포함해 11개 언어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는 8월에서 9월 정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경우 서비스를 맡아줄 퍼블리셔를 찾아야 해서 퍼블리셔를 확정하는 작업이 먼저 진행된다. 위메이드는 올해 안에 퍼블리셔를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등장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스타트업 기업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엔픽셀도 '그랑사가'의 해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랑사가'는 수집형 MMORPG로 지난 1월 출시돼 구글 플레이 매출 3위 등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엔픽셀은 '그랑사가'의 연말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서비스 권역이나 절차 등 다방면에 걸쳐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랑사가
그랑사가

블루포션 게임즈의 모바일 MMORPG '에오스 레드'도 주목할만하다. 국내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에오스레드'는 지난해 대만 등지에 출시돼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 6월 두 번째 해외 진출 지역인 동남아시아 10개국에서 동시 출시를 진행했다. 태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리니지 월드와이드)'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마일게이트RPG의 PC용 MMORPG '로스트아크'는 미국의 아마존게임즈가 2021년 내 북미와 유럽에 독점 서비스한다.

카카오게임즈도 크래프팅 생존게임 '디스테라'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그라비티도 자사의 영향력이 탄탄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물론 최근 일본 시장에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선보이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노력하는 이유는 코로나19라는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먼저 글로벌 시장 그리고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외부활동 등 다른 취미생활이 힘들어지자 즐기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는 모바일 게임에 많은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다.

소비자 게임 지출(출처=앱애니)
소비자 게임 지출(출처=앱애니)

앱애니는 IDC와 제휴를 통해 분석한 '2021 게임 스포트라이트' 보고서에서 2021년 게임 관련 소비자 지출이 총 2040억 달러(23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중 모바일이 절반 이상인 1200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다. 모바일게임은 전년 대비 20%라는 어마어마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글로벌 게임 시장의 성장은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북미 지역 모바일 이용자 3억 370만 명 중 2억 3870만 명이 모바일 게임을 활발하게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의 접근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방식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2020년 중국 게임 시장 총 영업 매출은 2786억 위안(약 47조 원)이며, 2019년 대비 20.71%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만 보면 영업매출 규모는 2096억 위안(약 35 조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32.61% 증가했다. 엄청난 성장세다. 중국 게임 시장은 2018년 5.32%, 2019년 7.66%로 비교적 저조한 성장을 보였으나 코로나19의 상황에 다시 고성장세로 돌아섰다.

중국 게임 시장 매출 규모(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게임 시장 매출 규모(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실제 국내 게임사들도 2020년 북미나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재미를 봤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넷마블은 지난해 3월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를 북미 시장에 선보여 로블록스, 캔디크러쉬사가 등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고, 북미지역 자회사 카밤과 잼시티 등을 통해 해외 공략에 힘을 쓰고 있다. 연간 2조 원이 넘는 돈을 벌고 있는 넷마블은 21년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71%를 넘는다.

컴투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컴투스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를 위한 판호까지 획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서머너즈워'는 글로벌 서비스 7년 동안 매일 10억씩 벌어들였다. 컴투스의 21년 1분기 매출 비중을 보면 북미 33.1%, 유럽 18.8%, 우리나라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23.6%다. 1분기 1167억 원의 매출 중 909억 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서머너즈워 7주년 성적
서머너즈워 7주년 성적

크래프톤도 상황은 비슷하다. 크래프톤은 21년 1분기 기준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배틀그라운드 IP로 회사 전체 매출의 96.7%를 올렸다. 1분기 매출은 4610억 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94% 이상이다.

게임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택근무 도입 등으로 개발이 기존보다 순탄치 않은 점도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힘을 더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고 작업이 순탄하지 못하면서 대형 게임사들도 일 년에 선보일 수 있는 작품에 한계가 있다. 한 작품의 가치가 더 높아지기에 최대한 많은 시장에 선보이고 성과를 거두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의 유행으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은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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