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청춘'들의 무대, 넷마블 게임아카데미 1기 전시회 탐방기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게임과 미술 그리고 전시, 잘 어울리면서도 조합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 이 세개의 단어가 보여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넷마블 게임아카데미 1기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한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 전시회가 그 주인공.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 전시회는 서울 인사동 거리에 자리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매일 오전 10시에 개장해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 전시관 내에는 지난 4월 막을 올린 넷마블의 사회공원 프로그램이자 청소년 대상 게임 교육인 넷마블 게임아카데미 1기 교육을 수료한 학생들의 노력이 담긴 57종의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전문 작가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미디어 아트 작품 등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마련됐다.
전시관 내부에 처음 발을 디디면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전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넓은 곳으로 움직이면 초대형 스크린이 관람객을 맞이 한다. 이는 가상 공간인 게임 아카데미 타운을 형상화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월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 직접 채색한 캐릭터가 스캔 작업 이후에 화면에 등장한다. 자신이 직접 만든 캐릭터가 화면 등장해 가상공간에서 어울리는 것을 보며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대형 스크린을 벗어나 눈을 돌리면, '슬라임레볼루션'이라는 RPG가 눈에 띈다. 게임은 슬라임이 주인공인 중세 풍 문화와 배경을 가진 판타지 RPG로, 힘이 약한 슬라임이 친구들과 힘을 합쳐 물을 독점해 독재를 일삼는 여왕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려냈다. 하지만, 여왕을 물리치면 끝인 줄 알았던 게임은 흑막에 가려진 새로운 배후가 등장하면서 전투가 계속된다. 현 시국을 재치있게 꼬집은 학생들의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특히, 이와 함께 전문 작가가 학생들이 제작한 슬라임 캐릭터를 더욱 미려하게 완성한 영상 전시도 함께 준비됐으며, 3D 프린터를 활용해 슬라임을 제작해 함께 전시해 볼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갖췄다.
발걸음을 옮기면 '드리밍, 이매진, 일루젼'이 자리한다. 비참한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꿈속으로 도망친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이 게임은 익숙한 일본풍 RPG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주변에는 주인공 캐릭터의 일기장과 정신병원을 떠올리게하는 전시 구성이 묘한 긴장감을 전한다. 이 게임의 백미는 가상현실(VR)로 구성된 꿈속 공간이다. 관람객을 VR기기를 착용해 가상현실 속에서 직접 손을 움직여 일기장을 모으고, 벽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도 있다. 지진을 다룬 '7.2'라는 게임으로, 관람객은 지진으로 흔들리는 교실에서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학교에 남거나, 교실 밖으로 나갈 것인가 선택하게 된다. 선택은 계속해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고, 선택에 따라 생존 가능성은 달라진다.
특히, '7.2'의 경우 RPG 만들기와 같은 툴을 활용해 제작한 생존 RPG 형태의 게임부터, 유니티를 활용해 학교의 모습을 3D로 구현한 게임까지 마련했다. 아울러 조명을 활용해 흔들리는 학교의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전시 구성 공간 곳곳에 마련한 다양한 사고 관련 뉴스와 게임의 설정에서 엿볼 수 있는 학생들의 생각 속 어른들의 무책임과 안전불감증 등이 커다란 메시지를 던진다.
게임과 미술 그리고 전시가 만난 특성상 미디어 아트 관련 작품이 다수 마련된 가운데 '11:30'라라는 게임도 눈에 띄는 작품 중 하나다. 아이가 납치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 게임은 작품 전시 공간 앞에 마련된 별모양의 장식에 손을 올려 놓는 것으로 시작되며, 방을 배경으로한 전시 공간은 마치 시간을 뒤로 돌리는 듯이 눈앞에서 빠르게 변화해 간다.
눈 앞에서 변화하는 방의 모습에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 순간 관람객은 아이를 납치한 이의 힌트를 확인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범인을 선택해 게임의 엔딩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이 만들어낸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전문 작가와 만나 말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독특한 컨트롤러가 눈길을 끄는 '뉴 게임'은 가상현실에 갇힌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는 일반적인 RPG 형태와 현실과 가상현실을 더해 3D와 2D의 이미지가 공존하는 하나의 또 다른 전시가 마련됐다. 평면이 되어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접한 뒤 익숙하지 않은 조작 체계를 기반으로 탐험할 수 있는 3D와 2D가 공존하는 세계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얼핏 봐서는 동일한 게임으로 느낄 수도 있는 게임이 전시되고 있다. 모두 플랫포머 형태의 외견을 하고 있는 이 게임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른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 방식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머리를 하고 있지만, 모두 다른 생각과 삶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하 전시관 반대편에 마련된 공간에는 미치광이 의사가 지배하고 잇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그려낸 '몽상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매력적인 스토리와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를 구현했으며, 미디어 믹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탈출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게임도 함께 준비했다.
넷마블 게임아카데미 1기의 전시회는 지난 9개월간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꿈을 가진 학생들이 학업과 병행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라는 전시회의 이름처럼 미래의 게임인을 꿈꾸는 이들이 학업만으로도 지친 몸을 열정으로 채워가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꿈을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이다. 말 그대로 '꿈꾸는 청춘'들이 만들어낸 무대다. 평소 게임이나 미디어 아트에 관심이 많거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이들의 열정을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한편, 넷마블 게임아카데미는 미래게임인을 꿈꾸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게임산업 및 직군을 탐색하고 직접 게임을 개발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9개월 동안 게임의 원리부터 역사, 장르, 예술적 요소, 개발 기술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는 교육 과정을 통해 게임 인재에게 필요한 소양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마지막에는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이를 전시해 미래에 대한 꿈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