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YD온라인 분쟁 편
사람이 사는 곳이면 분쟁이 끊이지 않기 마련이다. 식당에서 서로 계산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나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할머니와 정말 배가 부르다고 이를 사양하는 손자손녀의 옥신각신처럼 훈훈한 분쟁도 있기야 하지만, 대부분의 분쟁은 자신이 좀 더 확고한 이득을 취하기 위하는 이들이 충돌할 때 일어난다.
댄스 온라인게임 클럽 오디션의 퍼블리싱 계약 종료를 앞두고 게임의 개발사인 T3엔터테인먼트와 서비스사인 YD온라인이 분쟁을 겪고 있다. 이들이 분쟁을 겪는 이유는 자명하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분쟁을 겪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인 DB 소유권이 원인이다.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임을 알린 상황. ‘법대로 하라!’라는 말은 일상에서 그다지 쉽게 나오는 말이 아닌 법. 사실상 두 업체가 법적 다툼을 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분위기다.
은근히 시끌벅적한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게임업계.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다시 한 번 일어난 분쟁에 게이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 눈길이 기대에 찬 초롱초롱한 시선이 아닌 반쯤 찌푸린 시선이라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회사 이름에 엔터테인먼트가 들어가니 얼핏 보면 연예기획사가 싸우는 거 같다.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마침 게임도 음악에 맞춰 춤 추는 게임이라 더 그럴싸하게 보이긴 하네요.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게임업계에서는 DB 갖고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까는 놈: 뭐 DB만 갖고 싸우겠냐. 이득이 될만한 일이라면 뭐든 싸울 수 있는 것이지. 자존심 때문에 싸우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말리는 놈: 하여간에 이번에는 두 업체가 자신의 입장을 첨예하게 고수하며 날을 세우고 있어요. 주요 쟁점이 이용자 DB이긴 하지만 이 밖에도 여러가지 사안이 얽혀 있고 말이지. 게다가 그 사안마다 각자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 제법 오래 다툼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까는 놈: 이번 분쟁말고 가장 최근에 게임업계에 있었던 분쟁이 뭐가 있지?
말리는 놈: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있네요.
까는 놈: …음…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YD온라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만… 어째 넥슨과 엔씨소프트 대립 시나리오에 비교하면 좀
스케일이 작게 느껴진다.
말리는 놈: 뭐; 드라마 보는 것도 아닌데… 스케일이 중요한가요. 사실 클럽 오디션이 그렇게 무시 받을 게임도 아니구요.
편드는 놈: 10년이나 서비스를 했고, 해외에서도 제법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입니다. 리듬액션 장르에선 원톱에 있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사소한 문제가 아니에요.
까는 놈: 뭐… 나는 말이지. 이번에 둘이 분쟁을 벌이는 것이 애초에 마음에 들지 않아. 현재 두 회사의 분쟁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 게이머들이기도 하고 말이야. 게임에 대한 유지보수가 이 분쟁 때문에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까.
말리는 놈: 게이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갈 것은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클럽 오디션의 미래도 명확해지지 않겠습니까?
까는 놈: 클럽에서 만난 남녀는 오래 못 간다더니… 클럽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라 이 두 회사의 동행도 오래 못 가는 건가 -_- 그럼 너희들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편드는 놈: 티쓰리엔터테인먼트요.
말리는 놈: YD온라인 쪽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이 가네요.
까는 놈: 그럼 각자 각 회사의 입장을 변호하면 되겠네. 각자 자기 회사의 존망이 달렸다고 생각하고 뜨겁게 토론을 한 번 펼쳐보렴.
편드는 놈: 선배는 그럼 이번에 쏙 빠지려구요?
까는 놈: 난 게이머 편이라니까? 그래서 말이지. 나는 둘 다 깔 꺼야 -_-
말리는 놈: 평소에 하던 행동 그대로잖아요 그건…;
편드는 놈: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서비스 계약이 끝난 이후까지 게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YD온라인 측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계약서에 이미 2015년 9월 30일까지 서비스 하는 것으로 명시가 되어 있다면 그대로 진행하면 될 일이죠. 예외사항을 자꾸 만들 거라면 계약서는 왜 쓴답니까?
게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면 결국 YD온라인 이미지만 나빠진다구요. 이런 사례가 있는데 누가 YD온라인하고 퍼블리싱 계약을 맺겠어요? DB를 볼모로 잡고 이렇게 나오는데.
말리는 놈: DB를 볼모로 잡았다고 하지만 계약서에는 분명 이용자 DB가 양사 공동소유라고 명시가 되어 있다고 하네요. YD온라인은 DB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있어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겁니다.
