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게임 100일, 우리가 놓친 것!

해당 기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중 화제가 되거나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소개 자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비롯한 퍼블리셔 및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밴드게임
밴드게임

지난 5월 12일 'PLAY with BAND!'를 표방한 밴드 게임이 출범 100일을 맞이했다. for Kakao와 for AfreecaTV의 대항마로 점쳐졌던 터라 공개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00일에 접어든 밴드 게임의 성적표는 'PLAY with BAND'를 외칠 수준이 되지 못한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게임 부문에서 매출 TOP 100에 영웅의 군단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100위 권 밖이다.

밴드 게임의 1차 라인업은 아크스피어, 라바링크, 퍼즐푸, 별똥소녀, 명랑 운동회, 역전! 맞짱탁구, 드래곤 프렌즈, 퍼즐이냥, 벽돌팡, 박자팡 등 총 10개의 게임이 선발대 성격으로 등장했다.

이 중에서 아크스피어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으로 구성됐다. 이는 10개의 게임으로 출발한 카카오 게임센터와 수량은 동일했다.

영웅의 군단 밴드
영웅의 군단 밴드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10개 중에서 몇 개가 살아남을 것인지 주목했다. 아무래도 카카오 게임센터도 초기 애니팡과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려, 애니팡은 일약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전! 맞짱탁구'만 초반에 오픈 특수를 누렸을 뿐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26일에 미드코어 중심의 2차 후발대 10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당시 2차 후발대는 극지고2, 나는 야구 감독이다, 눈치코치, 신에게 가는 길, 엘리시온 사가, 영웅의 군단, 크레이지 몬, 최고의 마블 스타, 신나는 게임파티, 나이트워치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도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영웅의 군단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미온적인 반응이었다.

밴드 게임은 공개 전부터 밴드 게임의 파격적인 혜택과 낮은 진입 장벽을 내세웠다. 그보다 앞서 밴드의 각종 다운로드 수치와 회원 수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세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회원 수는 '확률'에 불과했다. 밴드를 설치한 이용자가 밴드 게임의 유저로 전환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특히 밴드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밴드를 설치하는 것부터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예를 들면, 영웅의 군단 with BAND를 설치하고 실행하면 '밴드'를 설치하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그래서 밴드를 설치한 이후에 영웅의 군단 with BAND에 접속할 수 있었다.

비록 조그만 요소에 불과하지만, 이는 게임을 실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설치하는 非 카카오 게임도 별도의 어플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카카오 게임도 마찬가지다.

극지고
극지고

카카오 게임은 카카오 계정만 있다면 카카오톡을 설치하지 않아도 실행부터 접속할 수 있다. 밴드를 설치한 사용자라면 해당 사항이 없지만, 밴드를 설치하지 않은 유저라면 거부감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결국 밴드 게임은 밴드를 설치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의심된다. 모든 이용자가 밴드를 이미 설치했다고 생각했다면 치명적인 실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7월 30일 밴드 게임 최초로 서비스 종료 게임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팜플의 크레이지몬 with BAND로 밴드 게임 2차 라인업을 통해 출시했던 게임이다.

5월 26일 출시한 이후 6월 30일에 인앱 결제가 차단, 서비스 종료는 7월 30일이었지만 실질적인 종료일은 36일 만에 이뤄진 초고속 서비스 종료였다.

당시 크레이지몬의 서비스 종료를 두고 업계의 시선은 엇갈렸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의 서비스 종료라는 의견과 애초에 약속했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는 낭설이 증폭, 의견이 분분했다.

전자와 후자의 공통점에는 게임의 재미보다 플랫폼에 기대어 요행을 바란 결과가 있다. 이후에도 서비스 종료 원인을 두고 밴드 특유의 폐쇄성 때문이라는 의견과 게임이 재미없어서 조기 종료한 것이라는 의견이 오고 갔지만, 결과적으로 크레이지몬은 마켓에서 사라졌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크레이지몬 with BAND는 밴드 게임이 아니라 그저 팜플에서 출시했던 모바일 게임에 불과했다. 단지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 이름 뒤에 'with BAND'가 있는 것뿐이다.

킬러 타이틀의 부재와 신선함이 떨어진 라인업
밴드 게임 라인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름이 눈에 익은 게임들이 여럿 보인다. 예를 들면, 아크 스피어, 영웅의 군단, 컴투스 홈런왕, 드래곤 프렌즈, 모두의 게임, 나는 야구감독이다, 트리플 타운, 아스트로윙 2 등이다.

이들은 with BAND 이전에 for Kakao나 일반 버전으로 서비스했던 게임들이다. 그래서 with BAND를 장착하고 등장했어도 제대로 된 오픈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신작이 아닌 중고 신작으로 등장, 신선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욱 기존 for Kakao와 for AfreecaTV, 자체 플랫폼에 런칭한 경험이 있던 회사들에 with BAND는 그저 장터에 불과했다. 기존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의미가 있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용도로 접근, 게임의 흥행보다 데이터 수집에 목적이 앞섰다.

그래서 검증된 게임으로 밴드 게임에 입점, 모험보다 안전함을 선택한 것처럼 포장해서 데이터 수집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악순환은 밴드 게임에 킬러 타이틀의 부재라는 숙제를 던졌다. 밴드에 특화된 게임이 아니라면 기존 플랫폼과 중고 신작으로 입점하는 것은 밴드 게임에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00일밖에 되지 않은 with BAND에게 중요한 것은 250여 곳이 넘는 파트너와 이미 출시된 38개의 게임이 아니다. '하나만 걸려라' 식의 낚시성 출시는 이미 카카오 게임을 통해 그 실체를 보지 않았나.

자료 출처 :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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