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소니의 디스크 판매 중단 발표. 왜 난리인가?

소니가 2028년부터는 실물 디스크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가 난리가 났습니다. 13년 전에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친구에게 빌려주는 방법 영상을 공개하면서 중고 판매를 막으려는 XBOX의 정책을 조롱했었는데, 이제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친구들에게 빌려줄 수 없게 됐네요.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PS6는 아예 디스크가 없는 버전으로만 발매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발표였기 때문인지 반발이 상당히 거셉니다. 아무리 실물 패키지 판매량이 감소하고, 디지털 판매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하나, 구매 방식을 개인의 편의에 따라 고를 수 있는 것과, 아예 실물 패키지를 구매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니까요. 일부 매체에서는 근 20년간 발표된 소니 관련 소식 중 가장 충격적인 스캔들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물리 디스크를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는 소니 공식 발표_출처 소니 공식 블로그
물리 디스크를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는 소니 공식 발표_출처 소니 공식 블로그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는 소매점에서는 소니의 이번 발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고, 이번에 디스크 버전 없이 코드 동봉으로만 발매되는 GTA6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곳까지 나왔습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집단 소송으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있어 보입니다.

​소니가 디지털 판매로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은 실제로 디지털 판매 비중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디지털 판매 완전 전환으로 가져올 수 있는 이득이 실물 패키지를 같이 판매할 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입니다.

​칸탄게임즈의 대표인 세르칸 토토 박사는 게임을 디지털 판매로 완전히 전환하면 게임사 입장에서 최대 54%의 수익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70달러 게임을 기준으로 봤을 때 게임당 물리 디스크 생산 비용으로 소모되는 25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디지털 전환시 수익 증가 예측_출처 칸탄게임즈
디지털 전환시 수익 증가 예측_출처 칸탄게임즈

실제로 소니의 2025년 회계 발표에 따르면 전체 게임 판매량 가운데 디지털 다운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미 상당 부분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 디스크를 유지하는 것은 소니 입장에서 비용 낭비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덤으로 신형 기기를 발매할 때도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거할 수 있는 만큼 기기 원가 비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 골치 아팠던 게임 중고 거래도 자연스럽게 막히게 됩니다. 소니의 이번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한 것을 보면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디스크 판매 중단이 게임 구매를 대여 개념으로 바꾸려는 플랫폼의 횡포라는 것입니다. 소유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실물 디스크 판매 중단과 함께 발표된 소니의 PS3, PS비타 스토어 종료 소식은 이런 소비자들의 걱정에 확신을 심어주는 결정입니다. 당분간은 기존에 구입했던 게임들은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유지한다는 입장이긴 하나, 소니가 PS3, PS비타 스토어를 완전히 폐쇄하면 기존에 PS3, PS비타 스토어에서 디지털로 구입했던 게임들을 다시는 즐길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라인 접속이 필수인 것은 아니니, 기기에 다운로드 받아두면 계속 즐길 수 있긴 하지만, PS3와 PS비타 기기의 메모리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니는 OTT 서비스 때 라이선스 계약 문제로 500편 이상의 유료 영화를 사용자들의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삭제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PS3와 PS비타 스토어가 종료된다_출처 소니 공식 블로그
PS3와 PS비타 스토어가 종료된다_출처 소니 공식 블로그

유럽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더 충격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소니의 유럽 PSN 약관 제21.2조에는 36개월 동안 활동이 없는 비활성 계정의 경우 사전 고지 후 계정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계정이 삭제되면 구매한 디지털 게임 라이선스 역시 같이 삭제되니, 3년 동안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구매했던 게임이 모두 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유럽의 까다로운 개인 정보 보호법과 관련된 조치라서 모든 기업에게 해당되기는 하나, 같은 상황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구매 내역이 포함된 계정까지 삭제하지는 않습니다.

​소니가 실제로 계정을 삭제한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꾸준히 즐기고 있다면 3년 동안 로그인을 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 않고, 사전 고지 후 계정 유지를 요청할 수 있는 6개월 유예 기간도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경을 덜 썼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주고 구매한 것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또한 현재는 유럽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다른 국가로 확대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논란이 커지고 있는 유럽 PSN 약관_출처 소니
논란이 커지고 있는 유럽 PSN 약관_출처 소니

이제는 게임 용량이 커지면서 디스크 버전을 구입하더라도 추가 다운로드를 받는 것이 일반화됐고, 각종 버그 패치나 DLC 등 지속적으로 다운로드 받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디스크가 있어도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편의성 때문에 PS5를 디스크가 없는 디지털 버전으로 구입한 이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사전예약을 시작한 GTA6의 경우 패키지로 발매되긴 하지만 실물 디스크없이 코드로만 발매되는데, 이미 사전예약만으로 개발비를 회수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3년 넘게 기다려온 대작이기 때문인지 디스크가 없이 코드로만 판매되는 것이 판매량에 지장을 주지 않나보네요.

​다만,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에 맞춰 구매와 대여 개념은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모든 것이 구독으로 변하고 있는 세상이지만, 게임만큼은 언제든 원하는 때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유물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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