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카카오 게임하기 '개발사 고민은 두 배로 커져'
"카카오 입점 문턱이 낮아졌지만, 성공에 대한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며 입점 심사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흥행과 성공의 보증 수표로 여겨졌던 카카오 게임하기가 과거와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에게 카카오란 플랫폼은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매출의 21%를 떼어줘야 하는 부분이다.
반년 전만 해도 시장의 상황은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게임을 런칭하면 기본 이상의 성공은 보증됐다. 모바일게임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에게 게임이 가까운 형태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조금 퀄리티가 낮더라도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이라면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었다.
이렇게 온라인게임 보다 적은 개발 인력과 빠른 개발 속도를 바탕으로 중소개발사들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갔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며 퀄리티 경쟁이 시작됐고, 강점을 보이던 캐주얼게임들은 기존 게임들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개발사들의 고민이 이중 삼중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
게다가 성공가도를 달리는 대기업들은 영업이익률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모두의 마블, 마구마구2013, 몬스터길들이기 등의 게임을 앞세운 넷마블은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분기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6% 정도에 불과했다.
상반기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구글과 애플, 그리고 카카오에 매출의 대부분을 떼어주며,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작 남는 것이 별로 없는 모양새다. 넷마블이 카카오가 아닌 별도의 게임 플랫폼을 준비한다는 루머가 꾸준히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바일에 사업 포커스를 맞춘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카카오 플랫폼을 우선시 하기보단 게임의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자체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피쉬프렌즈는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피쉬아일랜드를 자체적으로 출시했고, 여전히 피쉬아일랜드도 피쉬프렌즈에 준하는 매출을 기록 중이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드래곤프렌즈 역시 카카오가 아닌 자체 서비스로 게임을 선보였다. 이미 카카오에는 많은 소셜게임들이 서비스 중이고, 게임의 퀄리티와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충분히 자체 서비스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게임은 아직 서비스를 시작한지 보름이 지나지 않았지만 구글마켓 50위권에 진입하며 빠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대형 게임사들이 조금씩 게임의 자체 출시가 늘어가는 가운데, 카카오는 게임의 출시를 기존 일주일에 한번에서 두번으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카카오에는 매주 화요일에 게임이 출시됐었는데 오는 9월10일부터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다. 아직 게임수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게임이 수백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출시 게임의 수는 기존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에 게임을 출시하기는 다소 쉬워질 수 있으나 그만큼 경쟁은 커지게 됐고, 일주일간 신작으로 노출됐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3일이란 짧은 시간만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개발사의 부담이 이중으로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의 한 게임관계자는 “여전히 카카오는 매력적인 플랫폼임에 틀림없으나 성공에 대한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면서 개발사들의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입점 심사에 대한 조건은 낮아졌지만 노출 빈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게임들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졌으며 매출 분배에 대한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