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 하락? 업그레이드 희망회로 돌리는 게이머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비트코인 시세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던 게이머들이 반길만한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때 역대 최고가인 6000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미친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시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테슬라 창업자 앨런 머스크가 비트코인 매입에 나설 때만 하더라도 올해 안에 1억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앨런 머스크의 시장 과열 우려 발언과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고 이후에는 과열된 시장이 잠잠해지면서, 조금씩 시세가 하락하는 분위기다.
또한, 중국 정부에서 4월까지 비트코인 채굴장 전면 폐쇄까지 선언하는 등 과열된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과도한 에너지 낭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5천만원이 넘는 시세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순식간에 시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인의 특성상 급등 후 폭락했던 지난 2017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비트코인 시세가 움직이는 것은 게이머들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채굴장으로 끌려가는 그래픽 카드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직접적인 희소식이다.
비트코인 채굴장으로 끌려가는 그래픽 카드 때문에 전세계 게이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엔비디아에서 채굴 수요가 많은 RTX 3060 그래픽카드의 채굴 성능을 50%로 떨어트려 출시하고, 대신 코인 채굴에 특화된 신형 제품군인 엔비디아 CMP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제품군은 디스플레이 기능이 없는 대신, 채굴 전력 효율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채굴 전용 제품이 발매됐다고 해서, 지금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전문 채굴업자 입장에서는 중고 판매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기존 제품을 더 선호할 수 밖에 없고, 엔비디아가 채굴 성능을 의도적으로 하락시켰다고는 하나, 드라이버를 변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회에 채굴 수요와 게이밍 수요가 어느 정도 분리될 수만 있다면, 현재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물량 부족 현상이 조금이나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그래픽 카드 물량 부족과 가격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비트코인과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 해결되는 분위기이지만, 안타깝게도 실제적인 가격 하락은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관세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미국 PC제조사들의 요청으로 중국산 PC부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유예되고 있었으나, 올해로 유예 기간이 지나면서 최대 25%까지 추가 관세가 붙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비용 상승까지 더해져, 그래픽카드 공급 가격이 전체적으로 인상됐다. 실제로 이번에 발매된 신형 RTX3060의 경우 비트코인 채굴 성능을 50%로 제한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초기형보다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
결국 비트코인 열풍이 가라 앉는다고 하더라도 2020년말 사이버펑크2077이 나왔던 그 시절 가격은 당분간 다시 보기 힘들어질 것 전망이다. 사이버펑크2077 때 업그레이드를 했던 사람이라면 사이버펑크2077의 버그까지도 사랑스럽게 봐주면 되고, 그 때 구입을 안한 사람이라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버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