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과 평작의 갈림길] 삼국 블레이드와 큐라레 마법도서관
[기대되는 신작 게임] 액션스퀘어의 '삼국 블레이드'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좀 해봤다 하는 게이머 중에 액션스퀘어(서비스 네시삼십삼분 : 이하 433)의 '블레이드'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게임업계에 홀연히 등장해 모바일 게임 시장 자체를 액션RPG 시장으로 싹 바꿔버린 대작 '블레이드'. 그 '블레이드'의 정통 후속작으로 개발중인 '삼국 블레이드'를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으로 치켜세우는데 이견이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삼국 블레이드'는 후속작 답게 '블레이드'의 게임성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으며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개발사인 액션스퀘어는 지난 10월30일 433과 '삼국 블레이드'의 중국 및 아프리카를 제외한 국내, 글로벌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서비스를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삼국 블레이드'에 대해 공개된 것은 몇 편의 동영상이 전부다. 액션스퀘어가 발표한 실제 플레이 영상을 보면 초선, 조운, 장비, 황충 등의 장수들이 필드에서 적군을 상대로 전투를 치르는 모습과 스킬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삼국지의 주요 인물인 관우와 조운이 1대 1로 겨루는 '일기토' 장면이 드러났다.
그정도로 '삼국 블레이드'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삼국 블레이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433에서 사력을 다해 마케팅 비를 쏟아부을 것이라는 점이다. '블레이드' 시절에도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쓴 만큼 차기작 또한 그만큼의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기본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확보한 후 대규모의 홍보와 마케팅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전작 '블레이드'에서 이미 게임성이 검증된 시스템이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작 '블레이드'의 경우 PVP 콘텐츠를 만든 후 하루에 1500만 번 이상의 플레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길드 공성전의 경우 사전 예약에 17만 명이 모이기도 했다. 그렇게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시스템들이 이미 갖춰져 있고 또 오랜기간 문제없이 진행해왔다는 점이 타 게임에 비해 앞서있는 점이다.
세 번째는 서버의 안정성과 이용자DB의 확충을 들 수 있다. 2년 가까이 서비스를 해오는 동안 액션스퀘어는 갖은 서버 문제를 단기간 내에 해결해왔고, 당연히 '삼국 블레이드'의 경우에도 아주 안정적인 수준의 서버 환경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네시삼십삼분이 그동안 서비스해온 '블레이드'와 '영웅', 그리고 곧 등장할 '이터널클래시'와 '로스트 킹덤' 등의 이용자 풀도 모두 크로스 프로모션을 통해 가져올 수 있다.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100% 성공할 거라 볼 수는 없다. 다소 불안한 점은 시중에 강력한 라이벌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최근에 넥슨의 '히트'가 매출순위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이고, 넷마블의 기라성 같은 액션RPG들도 연이어 준비되고 있다. 433의 '로스트킹덤'도 향후 적이 될 수 있다.
많은 부분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곤 하더라도 이들 강력한 라이벌들과 비교해서 '삼국 블레이드'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것은 액션스퀘어에게 다가온 새로운 당면과제다. 그런 점은 액션스퀘어와 433 측에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 해답을 내년에 '삼국 블레이드'의 서비스로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는 게임] 스마일게이트의 '큐라레 마법도서관'
2014년 4월, 스마일게이트에서 이색적인 게임이 출시됐다. 바로 '큐라레 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이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출시때부터 상당히 묘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다. 출시 당시를 보면 카드 게임의 열기가 이미 절정을 지나 조금씩 떨어지고 있던 시기였고, 그런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출시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한다.
반면에 '큐라레' 게임 자체가 내부적으로 정통RPG의 게임성을 가진 것을 보면 아직 RPG가 불 붙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출시가 너무 이르지 않았나 판단되기도 하는, 묘한 포지션의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상당한 수작이라고 할만하다. 게임의 완성도도 무척이나 높았고, 특히나 후반 콘텐츠로 넘어가면 PC 온라인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정통RPG를 즐기는 듯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캐릭터성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으로 매출 10위권 내에 포지션됐던 '큐라레'는 불과 몇 달 만에 매출 순위가 40~50위 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휘발성이 강한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출시한지 1년 반이 지난 지금에도 서비스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나름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 초반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훨씬 성공작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을 더하는 가장 큰 부분은 다름아닌 '콘텐츠의 연계성' 부분이다. 후반의 고농도 RPG성을 채 느끼기도 전에 많은 수의 이용자들이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그 이유. 하드코어RPG 쪽으로 진입하기 전 허들이 너무 높았다는 점. 그런 허들을 낮춰줄 수 있는 싱글 플레이 모드가 있어서 연계점을 만들어줬었다면, 그리고 계단식으로 적응하게 해줬더라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연계 공백을 뚫고 하드코어RPG 부분으로 접근했더라도 수많은 스킬들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뒤에 '훈련관'을 통해 이러한 공백을 없앴지만, 이 역시도 조금 더 빠르게 조치되었다면 어땠을까하고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한 번씩 터지는 서버 문제도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평가받을만 하지는 않다. 역시나 아쉽다.
반면에, 서비스 1년 반이 지난 지금을 기준으로 보면 '큐라레'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로 거듭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IDLE 게임이 판치고 있는 현재 상황에 과거 PC 온라인 게임 수준의 스킬과 전략, 다른 게이머와의 연계 플레이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가 있다면 갈증을 해갈시켜줄 수 있는 대안 게임이라고 감히 말할만 하다.
김용하PD 이하 개발진들도 이용자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 소통을 하는 모습이 엿보이며, 다음달에는 중간층이 플레이할만 한 상위 금서 모드도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한창이다. 아울러 PS4에 등장하게될 '큐라레' 버전 또한 크게 기대가 된다.
때문에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도 새로운 모바일 게임에만 치중하지 말고, '큐라레'에 대해 마케팅 계획을 따로 세워서 신규 이용자들을 대폭 유입시킨다면 게임 순위 자체가 20-30위권으로 반등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