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을 위한 최상의 선택, PS4 한글판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
게임명: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
개발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유통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이 게임의 한글화 소식 발표는 어떤 의미로는 신선했고, 다른 느낌으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느낌이었다. 올해 초부터 불이 붙듯 확산된 한글화 열풍은 오랜 숙원과 같은 게임들의 한글화 확정이라는 쾌거로 이어졌고 지금도 기대작들의 출시가 지속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PS4용 육성 게임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는 오랜 시기 동안 팬들의 염원이 있던 시리즈였던 아이돌 마스터의 신작이었다. 2005년 7월 첫 게임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이 시리즈의 한글화에 대한 바램은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그러는 동안 세월은 흘렀고 게임은 17개나 쏟아졌고 PS3부터 3DS, Xbox360,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등장, 그들만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그 오랜 기다림에 반응하듯 시리즈 최초의 PS4 버전의 한글화가 확정된 것이다. 뛰어난 그래픽과 부드러운 프레임, 그리고 최초의 자막 한글화라는 결과는 시리즈 오랜 전통의 재미부터 그 동안 느끼지 못한 새로운 느낌까지 받게 만들었다.
PS4용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는 시리즈의 줄거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유저는 765 프로덕션의 신입 프로듀서가 돼 13명의 아이돌 후보생들을 최고의 아이돌로 만들어야 한다. 합숙 장소와 스케줄, 영업, 레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돌을 지원하고 서장 시킬 수 있다.
첫 느낌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솔직히 일본 내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아이돌 육성이라는 컨셉에 대해서는 크게 선호하지는 않았다. 육성이라는 장르 자체에 큰 매력을 못 느끼는 것도 있고 왠지 모를 단조로운 패턴 방식이 구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즐기는 순간 “아.. 왜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고 즐겨왔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는 필자처럼 처음 시리즈를 접한 (호기심이든 아니면 한글판이라는 이유로 구매했던)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대단한 경험을 안겨준다.
그래픽은 원작 애니메이션 수준을 능가한다. 너무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 연출 등은 보고 있으면 멍하게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며, 합숙소 주변 내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연출은 아름다운 그래픽과 함께 게임 내 몰입도를 극대화 시켜준다.
특히 기존 게임에서 나온 그래픽 수준보다 월등히 상승한 이번 신작의 수준은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 밖에는 들지 않았다. 큰 무대에서 라이브를 펼치는 모습은 생동감은 물론 어떤 의미로는 ‘감동’스럽기까지 할 정도다.
기존 시리즈보다 그래픽 수준이 나아지게 느끼는 부분은 그래픽의 발전도 있겠지만 세밀한 연출과 앙코르 무대에서 자유롭게 카메라 세팅을 할 수 있는 부분 등을 고려한 개발력에 있다. 고정적인 특정 시점이 아니라 자유롭게 시야를 움직일 수 있다 보니 전방위적으로 인물과 사물, 배경 등의 퀄리티를 높인 느낌을 준다.
압도적인 수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13명의 아이돌이 모두 등장해 펼쳐는 공연이다.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대규모 공연 장면은 실제 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웅장하며, 팬들의 눈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듯 쉴새 없이 카메라 연출이 쏟아진다. 정말 그래픽에서는 단점이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다.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도 게임의 재미에 한몫 한다. 합숙소에서 벌어지는 여러 행동들부터 스케줄 소화 전 자연스러운 아이돌들의 일상은 보는 사람이 다 흐뭇해질 정도로 따뜻하고 정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대사에 맞춰 다양한 표정을 쏟아내는 아이돌 얼굴만 봐도 신기할 정도다.
그러나 이런 환상적인 장점 뒤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입문자들 입장에서는 단순해진 패턴과 간단한 미니 게임식 성장, 리듬 요소에 집중한 게임성 등으로 편하게 몰입할 수 있게 하지만 기존 시리즈를 즐기던 마니아 층에게는 이 부분이 모두 단점으로 느껴지게 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본적인 게임성의 단조로움이다. 일주일에 1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영업 요소는 미니 게임화로 변했다. 아이돌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도 아이돌 각각 몇 개 없고, 대 부분이 비슷한 수준을 띄고 있다.
