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삼국지는 지겹다! 특명, 코에이 테크모를 벗어나라.

한중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기 고전 삼국지. 당연히 게임에서도 단골 소재인데 나와있는 게임들의 겉모습을 보면 다 비슷하다. 1985년 코에이(현 코에이 테크모)의 인기 전략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가 처음 등장한 이후 무장의 그림은 다들 초상화 같고, 삼국지연의에 충실한 성격들이 대다수. 원전이 역사 인물이라 재해석에 한계가 있다지만 이러면 지겨울 수밖에 없다. 게임에서 개성만점의 삼국지는 정말 불가능할까?

먼저 해외 게임을 보자. 코에이 테크모와 다른 삼국지 게임으로는 '연희몽상 시리즈'가 빠질 수 없다. 삼국지연의의 주요 무장들을 전부 여자로 바꿔버린 탓에 특이한 삼국지 게임 얘기의 터줏대감이다. 성별이 바뀌면서 무장들의 남성미 넘치던 카리스마가 여성다운 모습으로 바뀐 건 예사요. 충성심은 동성애에 가까운 우정으로, 카리스마는 모성애나 사디즘으로 해석되어 성적 어필로 가득 찬 게임이 됐다.

웹연희몽상부활01
웹연희몽상부활01

연희몽상 시리즈는 일본에서 성인용 PC 게임을 비롯해 비디오 게임, 아케이드 게임,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시리즈 파생작으로 발매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해머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서비스 종료됐던 웹 전략 게임 'Web 연희몽상'의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대만에서는 롤플레잉 카드 모바일 게임 '검은 삼국'이 눈에 띈다. 출시 24시간 만에 게임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 추천 게임에 등록된 화제작이다.

그림들을 보면 일반적인 무장들의 모습도 있지만 강시 같은 창백한 피부, 다크 서클, 백발과 백안, 피부를 이어 붙인 듯한 실밥 자국 등 고인을 연상케 하는 무장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검은 삼국'은 삼국지에 혼(魂)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으로 여포를 포함한 고인들의 끝나지 않는 스토리를 내세운다.게이머는 귀장이란 이름의 전사를 양성해 9:9 전투까지 벌일 수 있어 기대작으로 점쳐진다.

검은삼국 이미지
검은삼국 이미지

우리나라에선 ELEX에서 4월 초 안드로이드 버전을 시작으로 4월 중 iOS 버전을 차례로 서비스할 예정이며, 출시일까지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선 우리나라도 지지 않는다. 위레드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최훈의 동명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한 롤플레잉 모바일 게임 '삼국전투기'와 디디디게임이 개발하고 뉴에프오가 서비스 중인 전략 모바일 게임 '삼국지 디펜스 for Kakao'가 그 대항마다.

'삼국전투기'의 무장들은 평범한 삼국지와는 많이 동떨어져있다. 귀와 함께 팔까지 긴 유비, 대머리 관우, 폭탄머리 조운이 그 어떤 삼국지에서 나왔는가. 웹툰 삼국전투기는 외모 하나만으로 무장들을 구별할 수 있어 인기의 원동력이 된 바. 모바일게임에선 이 웹툰의 장수들을 수집하여 자기 만의 군단을 만들고, 에피소드 전투, 보스 레이드전, PvP 등 다양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삼국전투기 이미지
삼국전투기 이미지

특히, 강화와 합성을 반복하는 타 RPG와 달리 '트레이드'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눈길을 끌어 지난 1월 네이버 앱스토어 인기 3위, 매출 6위를 달성했다.

'삼국지 디펜스 for Kakao'의 무장들은 작다. 2등신을 못 벗어나는 모습들은 사납기는커녕 귀엽다. 그러나 얕보지 말자. 삼국지 디펜스는 피처폰 시절부터 시작해 1편은 200만, 2편은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시리즈. 수 년 간 게이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어엿한 무장들이다. '삼국지 디펜스 for Kakao'에서도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스킬의 효과는 부드러우면서도 화려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삼국지 게임이라 해도 무방하다.

삼국지디펜스
인터뷰
삼국지디펜스 인터뷰

코에이 테크모의 삼국지 시리즈가 등장한 지 30년. 자유로운 창작 매체의 선두주자인 게임에서 더 참신한 삼국지 재해석이 등장할수록 그 인기는 앞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게이머의 즐거움도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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