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로 만나는 새로운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의 첫인상은?
전세계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PS5가 오는 12일 정식 출시된다.
이전 세대 기기에서도 강력한 독점 라인업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소니는 이번 PS5 출시에 맞춰 강력한 카드를 선보인다. 영화, 만화 등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마블의 슈퍼히어로이자, PS4 시절 많은 인기를 얻었던 마블 스파이더맨의 후속작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다.
마일즈 모랄레스는 초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스파이더맨으로, 슈퍼히어로 중에는 드물게 흑인, 히스패닉 혼혈 설정이면서, 성실한 인성과 독특한 능력을 선보여 가장 주인공에 걸맞는 어울리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캐릭터다. 작품마다 약간씩 설정이 달리지기는 하지만, 모든 불행을 짊어지고 매번 짠한 모습만 보여주던 원조 스파이더맨과 달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태에서도 착실하게 자라서, 성실, 순수함, 행복함 등이 얼굴에 써 있는 바른생활 청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사실 원조 스파이더맨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스파이더맨 파생 캐릭터들은 별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지만, 마일즈 모랄레스는 지난 2018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통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PS5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소니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안성맞춤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PS4 시절 이미 뛰어난 완성도로 전세계 스파이더맨 팬들의 극찬을 받았던 마블 스파이더맨의 후속작인 만큼, 이번 작품 역시 플레이하기도 전에 이미 재미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성은 보장됐다.
원래 코믹스 세계관에서는 전작의 주인공인 피터 파커가 죽은 뒤 마일즈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각성하는 설정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시작과 동시에 피터 파커와 함께 활약하는 모습을 선보이면서 원작 스파이더맨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이후 피터 파커를 유럽으로 휴가를 보내면서, 원조 스파이맨을 갑작스럽게 은퇴시키지는 않고 있다. 즉, 원조가 잠시 휴가 간 사이에 대신 뉴욕을 지키는 대리 히어로의 이야기가 이번 작품의 스토리다(혹시 3편에서는 피터 파커와 번갈아가면서 교대 플레이?)
이번 작품 역시 웹스윙으로 고층 건물들 사이를 날아다니며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보상 포인트를 모아서 다양한 능력을 개방시켜가는 기본 흐름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PS5의 향상된 성능을 기반으로, 이 과정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PS4 버전의 경우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끊김 현상이 동반됐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원거리 오브젝트들을 흐릿하게 감추는 편법을 썼지만, 이번에는 4K 해상도에 60프레임으로 안정적인 웹스윙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예전 PS4에서는 조금 플레이하다보면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눈에 띄는 프레임 저하가 느껴졌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조용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또한, 컷신에서 캐릭터를 근접 화면으로 잡으면, 적나라한 캐릭터들의 피부 상태와 실밥 터진 옷의 모습, 그리고 다양한 기상 변화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PS5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이번 PS5에서 새롭게 추가된 신형 패드의 움직이는 진동 기능 역시 웹스윙을 더욱 실감나게 만든다. 이전보다 훨씬 커진 PS5의 크기가 부담스럽고, 이해가 안되긴 했지만, 이것을 위한 벌크업이라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긴 한다.
스토리는 초반부터 반전을 배치해뒀기 때문에,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리뷰에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아예 없다. 다만, 원조 스파이더맨이 잠시 휴가간 사이에 벌어진 일 치고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지며, 이 과정에서도 흔들림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성숙한 차세대 스파이더맨의 활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전 스파이더맨의 명장면들을 오마주한 장면들이 여러번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흐뭇해진다.
기본적인 플레이 흐름은 동일하지만,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주인공인 만큼, 액션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마일즈는 원조 스파이더맨과 달리 전기 에너지와 스텔스라는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점을 좀 더 부각시켜서 액션의 방향성을 바꿨다.
전작의 경우 대부분 거미줄을 이용한 액션 중심이었으나, 이번에는 전기 에너지를 폭발시켜 적의 방어를 무너뜨리는 베놈 펀치로 인해 더욱 화끈한 타격감을 즐길 수 있으며, 아예 스텔스 모드를 켜고 안보이는 상태에서 적을 농락하는 플레이도 즐길 수 있다.
특수 능력이 전기이기 때문인지 미션들 대부분이 배터리 관련이라서 슈퍼히어로가 된 것인지, 전기 수선공이 된건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전작보다는 메인 스토리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기 때문에,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잘 만든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슈트와 콜렉션 요소들도 존재하며, 특히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스파이더캣은 스파이더맨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귀여움이다.
여담으로, 이번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리뷰를 위해 남들보다 먼저 접해본 PS5는 사진으로 느껴지는 것보다 더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했다. 거실 70인치 TV 옆에서 세워둬도 절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자랑하며, 책상위 40인치 모니터 옆에 세워두면, 정말 꽉 차는 느낌이다. 집에 처음 초대한 사람들도 들어오자마자, “너 PS5 샀구나”라고 눈치챌 것 같다.
예전에 유부남들 사이에서 PS5가 PS4PRO랑 디자인이 동일하게 나와서 와이프가 몰랐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많았고,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에는 공기청정기 얘기까지 나왔지만, 실물을 보고 나니 절대 감출 수 있는게 아니다. 그냥 당당하게 싸워서 쟁취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참고로 기자는 아직 미혼이라 눈치볼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