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게임 표절과 복사.. 저작권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해당 기사는 지난 2025년 3월 13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오래전 어두웠던 시절, 게임을 불법 복사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불법 복사의 역사, 암흑기의 그 시절]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다소 어두운 얘기를 좀 해야할 것 같군요. 그시절.. 게임 복사와 관련하여 대 암흑의 시대를 거치지 않았습니까? 그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자는 것이죠. 언젠가는 한 번 다뤄야할 주제였거든요.
검떠: 그렇습니다. 사실 저작권이라는 게 제대로 정립된 것이 90년대 초반부터 중반 정도라고 할까요? 아니지 뭐 2000년 다 될때까지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겨우 정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오늘 그런 다양한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네요.
조기자: 좋습니다. 사실 게임 표절이나 불법 복사 등의 이슈는 워낙 얘기가 많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축약해서 살펴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빠진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릴께요.
[게임 표절과 불법 복사는 초창기 일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것]
조기자: 사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진 것은 우리나라 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이었죠. 사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미국이나 일본도 초창기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검떠: 정확히는 저작권이 아니라 제작권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조기자: 일본에서도 다양한 표절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코나미의 대표 잠입액션 게임인 메탈기어라든가... 세가의 대표 게임인 베어너클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대표적인 표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SNK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영화의 주인공들을 자기 것 마냥 가져다 쓰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의 눈높이가 아니라 과거 그 시절에는 이랬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기자: 세가의 '베어너클 2' 표지는 어떻습니까? 익숙한 영화배우가 등장하지 않습니까?
일본에 아리나민 V 라는 약이 있었는데, 거기에 광고로 등장한 아놀드의 얼굴이 베어너클 2 표지에 그대로 박혔죠.
검떠: 한국도 예전에 60억분의 1의 사나이라고 불리던 효도르가 벌꿀 광고하던 영상이 있었는데..

조기자: 또 과거에 너무 유명했던 레이싱 게임 '아웃런'도 구설수에 휘말렸던 게임이죠. 세가가 대놓고 베꼈던 자동차..
비싼 명품카를 타고 해변가를 달리는 것은 그야말로 로망이 아닌가 지금도 생각되네요. 언제쯤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해변가를 달릴 수 있을지.. (이미 다 늙어버렸고.. 크흡)

조기자: 각설하고... 저 세가 아웃런의 경우에는 페라리에게 소송을 당해서 참교육 당하기도 했죠. 너무도 선명한 페라리 마크 때문에.. 어떻게 쉴드를 치려고 해도 칠 수 없었던 시절입니다. (유스즈키의 흑역사랄까요..)
검떠: 아웃런.. 게임 자체는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당시에는 엄청난 3D 효과를 보여줬으나.. 소송에는 져버렸죠. 그래서 최근 아웃런에서는 저 페라리 마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외에 SNK의 네오지오의 초창기 카발류 슈팅 게임 '남 1975'도 영화 관련 표절이 재미있습니다.



조기자: 이처럼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창기 영화나 만화에서 캐릭터를 따오는 것은 일본에서도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코나미, 세가, 캡콤 할 것 없이 다양한 곳에서 표절해서 광고를 하거나 캐릭터를 본 따거나 했었죠.
당시 게임 치고 너무 퀄리티가 좋다거나 멋진데? 싶으면 영화에서 따온 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죠.
검떠: 흐흐 저는 초창기 영화광이었던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스내처' 시리즈가 기억에 확 남는군요. 메탈기어에 이어 스내처에서도 영화 터미네이터의 흔적이 스쳐 지나갑니다.


검떠: 또 하나,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2에 등장한 m bison과 발록의 어설픈 혼돈 관계가 이 저작권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 시작됐다는 게 기억나네요.
일본에서는 M.bison 이라고 쓴 복서 캐릭터는 아무리 봐도 빼박 마이크 타이슨이었죠. 그런데 미국에서 소송에 걸릴까봐 미국에서는 발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어떻게 불러도 헷갈리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복서 혹은 칙칙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검떠: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표절로 판명난 캐릭터는 또 있죠. 바로 끝판왕! 베가 입니다.
일본에 모 만화책에서 모티를 따온 캐릭터로, 어마무시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캐릭터죠. 특히 무한 연속기가 남발되는 캐릭터로, 사천왕을 처음으로 플레이블하게 되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에서는 가일과 함께 최강 캐릭터로 군림하는 진심 끝판왕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검떠: 이것도 예전에 충분히 논란이 됐었던 이미지죠. 디자인의 구도나 일러스트, 디자인 레이아웃 등이 매우 비슷하지 않습니까? 게임이 출시된 당시엔 저런 표절들이 워낙 비일비재 했었기 때문에 하나 하나 따지고 보면 특집 하나 나올 수준입니다.
조기자: 국내에서도 비슷한 경우는 있었죠. 봄버맨과 크레이지 아케이드, DDR과 펌프 등이 그것입니다.