그리고 전작에서 있던 시스템 중 하나인 아이돌 간의 능력 차이가 없어져 그냥 단순 반복만으로도 어느 정도 이상의 아이돌을 성장 시킬 수 있게 됐다. 여기에 765프로덕션과 프로듀서를 긴장하게 만들 경쟁자가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점도 재미를 반감 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덕분에 게임의 진행은 단순명료하다. 스케줄 선택 -> 리듬 또는 미니 게임 -> 완료 순으로 무한 반복된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하다 보면 초반 몇 시간은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이상을 플레이하면 엄청난 반복 플레이만이 남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성장 요소도 문제다. 이 게임의 중요 포인트인 아이돌 유닛 랭크는 올리기 너무 어렵다. 약 20시간 정도면 100만 명의 팬을 모아 A랭크가 될 수 있지만 S랭크가 되기 위해서는 900만 명을 필요로 한다. 대략 1~3명의 아이돌을 S랭크로 만들기 위해서는 40~60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도전 과제 중에 모든 곡의 레전드 등급, 프로듀서 랭크 20 만들기, 그리고 13명 아이돌의 S랭크 만들기 등은 몇 백 시간을 소요해야 획득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요소다. 의상 100%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DLC로 신곡을 구매해서 즐길 수 있지만 이 게임의 신곡 가격은 웬만한 일반 게임 가격 정도가 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의상과 악세서리를 구할 수 있는 샵이 삭제 됐다. 이건 어떻게 보면 기존 팬들을 약간 우롱하는 느낌을 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 시키기 위한 아이돌의 모습을 무작위로 오는 팬들의 선물이나 스테이지 완료 보상으로 모으게 한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여기에 P드롭 이라는 과금 요소는 어떻게 보면 유저에게 절망을 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비싼 가격의 게임을 샀지만 결국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복장을 모으기 위해서는) P드롭이라는 요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도록 돼 있다.
참고로 P드롭은 일종의 무작위 보상 아이템은 이걸 사용한 후 무대를 완료하면 먹은 사탕 개수만큼 팬들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과금 요소다. 도중에 획득할 확률은 없고 오직 실제 비용을 지불해 구매해야 한다. 근데 이게 저렴하지가 않다.
설령 구매했다고 해도 무작위 선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높은 랭크의 복장은 획득하기 어렵고 상당 수의 아이템이 중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어디 수준까지 돈을 써야 DLC를 제외한 모든 복장을 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DLC의 무자비한 가격도 단점이다. 게임 내 DLC 들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매우 비싸다. 근데 악세서리나 복장, 그리고 휴대폰 메시지의 사진까지도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양한 과금 요소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콘텐츠들의 가격은 정말 높게 책정돼 있다.
복장의 경우는 평균 16,000원 정도를 하고 작은 악세서리도 3,500원 수준이다. DLC 메일의 경우는 팩으로 구매 시는 30,000원 정도가 필요하다. 쉽게 이야기하면 현재까지 나온 DLC를 모두 구매할 경우는 20만원 이상이 훌쩍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초반 몇 시간의 즐거움이 지나가고 난 후 게임은 무한 반복 또는 능력자 식 과금만 남게 된다. 게임의 장점이던 육성 요소도 모두 사라졌고 아이돌의 개성은 목소리와 외모 정도 말고는 거의 느낄 수 없게 됐다. 기존 시리즈의 장점 등을 버리고 과금만을 선택한 부분이 아쉽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입문자를 위한 시리즈로는 충분히 납득되지만 마니아들을 위한 기존의 팬들을 위한 게임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글판이기 때문에 작지만 캐릭터마다 존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이지만 오랜 시간 몰입해서 파고 들 정도의 게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