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민 인터랙티브 "'리전 오브 저지먼트', 익숙한 메트로배니아의 재미를 현대적으로"
"'메트로이드'나 '악마성 드라큘라' 같은 1980~1990년대 게임과 비교하면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성과 기술 적용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뎠다고 봅니다. 그래서 메트로배니아를 현대화하자는 방향으로 접근해 개발 중인 작품이 '리전 오브 저지먼트'입니다."

이는 테레민 인터랙티브 유준영 대표가 자사에서 개발 중인 '리전 오브 저지먼트'의 방향을 압축한 말이다. '리전 오브 저지먼트'는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포토리얼 그래픽과 빠른 비뎀업 전투를 앞세우는 동시에, 1980~1990년대 메트로배니아와 액션 RPG에서 느꼈던 향수를 담은 작품이다.
현재 게임을 개발 중인 테레민 인터랙티브는 2022년 5월 설립됐다. 과거 멘티스코에서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를 만들었던 주축 멤버들이 다시 모였고, 이후 'P의 거짓'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았던 개발자도 합류했다. 현재 내부 개발 인원은 총 3명이지만, 과거의 인연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명 '테레민'은 과학자 레프 테레민이 만든 전자악기에서 가져왔다. 손을 대지 않고 주파수를 조절해 연주하는 악기로, 처음에는 낯설지만 계속 들으면 익숙한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유 대표는 "회사 이름에는 생소해 보이지만 직접 플레이하면 익숙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리전 오브 저지먼트'는 메트로배니아와 루트 슈터 두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언리얼 엔진은 슈터 장르에 친화적이지만, 소규모 인력으로 대량의 리소스가 필요한 루트 슈터를 완성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개발진은 사이드 스크롤 방식의 메트로배니아가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약 1년 동안 버티컬 슬라이스를 제작한 결과, 세 명이 만든 빌드에서 약 6시간 30분의 플레이 분량이 나왔다. 이후 전체를 다듬기보다 게임의 특징을 압축한 20여 분 분량의 알파 데모를 한 달 동안 새롭게 제작해 시장 반응을 확인했다.
유 대표는 "게임의 핵심이자 강점은 메트로배니아의 현대화이며, 개발진은 '악마성 드라큘라 X: 월하의 야상곡'에서 느꼈던 RPG와 탐험의 향수를 현대적인 비주얼과 전투로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1990년대 할리우드 액션에 홍콩 누아르와 일본 야쿠자물의 색채를 섞어 작품만의 분위기도 구축했다.
게임은 인간 사회의 배후에서 늑대인간들이 사람들을 조종하는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늑대인간과 대립해 온 조직 '군단'의 수장이었던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과 관련된 사건을 계기로 살해당하고, 군단도 와해된다. 이후 주인공은 늑대인간 혈청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박사에게 붙잡혀 약 20년 동안 실험체로 살아간다. 실험으로 주인공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자아와 인격이 생겨나며, 이들이 육체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유 대표는 "내면에서 여러 인격과 싸우는 것이 이야기의 중요한 축"이라며 "상담사 NPC를 통해 기억 속으로 들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도 게임 플레이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처음에는 불이 있는 공간을 지나지 못한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불과 관련된 내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공포를 극복하고, 이후에는 불을 칼에 붙여 공격에 활용한다. 약점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능력으로 전환하는 구조까지 발전시켰다.
전투에는 비뎀업이라고도 불리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감각을 결합했다. 공중 콤보보다 지상에서 적과 합을 주고받으며 전진하는 빠른 전투를 지향하고, 잡기와 연속 공격도 활용한다.
주인공은 환도와 일본도를 사용하며, 최종적으로 환도와 일본도를 동시에 사용하는 쌍수까지 세 가지 스탠스를 활용한다. 장착한 아이템에 맞춰 실제 복장이 바뀌는 시스템과 새로운 능력을 얻어 과거 지역의 장애물을 돌파하는 전통적인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백트래킹도 준비 중이다.

유 대표는 "최근 메트로배니아가 소울라이크 방향으로 발전하며 성취감과 함께 피로도도 높아졌다"며 "저희는 빠른 전투로 스트레스를 줄이되, 파밍과 RPG 성장 요소로 난도를 보완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낮에는 미션을 수행하고 밤에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호텔을 운영하는 요소도 담아냈다. 호텔 운영은 타이쿤보다는 '어쌔신 크리드 2'의 저택 시스템에 가까운 성장 거점 형태로 마련했다고 한다. 호텔에서 번 돈으로 시설을 발전시키고 군단원을 유지하며, 장비와 캐릭터도 성장시킬 수 있는 형태다.
최근 알파 데모 공개 이후에는 미국과 일본,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이용자들이 유입됐다. 특히 브라질 이용자들은 문제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DM으로 보낼 정도로 적극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이용자가 발견한 버그를 개발진이 즉시 수정한 뒤 동의를 얻어 스팀 공지에 올렸고, 이 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게임이 알려지기도 했다.

수치로도 반응이 나타났다. 별다른 홍보 없이 약 2년 동안 4,700개가량 쌓였던 스팀 위시리스트는 알파 데모 공개 후 2주 만에 5,000개 이상 늘어 누적 1만 개를 넘어섰다. 이용자 중 90% 이상이 '게임에 다듬을 부분은 있지만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피드백은 실제 개발에도 반영되고 있다. 개발진은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화면 효과, 공격 카메라, 대미지 등을 수정하고 있다. 게임을 더욱 다듬어 오는 10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한층 향상된 재미를 선보일 계획이다.
'리전 오브 저지먼트'는 우선 스팀 출시를 목표로 하며, 콘솔 버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목표 플레이 시간은 약 30시간이고 유료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시스템은 현재 80% 이상 완성됐지만, 세 명이 개발을 이어가면 제작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투자와 퍼블리싱을 통한 인력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막바지 유 대표는 "약 1년 6개월 안에 출시하는 것을 로드맵으로 잡고 있으며, 현재 목표 출시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메트로배니아를 현대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과거 우리가 즐겼던 메트로배니아의 향수를 '리전 오브 저지먼트'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