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광고 전성시대! 유명 스타로 떠오른 게임사 직원 유튜버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회사 직원이 공식 유튜브 영상에 출연하며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는 외부 유명 BJ나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게임 출시 및 업데이트 시기에 맞춰 홍보를 진행하며 시선 끌기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 경우 단발적인 효과에 그치는 한계가 존재했다. 특히 최근 유명 유튜버들 관련 뒷광고 논란이 터지면서, 신뢰도에 금이 가서 오히려 역효과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내부 직원을 활용해 인기 유튜버를 회사 차원에서 직접 육성하면서, 이용자들과 친밀감과 신뢰를 쌓고, 유튜브를 또 다른 소통의 채널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공식 유튜브가 게임에 대한 정보와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는 딱딱한 채널 개념이었지만, 요즘은 게임사 공식 유튜버들이 트렌드를 관통하는 연기력과 B급 감성으로 무장하면서, 인기 예능 못지 않은 매력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대표 게임인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CM(커뮤니티매니저) 믹맥은 국내 게임에서 외국인을 공식 유튜버로 내세운 첫 사례라 주목을 받고 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매월 마지막 주 진행되는 대규모 업데이트에 앞서 신규 콘텐츠 소식을 전하는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공개한다. CM 믹맥은 해당 영상에 거의 고정으로 출연해 새로운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때로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용자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CM 믹맥은 대다수의 영상에서 영어를 사용하지만 때에 따라 숨겨뒀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떡밥'과 같은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가 하면,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는 공포 영화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TV 프로그램 속 외국인 재연 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실제 본인 집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열정을 보이며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런 CM 믹맥의 활약 덕분에 쿠키런 유튜브는 한국과 영어권 채널을 개설한지 2년만에 각각 10만명 이상이 구독하는 채널로 성장했고, 지난 7월 두 채널 모두 유튜브 실버 버튼을 획득했다. 현재 쿠키런 공식 유튜브는 한국과 영어권 채널을 비롯해 대만, 일본, 태국까지 언어별로 채널을 운영 중이며, 전체 채널 통합 33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올해 5월까지만해도 1만명에 조금 못 미쳤던 동시 시청자수가 석 달 만인 8월에 이르러서는 4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넥슨의 조금래 PD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인사다. 과거 넥슨 페이스북에 만우절 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B급 영상을 선보이며 두터운 팬 층을 구축한 조금래 PD는 넥슨의 이용자 소통 강화를 위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 ‘넥넥'으로 이동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머 감각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조금래 PD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영상 기획은 물론, 직접 출연까지 한다는 점이다. 2년 전 게재한 ‘듀랑고 괴식을 개발자들에게 먹여보았다’ 영상에서 조금래 PD는 게임 듀랑고에 등장하는 괴식을 실제로 만든 후 개발자들에게 권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넥슨은 지난 여름 SPA브랜드 ‘스파오’와 손잡고 크레이지아케이드 패션잡화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 때 함께 공개한 콜라보레이션 티셔츠 제작기도 주목받았다. 조금래 PD가 스파오 직원 앞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막상 제품 출시에 반영되지 않아 좌절하고, 엉뚱하게 다른 게임사 이름을 연상시키는 레터링 디자인을 진지하게 발표하는 등 영상에 재치를 더했기 때문.
아울러 웹 예능 ‘워크맨’에서는 게임 콘텐츠 회의 중 ‘선에 닿으면 속도가 빨라지는 장성규 카트’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넥슨은 조금래 PD를 필두로 홍보실 10년차 직원과 2년차 직원의 게임 대결을 다룬 '자강두천', 자사 게임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겨보는 '환장의 듀오', 최초의 게임 소개팅 '랜선 소겜팅' 등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이색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도 유튜브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 2019년 펄어비스 M서비스콘텐츠팀을 신설하고, 공식 크리에이터 모영순을 내세워, 인기 유튜버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이용자들과 소통을 진행해 화제가 되고 있다.
모영순은 “모험가님들이 제 마음 속 0순위”의 줄임말로, 원래 웹디자이너로 입사했으나, 공식 유튜버를 겸직하면서 새로운 재능을 뽐내는 중이다.
개발자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터뷰(모영순+인터뷰), 다양한 이벤트를 소개하는 검은사담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 기존 검은사막 모바일 공식 유튜브 성격을 완전히 바꿨으며, 그 결과 구독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현재 공식 유튜브 구독자 25000명을 돌파한 상태다. 특히, 모영순 등장 이후 달린 댓글이 약 97,000개 이상으로 전년 대비 1,880%가량 증가하면서, 펄어비스가 바라는 이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역할을 200% 만족시키고 있다.
또한, 모영순과 함께 활약중인 검은사막TV의 MC 서한결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 신규 캐릭터 하사신 출시 때에는 MC모영순과 MC서한결, CM민디, CM에이든이 함께 등장해 엄청난 연기력을 과시한 ‘그 클래스 나주라’ 코믹 홍보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공식 유튜버로 실제 인물이 아닌 버추얼 유튜버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나 2018년 에픽세븐 출시에 맞춰 등장한 버추얼 유튜버 ‘세아(SE:A)'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가상의 캐릭터지만, 실제 크리에이터들처럼 독자적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방송하는 새로운 개념의 크리에이터다.
공식 유튜브 채널 ‘세아 스토리’는 첫 영상 공개 이후 2달 만에 구독자 4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재(2020년 9월 1일 기준) 6만 5천명을 기록 중이다.
세아가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유는 작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스스트랜딩을 비롯한 인기 게임 플레이, 고민상담 등 평범한 콘텐츠는 물론 컴퓨터 부품 먹방과 같은 버추얼 유튜버만 가능한 테마로 콘텐츠를 꾸준히 게시해, 보는 이로 하여금 특정 게임 홍보용 캐릭터가 아닌 한 명의 유튜버로 인식하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세아의 활동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 7월 30일, 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전속 계약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방송 주제 역시 에픽세븐을 넘어 세아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콘텐츠들로 꾸며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