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부에서도 빛난 잠입 액션, 멋지게 부활한 데스페라도스3
과거 코만도스 시리즈와 함께 잠입 액션 장르를 대표한 인기작 데스페라도스가 14년만에 부활했다.
데스페라도스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코만도스 스타일의 잠입 액션을 매력적으로 선보여 인기를 끈 게임으로, 이번 작품은 지난 2006년에 등장한 2편 이후 14년만에 등장하는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다.
이전 시리즈를 만든 독일 개발사 스펠바운드가 직접 신작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한 섀도우 택틱스 : 블레이드 오브 더 쇼군으로 잠입 액션 개발력을 검증 받은 미미미 프로덕션이 개발을 맡아 출시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과거 인기 시리즈의 부활을 책임지게 된 미미미 프로덕션은, 이번 작품의 무대를 1편 이전으로 잡으면서, 가장 전통적인 잠입 액션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2006년에 등장한 후속작 쿠퍼의 복수의 경우 1인칭 시점을 더하면서 TPS 장르의 느낌을 부여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였지만,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친 서부 시대의 매력을 마구 발산하는 주인공 존 쿠퍼와 후속작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강력한 스나이퍼 닥터 매코이, 매력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케이트 오하라가 처음 만나게 되는 풋풋했던 시절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강력한 부두술을 사용하는 이사벨 모로,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헥터 멘도자 등 새로운 인물들도 아버지의 복수를 노리는 존 쿠퍼의 모험에 동참한다.
게임 플레이는 굉장히 전통적인 방식의 잠입 액션을 구현했기 때문에, 코만도스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특히, 미미미 프로덕션의 전작인 섀도우 택틱스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섀도우 택틱스를 일본에서 서부로 옮겨서 출시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데스페라도스3만의 특징도 있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익숙한 스타일이지만, 데스페라도스 시리즈의 전통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퀵 액션(특정 동작을 미리 예약해두는 것)이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며, 철저히 잠입 플레이만을 추구해야 하는 코만도스 시리즈와 달리 어느 정도 화끈한 총격신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미션 클리어 후에는 해당 미션을 클리어한 경로를 보여주는 리플레이 화면이 추가돼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를 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재미가 더해졌으며, 부두술을 활용하는 신규 캐릭터 이사벨 모로도 기존 잠입 액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킬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또한, 소, 말, 바위, 건물 벽 등 주변 환경을 활용해서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이나, 발자국을 남겨 적들을 유인하는 것, 램프를 켜서 적을 유인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응용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플레이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클리어 방식이 나올 수 있다. 개발사도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유도하기 위해 각 미션별로 다양한 도전 과제를 배치해 도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섀도우 택틱스를 통해 이미 검증된 재미에 데스페라도스 시리즈의 강점을 더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인 편이다. 미미미 프로덕션이 데스페라도스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완벽히 파악하고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주인공 존 쿠퍼의 총기 소음 반경이 너무 넓다보니, 미션 중 화려한 쌍권총 액션을 볼일이 많지 않다는 것 정도? 소음 때문에 대부분의 적들을 칼 던지기로 처리해야 하니, 좀 답답하다. 서부 시대면 칼보다 총이 빨랐을텐데...
정식 출시 전 유출 사건이라는 아찔한 사고가 있기는 했지만, 팬들이 긍정적인 반응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정도면 데스페라도스 시리즈의 성공적인 부활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연말에는 시즌 패스로 3가지 추가 임무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추가 임무도 좋긴 하지만,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1편과,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2편 쿠퍼의 복수를 미미미 프로덕션이 새롭게 재해석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