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C에 '배틀그라운드'가 있다면, 모바일에는 '블랙서바이벌'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블루홀이 개발해 스팀을 통해 앞서 해보기로 서비스 중인 PC용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래운드)'가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8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동시접속자 수도 60만 명을 넘었다. 여기에 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앞두고 있으며, e스포츠 등의 재미까지 갖췄다. 100명 중 1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생존 대결을 펼치는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앞으로도 더욱 고공 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PC에 '배틀그라운드'가 있다면, 모바일에는 '블랙서바이벌'이 있다. 출시 시점만 본다면 모바일에 '블랙서바이벌'이 있었고, PC로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됐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수 있겠다. 그리고 '블랙서바이벌'은 웹브라우저로 즐기던 배틀로얄 방식의 웹게임에 뿌리를 둔 게임으로 지난 2015년 말 아크베어즈가 선보였다. 대형 게임사와 RPG 장르 중심으로 흘러가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특성 때문에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지만, '블랙서바이벌'은 배틀로얄 장르가 가진 게임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잘 살려냈다.
'블랙서바이벌'이 추구하는 생존 게임은 2000년대 초반 웹게임으로 등장한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들과 그 궤를 같이한다. 배틀로얄 웹게임은 소설과 영화, 만화로도 선보여지며 당시 여러 모로 충격을 전한 '배틀로얄'을 모티브로 삼아 생존 대결을 펼치는 게임을 말한다. 화려한 연출이나 그래픽 효과 없이도, 텍스트로 전해지는 생존의 현장은 당시 '배틀로얄' 웹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들에게 훌륭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블랙서바이벌'은 이러한 배틀로얄 장르 웹게임의 틀을 잘 따르면서 실시간으로 생존을 두고 펼치는 대결의 재미를 모바일에 그렸다. 화려한 3D 그래픽은 아니지만, 뛰어난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보는 맛도 제공하며, 생존을 위해 대결을 펼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 아이템 파밍과 상대방 제거로 이어지는 배틀로얄 장르의 재미를 빠짐없이 표현했다.
게이머는 게임을 접하면 친절한 튜토리얼을 통해 다양한 재료를 수집해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고, 음식을 만드는 등의 게임의 기본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초식리그와 육식리그로 나뉘어진 리그 중 초식리그에서 시작해 천천히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다. 배틀로얄 장르 게임의 특성상 아이템 조합법과 아이템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있는 고수와 초보의 실력 차이를 시스템적으로 보완한 것이다. 여기에 초식 리그의 경우 5성 능력을 가진 캐릭터라도 2성 능력 캐릭터로 제한이 되는 등 초보를 위한 장치를 제법 마련해뒀다.
게임의 흐름은 일반적인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이머는 가상의 섬에서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게이머 중에서 혼자 살아남거나 해킹에 성공해 승리를 거두면 된다. 맵의 다양한 곳곳을 이동해 재료를 모아 무기를 만들고, 스태미너 회복과 HP 회복 등을 위한 아이템도 제작해야 한다. 물론 별도의 휴식 등을 통해서 HP나 스태미너 회복을 진행할 수도 있으나, 언제 어디서 누가 나의 뒤를 노리는지 모르는 배틀로얄 게임의 특성상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여기에 게임 내에 마련된 구역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지구역으로 설정돼 게이머들은 결국 한정된 곳에서 만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생존을 두고 대결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강력한 아이템을 장착한 게이머는 공격 위주로, 그렇지 못한 게이머는 은신 위주로, 아이템을 더 모으고 싶은 게이머는 기본 상태로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다른 게이머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물론 초반부터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춰도 숙련도나 레벨이 낮으면 불리할 수 있다. 탐색 등을 통해 레벨을 올리며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하고, 동시에 생존 경쟁을 펼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블랙서바이벌'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사연과 이야기를 갖고 있고, 특기도 달라 캐릭터마다 전해주는 플레이의 감각과 재미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총기가 가장 강력해 보일 수 있으나, 야구 선수 출신인 캐릭터는 투척용 무기를 더욱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총기가 있다고 해도 총알이 없으면 무용 지물이다. 여기에 베기나 찌르기 특화된 캐릭터도 존재한다. 특히, 게임 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어, 게이머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찾는것에 도움이 된다.
'블랙서바이벌'은 전반적으로 기존에 인기를 끈 배틀로얄 웹게임의 공식을 따른다. 텍스트로만 즐겨도 긴장감이 넘쳤던, 배틀로얄 장르를 2D 그래픽과 함께 더욱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매 순간 선택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실시간 기반의 대전, 어느정도 중요한 게이머의 조작 실력 등 게임이 갖춰야할 요소도 잘 갖췄다.
다만, 몇가지 부분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아무래도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밸런스 조절에 중점을 두고 있어, 추가 콘텐츠가 부족하다. 매번 같은 콘텐츠만 즐기다 보니 다소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게임사가 수익을 크게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이상의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배틀로얄 장르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구현한 '블랙서바이벌'이 PC에서 배틀로열 장르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게임성으로 인정받아 더 나은 게임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