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더 이상 우리 뒤에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전세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있는데 그중 하나로 일본과 중국을 깔보는 태도를 예로들 수 있겠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인정을 받아온 일본도 우리나라에서는 시쳇말로 그저 '쪽바리'에 불과하며, 현재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도 그저 우리나라에서는 '짱깨'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에는 그들이 자행한 역사적 사실들에 인한 적대적인 감정으로 국민적인 차원에서 좋은 감정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또 중국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보다 못난 후진국의 이미지가 강했으니 중국이 세계 최대의 강대국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후진국일까?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NO'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는 세계은행이 주관한 국제비교프로그램(ICP)과 국제통화기금(IMF)을 분석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872년 미국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국이 된 이후 142년 만에 1위 자리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앞서 많은 전문가가 2019년이나 돼서야 미국을 제칠 것으로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포브스 선정 100대 기업
포브스 선정 100대 기업

이 같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력은 흔히 말하는 세계 100대 기업의 리스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개 기업 중 1위와 2위는 중국의 금융사가 차지했으며, 중국은 상위 100개 리스트에 총 9개 기업의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각각 20위와 89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100대 기업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삼성 위로도 중국의 5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의 경제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음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어려운 경제 이야기는 뒤로하고 게이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게임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과거만 해도 중국은 국내 게임사들의 독무대였다. 국내의 우수한 온라인게임들이 중국 시장에 전파되며 중국에서의 온라인게임 열풍을 일으켰고, 여전히 국내의 온라인게임 중국 수출은 콘텐츠 수출 중 가장 효자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온라인게임 이용자 수 1위는 중국의 텐센트가 인수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기록하고 있으며, 내수 시장을 위한 수입 위주였던 중국의 게임시장도 우수한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모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진으로 보는 차이나조이
사진으로 보는 차이나조이

중국의 게임 수출액은 지난 2008년부터 연평균 62%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에는 5억 8,700만 달러(한화 약 6,054억 원)를 기록했다. 201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2012년에 해외로 수출한 게임은 총 66개로 이중 클라이언트 게임이 17개, 웹게임이 31개, 모바일게임이 18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며 그만큼 모바일게임 수출량도 당연히 늘었다.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내수 시장만 230억 위안(한화 약 3조 9천 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거대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승리한 중국의 우수한 콘텐츠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더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으로,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중국의 모바일게임들이 국내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진다. 지난 2012년에 18개에 그쳤던 모바일게임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중국의 게임 산업의 질적인 향상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국내에 선보여지는 중국의 모바일게임만 살펴봐도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국내의 게임과 비교해 큰 차이를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미 카카오 게임을 필두로한 차트 최상위권의 게임을 제외하면 차트 중위권에는 수많은 중국산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산 모바일게임을 차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반면 지금은 카카오 게임이 아닌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살펴보면 대부분 중국산 모바일게임일 정도다. 아직은 조금 투박한 모습이지만 현지화 노하우가 점점 늘어다면 중국산 모바일 게임의 지위는 국내에서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cj게임즈 텐센트 파트너십 간담회
cj게임즈 텐센트 파트너십 간담회

또한, 중국은 우수한 콘텐츠의 개발은 물론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중국 굴지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할 때와 비슷한 시점에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카카오의 지분을 사들이며 3대 주주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에는 CJ 게임즈에 5,000억 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도 하며 점점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공격적은 움직임은 텐센트뿐만이 아니며, 이미 국내 게임 산업에는 중국의 자본이 상당수 흘러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국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대처는 과거와 비교해 나아진 것이 없다. 정부는 여전히 게임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많은 게임사들도 현실에 안주해 그저 유행을 따르기 일상이었다. 잘나가는 해외 게임을 표절해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된 것은 덤이다.

이외에도 서비스를 시작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남아있는 이용자는 뒤로하고 곧잘 서비스를 접기도 했다. 한때 우리가 게임 후진국이라고 손가락질했던 중국이 해왔던 일을 우리가 그대로 따라했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재도 크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몇몇 개발사를 제외하면 기술의 발전도 보이지 않는다. 기술력으로 중국과 격차를 벌리기는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때 꽤 경쟁력을 자랑했던 국내 완구 산업이 해외 완구 산업의 막대한 자본력과 뛰어난 기술에 밀려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던 시절처럼 한국의 게임산업이 중국의 강력한 콘텐츠에 밀려 암흑기를 맞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이제는 중국이 더 이상 우리 뒤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뼈를 깍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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