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와 '크로스파이어'가 차세대 영화로.. '게임+영화=망작' 공식 깨진다
트와일라잇, 해리포터, 헝거게임 그리고 반지의 제왕까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이 작품들은 소설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큰 성공을 거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 시장의 소재 고갈이 심각해지면서 오리지널 영화 시나리오가 아닌 인기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재 탄생 시키는 것은 현재 영화 시장의 흐름 중 하나다. 올해 국내 관객들에게 화성에서의 생존기로 큰 인기를 얻은 ‘마션’은 블로그를 시작으로 정식 소설로 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이며, ‘메이즈런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등의 작품 역시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는 점이 그 대표적인 사례.
물론 지난 2012년 개봉하여 디즈니 회장을 사임하게 만들 정도로 역대급 흥행 참패 기록을 세운 ‘존카터: 바슘전쟁의 서막’과 같은 실패 사례에서 보듯 유명한 작품이 꼭 성공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말이다.
이 같은 타 영역의 엔테테인먼트와 영화의 결합은 비단 소설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극적인 소설 같은 이야기를 지닌 실화나, ‘어벤저스’로 대표되는 코믹스(만화) 등의 콘텐츠 역시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중에서도 게임은 오랜 시간 영화 제작자들의 선택을 받아온 콘텐츠 중 하나로 꼽힌다.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활용한 화려한 영상과 판타지부터 스릴러까지 게이머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장르를 넘나드는 시나리오, 그리고 수 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대중성까지 게임은 영화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콘텐츠로 평가 받으며 오랜 시간 스크린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듯 영화와 찰떡궁합으로 보이는 게임이지만, 그 동안 게임을 영화로 제작된 영화들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1993년 등장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경우 80년에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리오 시리즈를 원작으로 제작됐지만 제작비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며 그야말로 시원한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이러한 참패의 원인에는 원작을 깡그리 무시한 괴악한 시나리오에 있었다. 영화 속 마리오는 설정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배불뚝이 배관공 아저씨로 등장해 원작의 귀여운 캐릭터를 완전히 지워버렸으며, 동화 속 나라를 구한다는 내용은 간데 없고, 기괴한 모습의 파충류들이 악당으로 등장하며, 마리오의 동생인 마리지와 공주가 맺어지는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까지 영화의 재미는 떨어지고, 원작의 팬들까지 분노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던 것이다.
대전 액션 게임의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스트리트파이터2’를 영화로 만든 작품인 ‘스트리트파이터’의 경우도 비슷하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분장을 그대로 재현하여 실제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구성과 당대의 액션 스타였던 장 클로드 반담이 주연을 맡았지만, 평단의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 역대 최악의 게임 영화 10위에 랭크 되기도 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춘리, 장기에프, 혼다, 블랑카에 이르기까지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서 등장했지만 대부분 조잡하기 그지 없었고,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원작의 주인공인 류와 캔이 조연으로 전락하고 장 클로드 반담 역의 가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등 제작사의 입맛대로 바뀐 캐릭터들의 모습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던 것.
하지만 ‘스트리트파이터 영화’는 최종 악역인 베가(한국명 바이슨)을 맡은 라울 훌리아의 열연과 게임 속 ‘써머솔트 킥’을 현실로 보여준 장 클로드 반담 등 예상치 못한 액션을 선보인 것에 힘입어 제작비의 2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며, 흥행에는 성공하며 실낱 같은 희망을 전해주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영화=망작’ 이미지를 굳히는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 등장하니 그가 바로 우베 볼이다. 위에서 소개한 작품을 평범하게 만들어버릴 정도의 괴작을 연이어 제작한 우베 볼은 호러 액션 게임 ‘하우스 오브 데드’를 시작으로, ‘어둠 속의 나홀로’, ‘파크라이’, 던전시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유명 게임들을 영화로 만들었지만 모두 최악의 흥행을 거두며 이들 게임의 영화화 가능성을 완전히 지워버렸다.(해당 영화들은 모두 역대 최악의 영화를 꼽을 때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우베 볼 감독에 대해 게이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건들지 말아 달라며, 영화 제작 금지 청원을 할 정도였지만, ‘카운터스트라이크’, ‘하프라이프’ 심지어 ‘메탈기어 솔리드’의 영화화를 노린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다행히 벨브의 극단적인 반대 등으로 실제로 제작되지는 않았다)
이렇듯 의도치 않은 암흑기를 거쳤지만, 레지던트이블(일본명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으며, 무려 6편이나 제작되는 등의 성공을 거뒀고, 최고의 섹시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라라크포트로 분한 ‘툼레이더’가 엄청난 수익을 기록했으며, 크리스토프 강스 감독 손에서 탄생한 ‘사일런트 힐’이 평단의 극찬을 받는 등 게임의 영화화는 꾸준히 시도되며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한 동안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게임 영화 시장이 대규모 자본과 대작 게임들이 연이어 영화로 제작되며 다시 영화 시장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바로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와 20년의 세월 동안 게임 역사를 뒤바꾼 게임으로 평가 받는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이 그 주인공.
이들 영화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할리우드를 좌지우지하는 유명 배급사 오리지널 필름과 유니버셜 픽쳐스가 배급을 맡아 그 어느때 보다 기대감이 높으며, 이전까지의 게임 원작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대작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되고 있어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먼저 '크로스파이어'의 경우는 국내 게임으로는 최초로 할리우드 영화로 진출한 게임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전세계 80여 개국, 5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에 이어 2014년 한 해에만 글로벌 매출 1조 5,000억원을 기록한 글로벌 메가 히트작인 만큼 '크로스파이어'의 영화화에 거는 기대감은 그 어느때 보다 크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북미 시장을 비롯해 도전해볼만하다는 평가다.
'오리지널 필름'이 제작을 맡은 사실 또한 흥행에 청신호를 주는 요소다. 오리지널 필름은 시리즈마다 큰 흥행을 거둔 ‘분노의질주’ 시리즈를 비롯해 ‘나는 전설이다’, ‘트리플엑스’ 등 다수의 히트 영화를 제작한 회사로 수 많은 영화사들이 즐비한 할리우드에서도 돋보이는 흥행력을 보유한 회사로 꼽힌다.
특히 뚜렷한 스토리와 테마를 바탕으로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를 주로 성공시킨 점과 ‘분노의 질주’와 같이 지속적은 속편을 성공시킨 오리지널 필름과 '크로스파이어'의 만남을 통해 또 하나의 글로벌 흥행 시리즈가 탄생할지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액션 씬과 총격 씬 또한 기대되는 요소다.
2016년 6월 전세계 게이머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영화로 손꼽히는 ‘워크래프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워크래프트'는 1994년 등장해 인간과 오크의 대결이 펼쳐지는 아제로스 대륙을 배경으로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대 서사시를 써나 간 게임으로 영화 주제로 알맞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영화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은 1994년 등장한 원작의 시간을 배경으로 안두인 로서, 레인린, 메디브에 이르기까지 얼라이언스 연방의 기틀을 마련한 인간 영웅들과 듀로탄, 오그림 둠해머, 굴단 등 1세대 호드 영웅들이 총 출동하여 워크래프트의 장대한 서사시의 시작을 그릴 예정이다.
이렇듯 대규모 블록버스터로 개발되고 있는 '크로스 파이어'와 '워크래프트'를 베이스로 한 영화는 탄탄한 준비를 통해 기존의 게임 베이스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으며, 징크스 같았던 '게임+영화=망작'이라는 공식을 깨고 대중들의 시선과 선입견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