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서 결정되는 승패와 전략, '드래곤하츠'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른바 '손맛'이란 표현은 주로 액션롤플레잉 게임의 액션이 주는 재미를 표현할 때 쓰이고는 한다. 그렇다면 액션 비중이 적은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에선 '손맛'을 느끼기 어려운 것일까? 이와 관련해 디지털스카이에서 서비스 중인 '드래곤하츠'는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래곤하츠'는 수집한 캐릭터들을 최대 5명까지 전장에 배치해 턴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롤플레잉 게임이다. 전투 중 공방과 턴의 교환은 자동으로 진행되지만 캐릭터의 분노 게이지가 가득 찼을 때 발동시킬 수 있는 스킬 시스템의 경우, 발동 타이밍을 직접 정할 수 있다. 또한, 가로 3칸, 세로 3칸 넓이의 전장에 캐릭터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공격 및 피격 순서가 달라져 게이머에게 전략적인 배치를 요구한다.
'드래곤하츠'가 자랑하는 '손맛'의 경우, 스킬 시스템과 진형 배치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두각을 드러낸다. 여러 캐릭터를 연결해 발동시키는 연계 스킬 시스템 때문이다. 연계 스킬이란 전장에 나온 캐릭터를 선 긋듯이 최대 3명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기능으로, 캐릭터의 조합과 선택 순서에 따라 각양각색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손으로 전략의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 게이머는 '드래곤하츠'가 자랑하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연계 스킬을 쓰기 위해선 상하좌우 혹은 대각선 방향에 인접한 캐릭터가 2명 이상 존재해야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진형 배치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아군이 한 명도 쓰러지지 않은 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완전승리'를 위해선 캐릭터의 피격 순서 및 연계 스킬 발동 여부가 중요해지며, '완전승리' 횟수가 많을수록 주어지는 보상이 많아 게이머의 고민은 깊어진다. 아군의 차례에서 스킬이 최우선으로 발동되는 특징도 게이머의 판단력을 시험해 전략 요소가 더욱 깊어진다.
물론 게이머의 손가락만으로 모든 승패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게이머의 캐릭터들은 십수 가지의 육성 및 자원 수집 콘텐츠를 거쳐야 진정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 다양한 육성 시스템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드래곤하츠'의 장점 중 하나다.
십수 가지에 이르는 육성 시스템을 보고 막막하다 느낄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중에는 계정 레벨에 따라 육성 시스템이 순차적으로 해금되며, 이를 통해 게이머는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꾸준히 체감할 수 있다. 캐릭터만이 아니라 장비의 수집 및 육성도 전투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양질의 육성 시스템이 게이머를 기다린다.
'도전' 콘텐츠로 분류된 특수 던전들의 클리어 보상 역시 캐릭터 육성을 돕는다. 엘리트 던전, 현상금, 드래곤 던전 등 특정 보상에 특화된 콘텐츠를 공략할수록 캐릭터 조각, 장비 조각, 진급용 아이템 등 이른바 '혜자스러운' 혜택이 가득 주어진다. 특정 캐릭터를 뽑지 못한다 해도 게임 내 보상을 활용한 캐릭터 육성을 거치면 어느 게이머나 막강한 캐릭터로 진형을 꾸릴 수 있다.
다만, 이 육성 시스템이 중반 이후부터 단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분해, 전수 등의 기능을 활용하면 기존에 소모한 재화를 재투자할 수 있으나 최대 5명까지 전장에 배치해야 하는 '드래곤하츠'의 특성상 획득한 새 캐릭터를 육성할 때마다 필수로 진행하는 십수 가지 육성 방식은 피로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와 함께 캐릭터 수집 및 육성에 치중된 콘텐츠 구조도 아쉽다. 게이머 자신만의 파티를 완성하는 과정이 즐겁지만, 완성된 파티로 재미를 느낄 만한 후반 콘텐츠가 PvP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렵다. 길드에 들어가 전용 콘텐츠 공략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는 게이머가 파티 완성에 들인 노력에 비해 콘텐츠 분량이 적다는 느낌이다. 다른 게이머와 함께하는 레이드나 게이머가 구성한 덱의 한계에 도전하는 방식의 던전 추가가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 새로운 시스템이나 스테이지를 이용할 때마다 저용량 데이터들을 새로 내려받는 수고,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4대 진영으로 나뉘어 얽히고설키는 스토리가 매력적이지만 던전 내 스토리 메뉴나 영웅 도감을 직접 찾아가서 읽어야 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안타깝다.
그래도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이 아니면서도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드래곤하츠'에 개성이나 콘텐츠 볼륨 측면에서 적수는 몇 없어 보인다. 옥에 티가 있을지언정 게이머의 손으로 결정되는 전략과 다양한 캐릭터 육성 과정의 재미는 훼손되지 않는다. 만약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에서 한 차원 높은 전략성을 찾는 게이머라면 '드래곤하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