까는 놈: 말 그대로 DB는 양사 공동소유야. 양사 모두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왜 YD온라인 측에서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모르곘는데? 이용자 DB는 온전히 YD온라인의 것이 아니라고. 게다가 그건 게이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했기에 만들어질 수 있던 거야. 어찌 보면 진짜 주인은 게이머들이라니까?
말리는 놈: YD온라인 측은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측에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해요. 계속해서 재계약 의지가 없음을 피력하며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구요.
편드는 놈: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것을 미리 알리는 것이 어떻게 갑질이 되는지 모르겠네요. 재계약을 빌미로 전에 없던 새로운 조항을 만들어서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면 갑질이겠지만. 오히려 재계약 의사가 있는 것처럼 하다가 계약 말미에 갑자기 태도 바꿔서 재계약 안 하겠다고 나오는 게 문제가 된다면 모를까.
까는 놈: 클럽 오디션2는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이런 잡음이 없었잖나? 왜 클럽 오디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클럽 오디션2는 흥한 게임이 아니고 클럽 오디션은 소위 말하는 돈 되는 게임이라 이런 거겠지.
편드는 놈: 왜 혼자 말하고 혼자 답을 내립니까. 그런데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해요. 수익이 적었던 클럽 오디션2도 분명 이를 즐기는 이들은 있었고, 이들의 정보를 담은 DB가 존재했죠. 서비스 종료시점도 분명 다가왔을 것이고. 하지만 그때는 이런 일을 일으키지 않다고 클럽 오디션에만 이렇게 나오는 것은 ‘수익 때문에 이러는 거다’라고 해석하게 되요.
까는 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까 이해는 간다.
말리는 놈: YD온라인의 수익원이 클럽 오디션 하나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카루스를 포함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3종을 서비스 중이고 모바일게임인 갓오브하이스쿨의 매출도 탄탄합니다.
까는 놈: 그럼 클럽 오디션 없어도 되니까 클럽 오디션2 서비스 종료 할 때와 마찬가지로 마무리 하면 되겠구만?
말리는 놈: 퍼블리셔인 YD온라인 측이 10년간 노력해서 이룬 성과를 아무 대가 없이 계약종료라는 이유로 가져가는 것은 업계 관행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까는 놈: 관행이라는 것이 강제력을 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행을 내세워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
편드는 놈: 10년간의 노력을 강조하는 YD온라인의 입장을 두고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반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YD온라인이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정작 클럽 오디션에는 이렇다 할 이벤트를 실시하지도 않았고 프로모션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거죠. 게임을 방치하고서는 10년간의 노력을 강조하는 건 너무 감성에 호소하는 처사라는 겁니다.
까는 놈: 그러고보니 요즘 클럽 오디션 관련해서 보도자료가 배포된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말리는 놈: 오히려 원활한 서비스를 핑계로 이용자를 볼모로 잡는 것은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측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어요.
까는 놈: 지난 8월 20일에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YD온라인 측에 ‘서버접속 방해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지?
편드는 놈: YD온라인 측이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측의 개발자 서버 접속을 차단했다고 하네요.
까는 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개발자들이 서버에 접속할 수 없으면 게임 유지, 보수는 어떻게 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뭐 개발 단계에서 실수한 게 있었나?
말리는 놈: 클럽 오디션의 게임 아이템이 불법으로 외부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유출되고 있었기에 이를 막기 위해 검수가 진행 중이어서 접속을 차단한 거라는 입장입니다.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라 하네요.
그리고 YD온라인이 프로모션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거에 대한 답변도 있어요.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10주년 이벤트를 요청하긴 했고, YD온라인은 계약 연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인게임 이벤트를 제안했다 합니다.
까는 놈: 아니. 계약 연장이 불투명하거나 말거나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으면 할 일은 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무슨 그걸 안 해도 될 일을 한 것처럼 당당하게 말해. 그런데 이벤트 결국 안 열리지 않았어? 그건 왜 그런거야?
말리는 놈: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측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별도의 금전적인 지원 이야기도 없었다고 하구요.
까는 놈: 뭐지. 답변은 또 왜 안 한 거야. 명확하게 해야 일이 진행이 되는 건데… 이건 뭐 이런 일 생길 줄 알고 둘 다 싸울 거리를 잔뜩 만들어두고 있었던 거 같다.
사실 이번 분쟁은 양사 모두에 있어서 손해야. 게임의 서비스가 제대로 유지될 것인지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게이머들이 이탈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양사의 이미지에도 득이 될 것이 없는 일이라.
어느 쪽의 이야기가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확실한 것은 서로 대립하는 와중에 클럽 오디션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야. 자기들 입장만 이야기하지 말고 게이머들에게 안정감부터 줘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