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침체된 PC MMO 시장 구원투수 등판
그동안 모바일에 밀려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던 국내 온라인 MMORPG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바로 지난 11월 7일 공개 서비스(OBT)에 돌입한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가 인기 고공 행진 속에 게이머들을 다시 PC 앞으로 유혹하고 있는 것.
로스트아크의 기대감은 여타 다른 온라인게임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2014년 처음 트레일러가 공개된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지만, 게임에 대한 기대는 꾸준히 유지되었으며, 3번에 걸친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할 때마다 엄청난 신청자들이 몰리며, 그 인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그리고 공개 서비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지금 로스트아크는 침체되어 있던 PC MMORPG 시장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는 평가와 함께 200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온라인 MMORPG에 오래간만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로스트아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핵앤슬래시' 스타일의 전투를 표방하면서도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세계관, 항해를 통해 다양한 섬들을 탐험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항해 시스템 등 여느 MMORPG 못지 않은 방대한 스케일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워리어', '파이터', '헌터', '매지션' 등 4가지 직업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클래스(직업군)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워리어'는 디스트로이어, 워로드, 버서커로 파이터는 배틀마스터, 인파이터, 기공사로 '헌터'는 데빌헌터, 블래스터, 호크아이, 마지막으로 '매지션'은 바드, 서머너, 아르카나 등 적의 공격을 최전방에서 막아내는 탱커, 스탠스를 변경하며 공격을 펼치는 클래스와 공격과 동시에 아군의 치료도 맡는 클래스 등 다양한 클래스가 존재하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다.
특히, 일반적인 사냥이나 파티플레이 외에도 거대한 몬스터에 도전하는 가디언 레이드, 이 보다 더욱 강력한 에픽 레이드도 경험할 수 있으며, 모험을 하며 갈고 닦은 실력은 PvP 콘텐츠인 '콜로세움'을 통해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 서버 매칭을 통해 진정한 PvP 최강자를 가릴 수 있는 등 방대한 콘텐츠도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로스트아크는 공개 서비스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로스트아크’는 지난 9일 PC 순위 분석 사이트인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14.02%를 기록하며 PC 게임 이용 순위 3위에 올랐다.
이는 RPG장르 중에서는 이미 1위이며, 대세 게임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도 단 2% 차이까지 추격한 수치로, 현재 PC방 순위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7일 오후 2시에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오픈 직후 너무 많이 몰려든 인원으로 인해 접속 대기열이 평균 8천에서 1만 가까이 발생하는 등 서버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이용자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든 저녁에는 6개 서버 모두에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졌으며, 스마일게이트 RPG는 이날 저녁에 더 많은 이용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신규 서버를 1개 더 오픈하는 등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러한 로스트아크의 인기는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넘어 PC MMORPG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PC MMORPG 장르에 간만에 기대작이 등장한 셈이다. 온라인게임의 전성기로 평가받는 2000년대 이후 2010년부터 PC MMORPG 시장에는 '대작'으로 분류되던 작품들이 매년 꾸준히 등장해 왔었다.
2012년 엔씨소프트의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블레이드&소울’부터 2013년 엑스엘게임즈의 대작 MMORPG 아키에이지, 2014년 펄어비스에서 개발하여 해외 시장을 강타한 검은사막, 2016년 700억 이상의 개발비로 큰 이슈가 되었던 네오위즈의 블레스까지 대형 온라인 MMORPG는 꾸준히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 사실.
이렇듯 매년 대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등장했지만, 이미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퀄리티와 기존 온라인게임과 큰 차별화를 두지 못한 콘텐츠 그리고 운영 문제까지 겹치며, 이들 게임은 온라인 MMORPG 시장을 반전시킬 만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실제로 국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그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블레이드&소울’과 해외에서 거둔 엄청난 성과를 바탕으로 모바일로도 개발되어 성공을 거둔 검은사막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게임들은 화제의 중심에서 벗어난 지 이미 오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블레스는 얼마전 서비스 종료를 밝혀 PC MMORPG 장르가 처한 상황을 여실없이 보여주었다.
여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유지한 리니지M 등의 모바일 MMORPG가 스마트폰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전까지의 온라인 못지않은 퀄리티와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PC 온라인의 자리는 더더욱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 사실.
이렇듯 신작들의 연이은 부진과 모바일 MMORPG의 약진 속에서 위기를 겪던 PC MMORPG 장르에 로스트아크는 이전까지와 차별화된 콘텐츠와 색다른 즐거움을 선보이며, 새로운 구원 투수로 등판한 모양새다. 더욱이 로스트아크의 이러한 이슈는 이전까지 모바일에 치중하던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새로운 다시금 PC MMORPG에 시선을 돌리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록 중국발 해킹으로 의심되는 서버 문제 등 완벽한 운영은 아니지만, 로스트아크는 콘텐츠와 여러 부분에서 까다로운 국내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침체를 겪던 PC MMORPG 시장에 새로운 구원투수로 등장한 상황이다”라며, “이러한 로스트아크의 이슈는 PC 온라인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까지 끌어내, 기존 온라인 IP마저 모바일로 개발되던 시장의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