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항해시대 오리진 개발사 모티프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세계 무역이 바뀐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드디어 오는 1월 28일 게이머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삼국지, 칭기즈칸, 조조전 등 다양한 게임을 선보인 코에이의 게임 중에서도 손에 꼽는 명작으로 평가받는 '대항해시대2'와 '대항해시대 외전'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특히, 이전에 대항해시대를 전면에 내세웠던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라인게임즈의 개발사 모티프와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정통 라이선스 작품이며, 언리얼엔진4 기반의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그때 그 시절 주인공들과 게임의 분위기를 구현하여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항해능력 검정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대항해시대 오리진 CBT 테스트 모집의 경우 예상치 못한 높은 난도의 문제가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약 1만 명의 규모의 테스터 모집에 수 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응모하는 등의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는 1월 28일 첫 항해를 시작하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과연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을까? CBT에 앞서 게임의 개발사 모티프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대항해시대2'의 출시 30주년인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다소 지연됐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본래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지난 2020년 10월에 개최된 동경게임쇼의 코에이테크모게임즈 온라인 부스에서 개발 중인 플레이 영상을 발표하고, 11월에 CBT를 진행한 뒤 12월 말부터 CBT를 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COVID-19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여러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불가피하게 CBT 시작 일정을 1월 28일로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무리해서 일정을 맞추는 방향도 고민은 했지만, 단기적으로 무리를 하기보다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멀리 내다보고 신중하게 가고자, '호시우보'(虎視牛步 / 호랑이와 같이 예리하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의 자세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지게 된 점에 대해서 양해의 말씀드립니다.
- 대항해시대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는 무역이다. 이를 MMORPG로 풀어내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도입되었나?
지역별 교역품 같은 경우 되도록 역사와 문화를 고려해서 배치하는 방향으로 구성됐습니다. 원작 구성 요소를 참고했지만 그대로 따르지 않고, 필요에 따라 조정했으며,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나 대항해시대 2의 특정 상품 무역만 반복하는 플레이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는 교역품이 계속 변화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여기에 공관에서 투자한 정도와 내가 속한 국가의 투자 상황에 따라서 교역은 크게 변화합니다. 유저 간의 교역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각자의 플레이가 세계의 물가를 시시각각 변화시키기 때문에 시스템과 나와의 상호작용이 결과적으로 다른 유저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칩니다.
- 함대를 이끌 제독과 선원 중 한국과 유럽 등 유명 인물도 포함되어 있는지?
정식 서비스 시에는 원작 주인공 중 에르네스트 로페스를 포함한 4명 중 1명을 선택해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도 3명 중 1명으로 게임을 시작한 뒤 다른 제독들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어서 CBT에서 체험할 수 있는 제독은 이론상 10명이지만 CBT에서 모두 시나리오가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현재 25명의 제독이 예정되어 있으며 서비스를 진행하며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원작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은 모두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다만 게임 속 인물들은 역사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향후 추가되는 인물들은 역사에만 국한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아직 가상 인물들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정식 서비스 이후 업데이트되는 인물들은 가상 인물의 비중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고대 역사 인물과 달리 중세 역사 인물은 저희가 함부로 다루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선정했던 일부 인물들의 경우에는 제작을 취소하거나 제작되었지만 파기한 예도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종친회와 소송이 일어날 수도 있고, 저작권이나 다른 요소가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게임인 이상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형태로는 개발하기 어려운데, 의도와 다르게 피해를 주거나 입거나 할 수도 있어 조금 더 자유로운 구성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을 늘려가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외에도 유저들에게 익숙하며 저작권 문제가 없는 세계 각국의 익숙한 인물들은 추후 추가할 예정입니다.
- 캐릭터별로 스타트 지역이 다르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캐릭터마다 초기 특성이나 기술 등의 차이가 있으며 각자의 목표도 서로 다릅니다. 원작의 플레이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스토리는 각각 기본적으로 원작과 같습니다. 추가로 제독을 영입한 뒤 제독을 교체하면 다른 제독의 시나리오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 '대항해시대'는 기부금이나 자본투자로 항구의 점유율을 가져가는 시스템이 있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도 구현이 되었는지?
동맹 항을 늘리는 것은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동맹 항을 늘리는 방법 역시 한 가지가 아니라 전투로 동맹 항을 얻을 수도 있고 투자로 얻을 수도 있어서 어떤 항구가 어느 국가의 동맹 항인가에 따라 해당 국가의 유저들이 얻을 수 있는 자원이나 콘텐츠가 변합니다.
이는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관계가 없이 동맹 한정 교역품인 딸기를 얻기 위해 교역을 하거나, 동맹 한정 발견물을 얻기 위해 탐험을 하는 사람도 동맹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공성전을 통해 성을 점령하는 개념처럼 전투를 하는 사람도 동맹 항을 만드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동맹 항의 구성에 따라 특정 해역에서는 공격받지 않고 편하게 항해를 할 수도 있고 특정 교역품을 독점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어느 국가에 속해 있느냐와 그 국가가 어떤 항구와 동맹을 맺고 있는가에 따라서 플레이 체감이 동적으로 많이 변화합니다.
- CBT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내부 일정이 있긴 하지만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퍼블리셔인 라인게임즈와 좀 더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CBT 종료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준비된 CBT의 콘텐츠 볼륨은 7대양 7대주 항해 지형과 217개의 항구(20종은 임시 설정), 121종의 선박 중 44종 입수할 수 있고, 1,117명의 캐릭터 중 860종을 영입할 수 있으며, 25명의 제독 중 13명이 등장하는 등 준비된 콘텐츠 대비 초반에 얻을 수 있는 종류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울러 칸노 요코가 작곡한 대항해시대 2 원작 배경음악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코에이와의 협력 과정과 모티프가 개발한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콘텐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게임 내에 포함된 스탭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양한 직군의 개발자들이 함께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는 한국 중심으로 진행하지만, 개발은 양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제작한 캐릭터가 있고, 음악 역시 두 국가에서 제작한 작품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각자가 상대방의 작업을 상호 컨펌합니다. 모티프에서 그린 그림은 코에이테크모에서 컨펌하고, 코에이테크모에서 그린 그림은 모티프에서 컨펌하는 것이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상호보완하는 관계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에서는 주로 아트와 음악, 검수 측면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슬랙과 이메일, 화상회의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커뮤니케이션합니다. 양사간 커뮤니케이션 언어는 일본어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는 일본으로의 출장도 종종 있었지만, COVID-19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어쩔 수 없이 물리적인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차단되어 버린 상태로,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논의하며 대안을 찾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에이와 모티프는 기존 팬과 신규 유저가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싱글 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온라인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의 요소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그래픽이 좋아진 대항해시대 2를 재현하기보다는 시리즈를 플레이해온 분들께서 새로운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기존 시리즈의 이러한 장점을 계승해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 게임을 기다리는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환경을 점검하고 개발 방향을 검증하기 위해 CBT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대도, 걱정도, 우려도 모두 여러분들께서 가지신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기에, 테스트 피드백을 양분 삼아 겸허히 수용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