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언제부터 고만고만한 게임 경연장 됐나?

'최근 한국 모바일게임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지스타를 방문한 한 외국 바이어의 이야기다. 부끄럽게도 이런 이야기에 선뜻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의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의 폭발적 보급과 모바일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에 모바일게임이 런칭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게임의 존재를 몰랐던 많은 사용자들이 메신저를 계기로 모바일게임에 쉽게 접근하기 시작했고, 폭발적 성장을 거두는 기반이 됐다.

카카오게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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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카카오톡 모바일게임들이 비슷비슷한 시스템과 그래픽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의 관심에서도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재 많은 카카오톡 모바일게임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수익 분배 문제로, 짧은 개발 기간에 게임을 서비스 해야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카카오는 카카오톡 런칭 게임의 수익 중 21%를 수수료로 취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과 애플 역시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매출의 51%가 이렇게 수수료로 지급되어야 상황이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다.

연봉이 3천만원인 10명의 개발자가 있다고 하면 1년에 3억원 이상이 개발비로만 소비된다. 인건비만 따져도 1달에 3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야 이익이 아닌 비표를 맞추는 수준이 된다. 결론적으로 하루에 1백만원, 카카오와 구글, 애플의 수수료를 감안하면 2백만원 이상이다. 경력직 개발자, 초기 마케팅 비용, 매출 발생 기간이 짧은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의 부담은 점점 커진다. 하루에 1백만원은 커녕 몇십만원도 기록하지 못하는 모바일게임이 수두룩한 국내 시장의 현실상 빡빡하게 계산기를 두드려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사실 초기 모바일 시장은 소수의 개발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원이 소수이고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모인 인원인 만큼 멀티플레이에 강했다. 그래픽이나 게임의 퀄리티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대신 경쟁력을 가진 아이디어로 시장의 반응을 얻었다. 인원이 적고 경쟁게임이 적다보니 주목 받기도 쉬웠다. 당시에도 수수료는 같았지만 적은 인원이다보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바로 드래곤플라이트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재 가볍고 쉬운 캐주얼 슈팅 게임의 표본으로 자리잡아 여전히 인기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소수의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게임을 런칭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것도 그러한 이유다.

카카오게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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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에는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이미 인기작들이 매출 상위권을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경쟁이 쉽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경쟁이 어렵고 사용자들의 눈높이도 올라갔다. 게임의 퀄리티 상승을 위해 개발 기간을 늘려야 하지만 인건비와 개발비 상승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작은 규모의 모바일회사는 이에 대한 부담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속도전이 아니면 다른 게임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그래도 경쟁력을 가진 퀄리티 있는 게임을 개발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앞서 설명한 매출 비표의 이유와 대기업에서 개발한 대형 프로젝트의 모바일게임들도 인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만큼 중소 규모의 회사에서 이러한 자금적 리스크를 짊어지기는 쉽지 않다. 결국 모바일게임을 런칭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출을 발생하는 것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많은 카카오톡 모바일게임들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게임 내 아이템 구매로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다운로드 수치가 일정 이상 되지 못하면 결국 매출도 거둘 수 없다.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다소 부족한 동시접속자가 유지되더라고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의 경우 사용자층이 다르고 게임 아이템 구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과거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의 경우는 100만명의 사용자로도 1천만명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 보다 높은 수익을 낸 경우도 있지만,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로 손꼽힌다.

결국 모바일개발사들은 게임을 빠르게 선보여야 하는 이유 때문에 해외 유명 게임의 아이디어를 차용하거나 기존 게임들의 장점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을 양산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다소 퀄리티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이미 검증된 시스템이니 만큼 다운로드로 이어질 확률은 높다. 카피캣이나 표절의 꼬리표가 붙을 확률도 있고 저퀄리티의 게임이 될 수도 있지만 대기업이 아닌 개발사 입장에서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는게 우선시 되다 보니 이런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21%의 수수료도 과도한 부담이다. 개발사도 이를 알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카카오에 게임을 서비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비단 어느 한쪽의 문제만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구조에서 모바일게임의 런칭은 대기업화 되고 있고, 중소 규모의 회사는 대기업과 손을 잡지 않으면 개발과 서비스가 쉽지 않은 문제가 꼬리를 물고 있다. 당연히 스타트업 개발사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먹고 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의 퀄리티와 독창성을 기대하는 것은 시장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은 많은 이들도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라면 비슷한 게임들이 카카오톡에 쏟아지는 상황은 반복될 수 밖에 없고, 결국 국내 개발사의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하다. 모바일 산업 발전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카카오의 수수료 구조의 변화와 함께 개발사들의 매출 구조의 인식 전환도 동시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뽑기에 의존하는 현재의 매출구조는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사용자들의 불만 역시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새로운 발상의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도 새로운 것은 필요하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산업이 역행하지 않으려면 개발사, 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여전히 모바일게임은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고, 사용자들에게 가까이 있는 만큼 무한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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