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2013, 올 해도 한국 게임들은 '메인 이벤터'
고사성어 중에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이 말은 뛰어난 재주나 강한 개성은 도드라져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중국 상해 신 국제 박람회장에서 진행 중인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3'에 출전 중인 한국 업체 및 게임들이 보여주고 있는 활발한 활동을 보고 있자면 이 '낭중지추'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그 동안 한국의 게임들은 매년 차이나조이 행사에서 중국 업체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아오고 있지만 정작 게임을 서비스하는 주요 퍼블리셔들은 완성도나 게이머들의 선호도 때문에 한국 게임을 주요 라인업에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여기에 게이머들 역시 새로운 한국 게임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시연 부스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올해 차이나조이를 통해 스타 대접을 받으며 '메인 이벤터'로 자리잡았던 한국 게임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먼저 샨다게임즈를 통해 선보여진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던전스트라이크'는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은 샨다게임즈에서 선보인 수 많은 게임들 중에서도 투톱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게이머들을 맞이했으며, 방문객들은 직접 게임을 즐겨보기 위해 끊임없이 시연대로 몰려들었다.
특히 귀여운 캐릭터들이 다양한 직업을 통해 선보이는 화끈한 액션과 손맛, 그리고 직업 내 전투 방식을 자유자재로 변환하며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시스템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으며, 게임을 체험해본 게이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또한 역시 샨다게임즈의 부스에서 소개된 시드나인게임즈의 '마계촌 온라인' 역시 원작 게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과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선호하는 방문객들이 꾸준히 체험대를 찾아 온라인게임으로 새롭게 태어난 '마계촌'의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거인네트워크를 통해 선보여진 '천룡기'(중국명 '창천2') 역시 다수의 온라인게임들 중 메인 게임 대접을 받으며 화려하게 현지 게이머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천룡기'는 거인네트워크 부스의 메인 무대에 로고와 주요 캐릭터들의 일러스트가 배치돼 있었으며, 방문객들에게 게임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무대 이벤트가 진행됐다.
또한 화려한 무공을 바탕으로 한 호쾌한 타격감과 액션성, 무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PVP 시스템, 아이템의 속성에 따라 캐릭터가 강해지는 오행시스템 등 '천룡기'가 가진 특징을 선보이는 홍보 영상이 정기적으로 대형 화면을 통해 상영됐으며, 부스를 지나가던 방문객들은 영상이 시작되면 끝날 때 까지 그 자리에서 영상을 지켜보곤 했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 2'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중망의 부스를 통해 중국 시장과의 첫 만남을 가진 '길드워 2'는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워플레인'과 함께 공중망을 대표하는 양대 게임으로 등장, 하드코어 게이머를 잡으려는 공중망의 비장의 무기 역할을 담당했다.
'길드워2'의 부스에는 이미지를 통해 자주 등장했던 붉은 단풍나무 모형이 세워져 게임의 부스를 잘 살렸으며 주요 일러스트가 전시돼 있었다.
또한 체험대에는 아레나넷의 개발자들이 위치해 방문객들이 시연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며, 그들로부터 게임에 대한 소감 및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가상의 '길드워2'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증강현실 화면과 매점에서 판매하는 길드워 이미지 머그컵도 방문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텐센트를 통해 선보여진 '크리티카'는 별도의 체험 공간을 통해 텐센트를 통해 선보여진 많은 주력 게임들과 당당히 경쟁했다.
직접 게임을 체험해본 게이머들은 키보드와 마우스의 조합으로 기존의 액션 게임들과는 다른 방식의 공격법을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조합형 스킬과 연속기, 그리고 시각적 효과를 통해 쾌감이 여느 게임보다 떨어지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텐센트 측도 무대 정면의 대형 화면을 통해 '크리티카'의 영상을 정기적으로 상영하며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세기천성의 부스에서는 '사이퍼즈'와 '프리스타일2'가 게이머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사이퍼즈'는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AOS 장르를 액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프리스타일2'는 전작 게임들이 워낙에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후속작에 대한 관심도 높게 나타나 시연대는 언제나 게임을 즐겨보려는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소후창유 부스를 통해 출전한 JCR소프트의 '다크블러드'는 화끈한 액션성과 피가 튀는 잔인함, 그리고 세세한 부분까지 설정할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무기로 내세웠으며, 추콩 부스를 통해 선보여진 '헬로 히어로'는 '혼두라' '페르시아의 왕자'와 같은 유명 해외 모바일게임들과 함께 당당히 메인급 게임으로 선정돼 방문객들로부터 그 재미를 인정받았다.
한편 비즈니스 상담공간을 통해서는 '크로스파이어'의 스마일게이트가 올해도 독자 부스로 출전해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해 'DK온라인' '파이팅스타' '이지2온' 등 스마일게이트에서 개발하거나 서비스 중인 작품들을 홍보했으며, 마벨엔터테인먼트의 로고와 주요 캐릭터가 그려진 대형 포스터를 게시하고 최근 미국 마벨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 공동관을 통해 출전한 35개 업체들이 현지에서 상담 활동을 진행했으며, 행사 첫날 상담 실적 1억 원을 돌파해 지난해 3일간의 기록을 모두 합친 수치를 가볍게 넘어서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활발한 활동 속에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는 중국 업체들의 치열한 견제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게이머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PC 사양 역시 고급화 되면서 점차 고급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한국 게임들 역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견제가 심하기는 하지만 게임이 우수하면 어디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증명된 만큼, 완성도를 높이고 현지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 된다면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