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브이, 피규어와 만화에 이어 게임까지..콘텐츠 세계 '종횡무진'
1976년을 시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청기 감독의 '태권브이'가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하며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만화 전시회, 피규어 제작, 게임 콜라보 등 다방면에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기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 부분이다. 지난 10월21일 정식 출시된 유엘유 게임즈의 '엘리먼트 9'은 홍보모델 초아와 함께 태권브이 콜라보레이션으로 타 게임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전 예약자 규모만 100만 명 이상을 달성한 '엘리먼트 9'은 전투 중 로보트를 소환하여 실감나고 특색있는 전투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 게임으로, 특히 태권브이가 게임 내에 종횡무진하여 싸우면서 게이머들 사이에 눈도장을 찍었다.
실제로 '엘리먼트 9'의 세상에서 로보트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위기의 순간에 로보트에 탑승해 전세 역전이 가능하다. 또 로보트 장비, 스킬 강화를 통한 육성이 가능하고 로보트 외형 변화 시 능력이 증가해 매력이 더해진다.
이렇게 로보트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에서 태권브이는 로켓 펀치, 로켓 점프, 로켓 킥 등 3가지의 로봇스킬과 5가지 패시브 스킬을 보유해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받은 피해 50%를 로봇이 부담하는 등 전략적 가치도 높아 게이머들 사이에서 극찬받고 있다.
'엘리먼트 9'의 한 게이머는 "진급 4레벨과 8레벨 달성 시 태권브이의 외형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새로운 태권브이가 출연한 거라고 볼 수 있다. 저같은 과거 태권브이 매니아들은 새삼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게임 외의 태권브이의 다른 활동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례로 지난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태권브이개봉 44주년 기념으로 포항 남구 지곡동 로보라이프뮤지엄에서 '동해에서 만나는 태권브이(V) 이야기' 전시회가 개최된 바 있다.
태권브이 모형 장난감, 고전 만화영화가 주로 전시된 이 전시회에서는 태권브이 방향제 만들기 체험, 브릭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에게 개봉 44주년 기념으로 로봇 태권브이의 탄생배경 등이 담긴 도록을 배포해 화제를 모았다.
또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2019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태권브이 한정판 피규어를 개발해 키덜트 시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40cm 크기의 대형 피규어, 합금 태권브이 액션 피규어 등 다양한 종류의 태권브이 피규어가 출시됐으며, 이들 태권브이는 각각 2주만에 2천 개가 판매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에서 지난 2019년 5월 2일부터 7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잠실 월드타워점 지하 1층에서 '태권브이 vs 건담' 팝업스토어가 열리기도 했으며, 무주군에서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향로산 정상에 태권브이랜드 조성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산림 경관훼손과 코로나 영향 등의 이유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피규어 등 키덜트 분야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왕인 게임 쪽에서 국산 토종 브랜드인 태권브이가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며 "둘리, 태권브이 등 국산 브랜드가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새로운 생명을 더 갖춰갔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