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 집중 vs 새로운 변신. 도약 준비하는 게임사들의 고민

인기 IP 기반 모바일 게임들이 시장의 상위권을 휩쓸면서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리니지나 바람의나라 같은 강력한 IP가 있는 곳들은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고 있고, IP가 없는 곳들은 시작부터 몇백만 사전예약을 보장하고 시작하는 이들과 경쟁할만한 게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그리고 마케팅 비용은 얼마나 더 써야할지 머리를 싸매고 있다.

IP가 없는 곳들보다야 훨씬 나은 상황이지만 IP가 있는 곳들 또한 고민이 많다. 원작팬들의 지지가 든든하긴 하지만, 오랜 플레이로 개발진보다 더 게임을 잘 아는 그들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원작 게임의 강점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똑같은 형식으로 같은 장르로 만들어야 할지, 아니면 원작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매력을 더하기 위한 변신을 선보여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원작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성공한 리니지M
원작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성공한 리니지M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보면 똑같이 만드는 것이 정답처럼 보이고, 최근 돌풍을 일으킨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을 보면 변신이 정답처럼 보이기도 한다. 쿠키런 킹덤이야 원작이 런게임이었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RPG 장르로의 변신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리니지M을 원작과 완전히 동일한 모습으로 선보였던 엔씨소프트도, 리니지2M은 원작과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선보였다. 뮤 오리진으로 IP 게임 열풍을 이끈 웹젠의 경우에는 뮤 오리진2를 선보이면서 전작을 업그레이드시킨 게임성으로 세대교체를 선택하기도 했다. 후속작을 성공시키야 한다는 목표는 다 동일하지만, 선택하는 방법은 게임사마다 다르다.

새로운 변신으로 성공을 거둔 쿠키런 킹덤
새로운 변신으로 성공을 거둔 쿠키런 킹덤

넷마블처럼 세븐나이츠2는 원작의 감성을 잇는 수집형 MMORPG로 만들고,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원작보다 액션을 강화한 변신 MMORPG로 만들면서 둘다 선택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모두에게 그런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사전예약을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는 크래프톤 펍지 스튜디오의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는 원작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킨 동일한 배틀로얄 장르를 선택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를 상징하는 게임인 만큼, 장르 변신보다는 기존의 게임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후속작을 선보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펍지가 아닌 텐센트가 개발한 만큼, 이번에는 펍지가 직접 만드는 모바일 버전이라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화 요소가 있다.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텐센트와 수익을 나눠야 하고, 전세계로 퍼진 반중국 분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대신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가 흥행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도 하다.

펍지가 직접 만든 모바일 배틀로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펍지가 직접 만든 모바일 배틀로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서머너즈워로 유명한 컴투스는 여전히 든든한 수익원이 되고 있는 서머너즈워 IP를 활용해 별개의 매력을 담은 두 개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은 서머너즈워 세계관 속 다양한 몬스터를 소환 및 육성해 다른 게이머와 8:8 대전을 펼치는 모바일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으로, 수집형임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로 주목을 받고 있는 원작의 대결의 재미를 따로 뽑아 게임화했다.

별도로 준비 중인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은 원작의 핵심 콘텐츠인 소환수 시스템을 MMORPG 장르에 맞게 이식한 것으로, MMORPG 장르 특유의 모험과 협력의 재미를 강조한 형태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머너즈워가 여전히 글로벌 대세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타겟층을 더욱 넓히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원작의 대결 요소를 강화한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원작의 대결 요소를 강화한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IP를 기반으로 한 후속작 대신 원작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곳들도 많다. 모바일 게임은 아니지만,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4K 해상도에 맞춰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인 바 있으며,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2 언리얼엔진4 기능을 도입하며 그래픽을 일신한 2.0 업데이트를 선보였고, 킹스레이드로 유명한 베스파도 올해 킹스레이드 후속작 대신 리마스터에 해당되는 시즌2 업데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패키지 게임과 달리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후속작 카드를 서둘러 내는 것보다는 본진을 강화해서 수명을 늘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리마스터 개념의 시즌2를 예고한 킹스레이드
리마스터 개념의 시즌2를 예고한 킹스레이드

이렇듯 게임사들이 IP 관련 신작들을 선보이면서 장르 유지와 변신을 고민할 때는 원작의 현재 상태가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가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작의 힘이 여전할 때는 새로운 변신을 통해 팬층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원작의 힘이 약해졌을 때는 보강 혹은 세대교체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모든 선택에는 근거가 다 있겠지만, 누구의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지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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