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내 나는 상남자의 액션. 로드 오브 다크니스2
5/10 여성 게이머들을 완전 배제시킨 개발사의 패기에 박수를... 근데 왜 카카오로...
애니팡, 윈드러너, 쿠키런, 아이러브커피...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임만 가득했던 카카오 게임하기에 이단아가 나타났다.
게임을 즐겨하지 않은 일반인, 특히 여성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카카오의 장점을 더 멀리 날려버리고 헐벗은 남정네들의 거친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상남자의 게임 '로드오브다크니스2'는 전세계 100만여명이 즐겼던 로드오브다크니스의 정식 후속작이다(참고로 유비누리가 이 게임 바로 전에 출시했던 게임은 무려 미소녀 카드RPG 'LOA'다).
이 게임은 유비누리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3차 사업'을 통해 출시한 게임으로, 쉽게 요점만 설명한다면 해외시장에도 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얘기다. 첫 시작화면만 봐도 아기자기함을 선호하는 국내보다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선호하는 해외를 염두하고 만든 티가 팍팍 난다.
게임의 스토리 라인은 괴물에게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러 간다는 아주 클래식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게임의 본질은 공주는 안중에도 없고,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다 쓸어버리겠다는 마초 플레이에 더 가깝다.
배경 그래픽의 놀라운 퀄리티 때문에 잠시 착각할 수도 있으나 게임을 시작해보면 개성이 넘치다 못해 땀냄새가 날 것 같은 느낌의 짐승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며(그것도 헐벗고), 해당 지역에 모든 몬스터를 썰어버리면 일정 보상을 받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검과 방패로 안정적인 전투를 구사하는 나이트, 강력한 주먹으로 적을 파괴하는 챔피언, 거대한 대검으로 적을 물리치는 버서커, 폭탄을 설치해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봄버맨이다. 처음에는 나이트만 사용할 수 있지만, 결제를 해서 캐릭터를 구입하면 태그 시스템을 통해 4명을 번갈아 교체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에 익숙해진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너무 식상한 방식이라 신선한 느낌은 덜하지만 액션 자체의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다. 각 캐릭터별로 필살기 뿐만 아니라 각종 커맨드 액션을 즐길 수 있으며, 각 단계별 최종 스테이지에는 거대한 보스 몬스터들이 등장해 예전 오락실 액션 게임의 느낌을 살려주고 있다. 가상 패드의 한계로 인해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는 있으나 캐릭터가 큼지막하고 조작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조작 미스로 죽는 경우는 많지 않다.
화면안에 보이는 적을 모두 처리하는게 목적인 장르의 특성상 게임 플레이에서 타 게임과 특별히 다른 점을 찾아보긴 힘들지만,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되면서 과금체계는 조금 독특하게 만들어졌다.
일반적인 카카오 게임처럼 던전에 입장하기 위해서 별다른 포인트가 소모되는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가 던전에서 소모된 체력을 채우기 위해서는 물약이 필요하며, 이 물약은 친구들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캐릭터마다 체력을 별도로 채워줘야 하기 때문에 물약 소모가 많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반대로 조작을 잘해 체력을 소모하지 않는다면 물약 스트레스 없이 하루종일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게임 내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것도 과금체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게임에서는 적을 처리할 때마다 코인을 얻을 수 있으며, 이 코인을 모아서 상점에서 각종 능력치를 더해주는 코스튬을 구입할 수 있다. 코스튬들은 이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게 상당히 엽기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프로레슬링 선수들 코스튬을 WWL 세트, 헐크, 조커를 연상케 하는 코스튬은 악의 무리 세트라고 이름 붙인 것에서는 개발사의 패기를 엿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더 좋은 코스튬을 얻게 됐을 때 그전에 착용하던 코스튬을 캐릭터 강화와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코스튬을 상점에 매각하면 태양석이라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캐릭터의 무기 및 방어구를 강화시킬 때 코인과 태양석을 소모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연금술 메뉴에서는 남는 물약을 소모해 코인이나 태양석, 캐쉬 아이템인 큐빅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하나도 버려지는 것 없이 완벽하게 재활용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특별한 코스튬의 가격은 살짝 부담이 느껴지는 가격이긴 하지만 아이템 활용 구조가 잘 짜여져 있어 플레이하는데 부담이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투박한 캐릭터로 인해 첫인상이 좋지 않을 수는 있지만 스마트폰용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감안했을 때는 로드오브다크니스2의 완성도는 꽤 괜찮은 편이다. 가상 패드의 한계로 인한 답답함은 있지만 조작을 최대한 단순화시켜 조작 미스를 줄였으며, 적절한 아이템 구조를 통해 지속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대작은 아니지만 액션 게임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웰메이드 B급 액션 게임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이라는 점이다. 여성 게이머들을 완전히 배제시킨 이 게임이 굳이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카카오톡을 여성들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 게임하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 여성들이고, 남성들조차도 여성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것이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엽기적이고 마초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카카오 게임하기의 주류로 떠오르기에는 많이 힘들어보인다.
기자의 선택 : 삭제. 땀냄새 나는 헐벗은 상남자 캐릭터는 취향이 아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발열도 너무 심하다. 남자의 게임이라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