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차 접어든 점입가경 LCK, "데이터 분석이 무쓸모"
지난 6월 9일 개막 이후 3주 차에 접어든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여름 스플릿'(이하 2021 LCK 서머)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 LCK의 순위를 살펴보면 4전 전승을 기록 중인 젠지 e스포츠가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담원 기아, 농심, 아프리카, T1이 그 뒤를 잇는 중이다.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입해 만만찮은 경기력을 보여준 DRX가 승부사로 불리는 김대호 감독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4전 전패를 기록해 부진에 빠진 모습이며, 한화생명 e스포츠 역시 1승 3패로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하는 등 이전 분석과는 다른 경기들이 연달아 벌어지며, 롤드컵 직행 티켓의 주인공은 더욱 미궁에 빠진 모습이다.
현재 가장 기세를 올리고 있는 팀은 전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젠지e스포츠다. 2주 차 경기에서 KT 롤스터와 농심 레드포스를 연달아 격파한 젠지는 대부분 경기에서 레드 진영을 선택함에도 승리를 거두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진행된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에서 블루 진영을 선택한 팀이 높은 승률을 기록하면서 현재 진영 선택권을 지닌 팀이 블루 진영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젠지는 2주 차 모든 경기에서 레드 진영을 선택해 전승 기록을 이어가며, 이러한 데이터를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3승 1패로 2위를 기록 중인 담원 기아는 파격적인 선수 기용으로 큰 재미를 봤다. 바로 롤드컵 우승 멤버인 원거리딜러 '고스트'(장용준 선수) 대신 정글러 '말랑'(김근성 선수)을 투입한 것. 지난 17일 아프리카와의 경기에서 담원 기아는 '말랑'을 로스터에 등록한 대로 정글러로 기용함과 동시에 주전 정글러 '캐니언'(김건부 선수)을 미드 라이너로, 기존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허수 선수)를 원거리 딜러로 이동하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사실상 탑, 미드, 서폿과 정글러 2명으로 팀이 구성된 상황. 담원 기아는 '말랑'의 기막힌 플레이와 "롤은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는 이른바 '롤잘잘'을 입증한 허수가 보여준 의외의 원거리 딜러 활약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를 2:0으로 격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날 선보인 변칙 운영으로 19일 DRX와의 경기도 승리하며, 담원 기아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모습이다.
나머지 팀의 순위표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농심 레드포스, 아프리카 프릭스가 이변을 일으키며, 3승 1패로 나란히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담원, 젠지와 함께 우승 전력으로 구분되던 T1이 리브 샌드박스에게 일격을 맞으며, 2:0 완패를 당하는 등 기존 분석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치열한 순위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반등이 필요한 팀은 바로 DRX다. 사실 이번 서머 스플릿이 시작하기 전 DRX는 김대호 감독이 다시 감독직에 복귀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DRX의 현재 기록은 4전 전패. 특히, 한번 킬을 달성할 때마다 두 번 사망할 정도로 KDA 수치가 1.81에 불과해 심각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3주차 경기 역시 KT 롤스터와 T1 등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는 팀을 만나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는 상황. 과연 창단 이후 가장 큰 부진에 빠진 DRX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