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제국 꿈꾸는 MS, 애플 장벽의 옆문을 뚫다
XBOX 게임패스를 앞세워 클라우드 게임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는 MS가 그동안 애플의 두터운 방어에 막혀 있었던 iOS 시장 공략에 나선다.
MS는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확대하기 위해, XBOX 클라우드 게임(베타) 서비스를 윈도우 10 PC와 iOS에서 리미티드 베타 버전으로 제공한다고 금일(20일) 밝혔다.
MS는 지난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XBOX 엑스클라우드를 XBOX 게임패스 서비스에 포함하면서, 안드로이드 서비스 버전을 같이 공개했으나, iOS 버전은 애플의 방해로 인해 테스트를 중단하고, 정식 서비스를 포기했었다.
당시, 애플은 XBOX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하는 게임들이 등급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포스나우, 스태디아 등과 함께 등록을 거부했으며, 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을 자사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MS, 엔비디아, 구글 등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의 거센 반발을 받은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애플스토어에서 제공되는 모든 게임은 애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때문에, MS가 이번에 선택한 방법은 애플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앱이 아닌 웹 브라우저를 통해 XBOX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심사를 우회하는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해야 하는 앱의 경우에는 애플의 심사 과정을 거쳐야만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웹 브라우저를 활용하면 정해진 주소에 접속하는 것으로 XBOX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애플의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콘솔, PC, 스마트폰 등 기기의 성능과 상관없이 게임 서버에서 돌아가는 플레이를 스트리밍 영상으로 받아서 즐기는 형태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자사 스토어에 입점해야 하는 앱은 등록 거부라는 방법을 통해 견제할 수 있지만, 웹 브라우저 접속까지 막을 수 있는 명분은 없는 상태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 중인 엔비디아 역시 MS보다 먼저 지포스 나우의 애플 사파리 웹브라우저 버전을 선보이고,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는 애플이 이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또한, 포트나이트 문제로 애플과 가장 많은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에픽게임즈와 협력해 iOS 사파리에서 즐길 수 있는 포트나이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웹 브라우저를 활용하는 방법은 아이콘을 터치하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앱과 비교했을 때 접속 방식이 다소 번거로우며, 애플의 결제 시스템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웹 브라우저인 만큼 터치 인터페이스의 안정성이 앱에 비해 부족할 수 있어, 게임패드 사용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의 경우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아예 지원하지 않으며, XBO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긴 하나, 게임패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사 입장에서는 실행 안정성에 대한 약간의 불안함이 있기는 하지만, 애플의 까다로운 심의를 받지 않고도, iOS 이용자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최고의 선택이다. 웹 브라우저를 통한 번거로운 접속 방법은 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발생하는 애플의 결제 시스템은 그들이 더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까다로운 심의를 통해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노골적인 견제를 해오던 애플이, 웹브라우저를 활용한 우회 전략을 찾아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사들의 움직임에 어떤 대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