조기자: 코나미의 DDR과 안다미로의 펌프잇업도 엄밀히 말해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 건이었죠. 누르는 방향만 다른 뿐 거의 흡사했거든요. 다만 심증적인 부분과 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괴리가 있으니까요.

[게임 복사의 역사]
검떠: 그렇다면 게임 복사는 어땠을까요? 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국내도 암흑기 무법지대였죠.
예전에 일본 게임잡지에서 이러한 만화가 연재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 게임잡지 기자들이 한국에 용산을 찾은 이야기인데요,
각종 신기한 게임기들이 가득한 것을 취재한 내용이었습니다. 보면 온갖 신기한 패미콤들이 판치고 있던 그 시절을 정확히 묘사한 만화였습니다.

검떠: 지금은 추억이지만, 그 시절 일본 잡지 기자의 눈에는 상당히 신기하고.. 또 미개해보였겠지요. 엄청난 짝퉁 패미콤을 보는 오묘한 기분...
조기자: 사실 저 시절에 한국도 저작권 개념은 약했습니다. 일단 IBM PC를 구입하면, PC 판매처에서 하드에 가득 게임을 복사해서 깔아주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원하는 게임을 말하면 깔아준다.. 보편적인 얘기였죠.
물론 패미콤은 여러가지 합팩들이 등장했고, 기기들마다 기본적으로 게임이 내장되어 있어서 그런 걸 즐겼는데요, 나아가 슈퍼패미콤 시절로 넘어가면 UFO라는 기기들이 판치기 시작했습니다.

UFO 슈퍼패미콤 팩을 꽂고.. 옆에 3.5인치 디스켓으로 복사해준다
조기자: 이렇게 UFO를 구입하면 3.5인치로 게임을 복사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UFO 중에서도 '패왕'이라고 불리우던 기기가 있었는데, 성능이 정말 탁월했죠. 당시 3.5인치 디스켓 용량이 슈퍼패미콤 게임과 비교해서는 꽤나 큰 용량이었기 때문에 마음껏 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시장을 강타했던 MSX 계열.. 재믹스 분야는 그야말로 불법 복제의 소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불법 복제 팩들이 난무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재미나 상표가 강력했습니다. 지금도 정식 발매라고 생각하신 분이 계신지 모르겠는데.. 당시 재미나 팩 전체가 불법 복제였어요



조기자: 이런 재믹스 용 불법 복제 게임들은.. 지금 보면 꽤나 흑역사지만, 당시에는 저작권이 불분명했던 시절이니까요. 암흑기이긴 했지만 저는 나름대로 소중했던 게임계의 역사라고 생각해서 존중하는 편입니다. 이런 시도들이라도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콘솔 게임기의 불법 복제는 한참 후까지 이어져서,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조기자: 세가새턴은 모드칩이 등장했었죠. 이 모드칩을 달면 복사 CD로도 게임이 돌아갔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또한 모드칩을 붙이면 복사 CD가 돌아갔으니까요. 당시 용산에서 복사 CD 엄청나게 팔리던 기억이 납니다. 파이널 판타지 7 복사 CD가 정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했었으니까요.
검떠: 복사는 계속 이어져서, PS2 하드로더로 이어졌죠.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이 막 확장되고 넓어지던 시절이었는데, PS2 하드로더로 엄청나게 피해를 봤죠. 나중에는 PS2에 하드 2테라 정도로 유통하던 업자들도 있었거든요.. 참 심각했던 시절입니다.

검떠: 나아가 이런 복제 기술은 NDS에서도 확 꽃을 피웠죠.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던 R4..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용산이든 국전이든, NDS를 구입하면 저 R4를 기본 탑재해서 껴줄 정도였거든요.
당시 닌텐도가 장동건이나 이나영을 광고 모델로 쓰면서 열심히 공을 들였는데.. 한국 시장에 대해 얼마나 큰 실망을 했을지요.

검떠: 이후에도 국내에는 다양한 불법 복제 기기들이 돌아다니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게임 유통 시장이 여전히 남아있죠.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은 바로 중국산 '월광보합'의 확산입니다.
많게는 만 가지 게임이 통합되어 돌아가는 월광보합이 빠르게 퍼지면서 레트로 게임은 여전히 복사의 어두운 심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지요.
너무 옛날 게임이다보니 개발사들이 단속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복사 기기를 쓰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조기자: 자아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옛날 얘길 했는데.. 너무 짧게 압축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어두운 시절의 얘기니 만큼 다소 불쾌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 또 복사 얘기를 너무 자세하게 하면 가이드가 될 수도 있어서 요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검떠님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검떠: 네. 조기자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재미난 포스팅해보죠. 조심히 들어가세요.
조기자 : 네에.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게임 표절과 복사'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