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융합정책 토론회 '게임의 질병화는 잘못된 접근..사회를 부정하는 것'
"국민청원도 사실 게이미피케이션입니다. 20만을 넘으면 리워드(정부 공식답변)를 주는 것. 그런 것들을 제안할 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의 회로가 작동하고 있죠. 이런 걸 부정해서 질병으로 몰면 사회를, 사람을 부정하는 겁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융합정책 토론회에서, 계명대학교 임충재 교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섭(바른미래당), 조응천, 조승래(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게이미피케이션포럼 공동 주최로 진행된 이 포럼에서, 학계·재계·법조계 전문가들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WHO의 게임 질병화가 옳지않은 방향임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최근 WHO가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는등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기류가 있지만, 사실 게임은 지역 경제를 살리거나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다."라며 "특히 게임적 요소를 활용해 몰입을 이끌어내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국회에서도 정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환영사를 더했다.
환영사에 이어 발제자로 나선 임충재 계명대학교 게임모바일공학과 교수는 "게임은 그 어떤 콘텐츠보다 재미를 주고 참여를 유도한다. 이런 게임적 요소를 적용해서 성공한 도시가 많다."며 스웨덴 스톡홀름 오덴플랜역 피아노계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ASC프로젝트, 영국의 글라스고 프로젝트,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의 성공사례를 제시했다.
임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적용된 도시의 경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속적 이용' 두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나선 조민성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 또한 전세계 70개 도시로 이어진 '스페이스 인베이더' 포토와 코카콜라 광고판을 예시로 들며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에 대한 방안을 내놨다.
조민성 회장은 "국내에서도 라인프렌즈나 카카오프렌즈 등의 파워풀한 IP와 게임적 요소를 도입해 특정 도시의 상권을 살릴 수 있는 계기로 삼거나 관광특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이태원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할 것이며, 내년에 성공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다시 이 자리에 서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이미 게이미피케이션은 일상에 녹아들어가있다."며 "이제 그러한 게임적 요소를 사회에 기여하고 공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로 산업화시켜야 할 단계다."라고 발표했다.
두 번째 주제인 WHO의 게임 질병화와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함께 WHO의 행보에 강도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계명대학교 게임모바일공학과 임충재 교수는 "게임이 중독물이라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사람은 놀고 휴식해야하는데 그런 걸 부정해버리면 우리는 일만해야하는 로보트같아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WHO가 오래 지나지않아 코드를 철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한동승 교수는 "게임 규제는 기성세대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반항이나 저항에 가깝다."라고 정의한 뒤 "현대사회는 사람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해서 행동하고 실천하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이슈다. 그것을 가장 잘 실현해온 것이 게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법무법인 린테크엔로 부문장 구태언 변호사도 의견을 더했다. 구 변호사는 "한국도 카피캣 전략으로 급성장을 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못하는 게 없는 나라다. BTS의 나라이고 U20 결승전의 나라이며 황금종려상을 받는 나라."라며 "각종 규제들을 신뢰기반 사회의 규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게임에 대한 낡은 규제를 철폐해 문화 사업에 힘을 실어줘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권선주 블루클라우드 대표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게임업계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권 대표는 "엄마들이 게임을 많이 하는 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게임 안에서 욕설을 배우는 등 부정적인 요인에 걱정을 한다. 게임업계도 현실을 디테일하게 체크하고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게임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육성'과 함께 '게이미피케이션 진흥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