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결국 돌아오고 말았다. '디스가이아4 리턴'
2003년 처음 등장한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대표작 '마계전기 디스가이아'는 SRPG 시장에 큰 족적을 남긴 게임이다. 허를 찌르는 개그 감각과 매력적인 캐릭터와 시스템 등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는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폐인양성 RPG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상상 이상의 플레이타임을 요구하는 '디스가이아' 특유의 파고들기라 쓰고'노가다'라고 읽는 시스템이 게임을 대표한다. 자신들이 사상최흉의 시뮬레이션 RPG라 부를 정도다.
9999레벨, 1억 대미지 등 상상 이상의 모든 것을 '노가다'로 가능하게 만든 '디스가이아'는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여러 시리즈가 시장에 나왔다. 1편의 이후 이야기를 그린 '디스가이아 D2'를 포함해 5편까지 정규 라인업이 6작품 출시됐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외전 격 작품인 프리니 1편과 2편, 그리고 어드벤처 작품인 인피티트 까지 선보여졌다.
그리고 '디스가이아' 시리즈는 플랫폼을 넘나들며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고 있다.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1편은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시작으로 플레스테이션 포터블(PSP) 닌텐도 DS, PC, PS4, 닌텐도 스위치까지 영역을 넓혔다.
오늘 소개할 '마계전기 디스가이가4'도 1편이 비해 부족하지만, 만만치 않다. PS3를 시작으로 PS비타(VITA)를 거쳐 PS4와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됐다. 완전판이라 부를 수 있은 비타 버전 소프트의 경우 국내 발매는 진행되지 않아 팬들이 아쉬움을 샀지만, 세가퍼블리싱코리아의 도움으로 PS4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결국 한국 시장에도 정식 출시됐다. '마계전기 디스가이아4 리턴(이하 디스가이아4 리턴)'이 그 주인공이다. (리뷰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디스가이아4'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3편 이후 큰 노력이 들어간 작품이다. 정말 니폰이치가 기를 모아서 만들었다고 평가해도 될 수준이다. 일부 캐릭터만 고해상도 작업을 거친 3편과 달리 그래픽이 완전히 고해상도로 새롭게 탄생했고 게임 내에 정말 다양한 시스템을 추가하고 게임을 개선했다.
이런 노력이 인정을 받아 팬들 사이에서도 1편과 함께 역대 최고의 '디스가이아 시리즈' 중 최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캐릭터 가진 매력도 시리즈 중 최고 수준으로 꼽을 수 있다.
2014년 PS비타 버전 론칭 이슈 이후 2020년이 되어서야 돌아온 '디스가이아4 리턴'은 다들 예상한 것처럼 '디스가이아4'의 완성 버전이다. 각종 DLC와 캐릭터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타에서는 렉이 걸렸던 부분 등도 최신 하드웨어의 힘에 힘입어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게임의 그래픽도 상당히 매끈하고 부드럽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에서도 PS3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휴대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틈틈이 즐기기에 적합한 게임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또한, 이번 버전에서는 랭킹안내소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이머는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전 세계 게이머들과 겨룰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기존의 매력적인 시스템도 여전하다. 4에서 등장한 마계 태수 파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연계 시스템, 아이템의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템계, 다양한 스킬이나 기술을 별도로 배울 수 있는 기능 사범, 다양한 의제를 처리하고 때로는 힘으로 굴복시키는 마계 의회도 건재하다. 디스가이아 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이미 익숙한 시스템이 즐비하다.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전투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펼치는 이야기눈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다시 봐도 즐겁다. 캐릭터를 계속해서 들어 올리고 쌓아 타워를 만들어 화끈하게 공격하는 시스템 등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오 패널을 활용한 특유의 전투 시스템도 건재하다.
게다가 전투 시스템에서 생략 기능과 배속 기능 등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설정도 할 수 있다. 데모 등의 생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미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를 배려하는 모습이다. 이미 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한층 완성판으로 즐길 수 있는 기쁨이, 게임에 처음 입문 하는 게이머라면 검증된 높은 수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강점이 있는 셈이다.
다만, 게임의 가격 측면이 조금 아쉽다. 최신 기종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완전판이라고 하지만, 속은 2011년 게임이다. 이 가격이 적합한가 싶다. 리메이크급 노력이 들어간 작품도 아니고 말이다. 특히,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작품들은 최근 게임의 볼륨이나 완성도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해 게이머의 원성을 사고 있다. 때로는 모바일 게임보다 못한 모습과 완성도임에도 다른 트리플 A급 게임과 가격이 같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4편에 추억을 가진 게이머나 꼭 최신 기종으로 4편을 즐겨봐야지 했던 게이머가 아니라면, 추천하기가 조금 어렵다. 특히 시리즈 입문을 생각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신품 가격이 많이 안정된 1편인 '디스가이아 리파인'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