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 시장 장악 노리는 XBOX,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소니, 닌텐도와 더불어 콘솔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지난 14일 자사가 운영 중인 게임 구독 모델 XBOX 게임패스의 신규 상품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XBOX 게임패스는 넷플릭스처럼 한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모든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구독 모델이다.
MS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것은 XBOX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게임 중 PC로 즐길 수 있는 게임만 따로 신청할 수 있는 XBOX 게임패스 PC용(베타) 서비스로, 기존 상품보다 월가입료가 더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게임패스 얼티밋 상품의 경우 월 16700원에 XBOX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콘솔과 PC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 나온 PC용(베타)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5900원의 가격으로 XBOX ONE용 콘솔 게임을 제외한 PC게임만 즐길 수 있게 된다.
또한, PC용(베타) 서비스와 별도로 콘솔 게임만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출시돼, 월 11800원만 내면 XBOX ONE용 콘솔 게임만 따로 즐길 수 있다. 기존 얼티밋 상품의 경우 통합 상품이기 때문에 PC 혹은 콘솔만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도 같은 돈을 내야 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기기 보유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게임패스에 제공중인 게임을 살펴보면 얼티밋의 경우 총 235개 게임을 제공 중이며, XBOX ONE 콘솔기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138개, PC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115개다.
이렇게 게임패스 신규 상품이 등장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게임패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지만, 그 이면에는 MS의 큰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동안 XBOX 게임패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XBOX ONE 콘솔 기기 이용자였지만, XBOX ONE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까지 게임패스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전부 XBOX 게임패스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확대를 위한 큰 그림인 것이다.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 “넌 계획이 다 있구나”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현재 SKT와 함께 손을 잡고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인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는 검은사막, 테라, 포르자 호라이즌4, 헤일로, 기어스5 등 XBOX로 즐길 수 있는 여러 게임들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SKT 이용자만 시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3대 이동통신사로 시범 서비스가 확대됐으며, 총 96종의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별도의 게임 구입없이 MS가 제공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는 구독 형태의 서비스인 만큼, 게임패스와의 결합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물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위한 별도의 상품이 판매될 수도 있다. 다만, 집에서 콘솔 기기로 즐기던 게임을 외부에서 모바일로 즐길 수 있고, 다시 집에서 이어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의 목적인 만큼, 거치형 기기와 결합된 상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때문에, MS가 이번에 내놓은 기기 분리형 XBOX 게임패스 상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PC용 게임 패스와 엑스클라우드 결합 상품을 내놓으면, XBOX ONE 콘솔 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콘솔 기기를 제외한 PC용 게임 패스 상품과 엑스클라우드를 결합하면 기존 게임패스 얼티밋 상품과 엑스클라우드를 결합했을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 된다. 현재 게임패스 게임 중에는 PC와 콘솔 양쪽에서 즐길 수 있도록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서비스 되는 게임 수준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 몇몇 장르의 경우 키보드, 마우스 조합이 더 편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게임패드 조작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게임패드를 연결해 사용하는 엑스클라우드에서도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MS 입장에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차세대 게임기 시리즈 X와 엑스클라우드의 결합이 인기를 끄는 것이 가장 최고의 결과물이지만, 시리즈 X가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엑스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확실한 보완책을 마련한 느낌이다.
MS의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직 유료화 정책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은 서비스 정책을 확정한 상태다.
구글 스태디아의 경우 아직 한국 서비스는 미정이지만 해외의 경우 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기본형은 무료,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고급형은 9.99달러이며, 게임은 스태디아 플랫폼에서 별도 구입해야 한다.
LG와 손을 잡은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의 경우 6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의 월 구독료는 해외는 4.99달러, 한국은 12900원, 1시간만 연속으로 즐길 수 있는 베이직 상품은 기본 무료다. 게임은 스팀, 에픽스토어, 유플레이 등 기존 스토어 구입 게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LG 유플러스 고객들에게는 지포스 나우 프리미엄 상품을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5G 프리미어 플러스 이상 요금제를 이용 고객에게는 지포스 나우 프리미엄 상품을 무료로 제공중이다.
이렇듯 다른 경쟁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월 이용료에 게임 별도 구매가 필요한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일정 금액을 내고 다양한 게임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형태의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현재까지는 MS 뿐이기 때문에, 가격 대비 즐길 수 있는 게임 종류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상태다.
월 이용료가 얼마로 책정되는지, 그리고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들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지가 변수이긴 하지만, 경쟁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콘솔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 소니에 밀리고 있는 MS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무기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