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 목줄은 꼭 하세요! '애스트럴 체인'
닌텐도 스위치 론칭 시점에는 '마리오 오디세이'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만 즐겨도 본전이라는 게이머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게임기가 자리를 잡으며 닌텐도 스위치만으로 등장하는 독점 작품들이 연달아 발매됐고, 특히 올해(2019년)에는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만 해도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이 엄청난 반응을 불려 일으켰고, 앞으로 나올 게임에도 주목할 게임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애스트럴 체인'도 2019년 닌텐도 스위치를 대표할 게임으로 기대를 모아온 작품이다.
특히, '애스트럴 체인'은 '베요네타', '니어오토 마타' 등의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플래티넘 게임즈가 개발을 맡은 게임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니어오토 마타'의 게임 디자이너 타우라 타카히사가 게임의 디렉션을 맡았고, 베요네타 시리즈의 카미야 히데키가 감수, 캐릭터 디자인에 만화 '전영소녀', 'ZETMAN'의 작가인 카츠라 마사카즈가 참여했다.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인 셈이다.
게임은 2043년 지구에 운석이 충돌하고 갑자기 출현한 웜홀의 영향으로 지구의 90%가 오염된 미래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살아남은 사람 들은 거대 인공 섬인 '아크'에 모여 생활한다. 이후 잠깐의 평화를 누리지만 이곳에도 결국 다수의 소형 웜홀 '게이트'가 발생하고 괴생물 '키메라'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게이머는 이 '키메라'를 물리치는 경찰이자 '레기온'을 다루는 특수부대 '네우론'의 멤버로 활약하는 과정을 만끽할 수 있다. '레기온'과 주인공 캐릭터가 펼치는 듀얼 액션이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이다. 남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간단한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어느 성별을 선택해도 쌍둥이라는 설정으로 스토리에 등장한다.
게임의 핵심인 듀얼 액션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상당하다. '레기온'와 주인공 캐릭터는 서로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연결된 체인이 만들어내는 액션이 기존 게임과 다른 재미를 준다.
체인으로 적을 감아 적을 꽁꽁 묶는 체인 바인드를 활용해 적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적의 돌진을 레기온과 주인공이 함께 체인으로 막아내는 체인 트랩으로 적을 무너뜨려 공격을 퍼부을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력한 레기온은 주인공과의 싱크를 통해 더 강력한 일격을 먹이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를 펼치는 과정에서 주인공과 레기온이 동시에 하나의 적을 또는 여러 적을 따로 상대하는 것도 듀얼 액션이 주는 재미다. 심지어 레기온에 모든 것을 맡기고 아이템이나 원거리 무기 사용으로 전투에 도움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체인으로 엮여있는 레기온과 주인공의의 관계는 마치 경찰견과 경찰과 같은 관계다. 실제 게임에도 개의 모습을 한 비스트 레기온이 등장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총 5종의 '레기온'을 활용해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체인으로 잘 묶여 있는 레기온은 주인공과 한 몸이 되어 듀얼 액션을 펼치지만, 체인이 끊어지면 그렇지 못하다. 이는 스토리 진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개 목줄을 꼭 하고 다녀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레기온의 숨겨진 이야기는 게임을 진행하며 확인하도록 하자.
듀얼 액션이 게임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본적인 액션의 완성도도 상당하다. 특히, 무기를 자유롭게 바꿔가면서 즐기는 재미가 살아 있으며, 회피를 통한 공격 연계도 게임의 재미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적지는 않지만, 쌍둥이의 아버지가 대장인 특수 부대 '네우론'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도 제법 매력적이다.
아울러 게임만의 특별한 감각이 묻어 있는 그래픽도 강점이다. 스위치라는 기기가 가진 한계를 고려하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화려한 액션의 재미를 완성하는 데는 그래픽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미래적이며 스타일리시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액션이 가진 강점이 명확한 것처럼 단점도 명확하다. 액션이 주는 재미가 확실하지만, 이를 이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게임은 일종의 챕터 구분을 '파일'로 하는데, 각 파일에서는 전투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별도의 수사 모드가 마련되어 있으며, 수사 모드 중간에 액션이 껴들어 가 있는 모습이다. 액션이 재밌을 법하면 수사 모드로 맥이 끊긴다. 게다가 수사 모드와 함께 마련된 미니 게임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못하다.
그간 다양한 액션을 게임을 선보이며, 애스트럴 체인을 통해서 주인공인 경찰 입장을 고려해 마련한 장치로 보인다. 개인적으론 그냥 컷신 정도로 이야기를 풀었으면 나을 뻔했겠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서 게임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경찰서를 오가면서 다양한 인물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 있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힘들다.
총정리하면 '애스트럴 체인'은 그간 이렇다 할 액션 게임 등장하지 못했던 스위치에서 즐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액션 게임이다. 다소 아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아울러 스위치 기기의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완성된 게임은 수월한 게임플레이 환경을 제공해 스위치의 매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